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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령 May 06. 2022

공황이 다녀간 후

계절타는 진이령_春



공황이 다녀가면 삶이 간절해진다  

   

한 줄이라도 더 남기고 가야지

한 마디라도 더 말하고 가야지

한 순간이라도 더 사랑하고 가야지   

  

공황은 괴롭지만 나를 부활시킨다

알에서 깨어나게하고

삶을 사랑하게 한다     


나는 글을 쓴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한다고

이 모든 것은 너의 업이자 과보라고 

    

그 말을 들으며 울었다     


숨이 붙어있는 한 사유해야지

사유하는 한 글을 써야지

글을 쓰는 한 살아야지   

  

오늘도 간절하게 삶을 쓴다    

 


저는 공황장애와 조울병을 앓고있습니다.

특히 봄이 되면 그간 잠잠했다 싶어진 공황이 불쑥 불쑥 올라오죠. 꽃이 피듯 병도 피어나는 것 같습니다.  

    

공황발작이 오면 차라리 죽는게 낫다 싶어집니다. 그러다 안정이 되면 꼭 죽었다 살아난 기분이 들더라고요. 가쁘게 뛰던 심장이 가라앉아 평소 심박수로 돌아오면 그제서야 삶의 평화와 일상적인 단조로움에 감사하게 됩니다.     


저는 공황발작을 겪고 나면 신기하게도 깨끗하게 정화된 느낌을 받습니다.

내 안의 우울과 불안과 고통을 씻어내는 느낌이랄까요.   

  

글을 쓰는 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글을 쓰기 위해 정결한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고, 글을 쓰며 나를 비워내고 승화시킵니다.


살기위해 글을 택했고 살고싶어 글을 씁니다. 

어쩌면 저는 삶을 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 진이령이었습니다.     



https://www.porlery.com/cast/4426에서 오디오로 만나보실 수 있어요!


계절타는 진이령 春은 이번화를 마지막으로 내년 봄을 기다리려합니다.


계절타는 진이령 夏도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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