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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드매니저Y Mar 11. 2022

오늘 당신은 안녕한가요?

# 나의 삶을 반올림한다_1. 나는 누구인가

관심은 질문에서 시작한다.

관심에서 사랑으로 바뀌면서 궁금한 것도 많아진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그 사람의 기분이 어떤지, 하루를 어떻게 지냈는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아픈 기억은 없는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상사의 기분을 살핀다던지, 가정에서 아이들의 사소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편안한 모임에서 조차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과 행동에 신경 쓰며 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나에게는 어떤가?

관심을 가지고 나 스스로에게 안부를 묻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나? 

나 자신에게 가장 무뚝뚝한 존재였다. 타인의 안부와 기분을 물으면서도 거울 앞에 마주하는 나 자신의 안부에는 항상 소홀했다. 



나 자신에게 궁금한 사소한 것들을 물어본다. 


#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 아픈 데는 없어?

# 요즘도 많이 바빠?

# 하는 일은 잘 돼가?

# 남편과는 잘 지내?

# 널 불편하게 한다던 그 '이 라또'는 여전해?

# 정일품, 정이품, 정삼품_ 삼 형제는 잘 크고 있지?

# 보고 싶은 사람은 없어?

# 코로나 끝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게 뭐야?

나에게 묻는 안부의 질문은 주기적으로 물어야 할 것 같다. 시기와 상황에 따라 질문이 달라질 테니까...



 

# 남편과는 잘 지내?


잘 지낸다는 것이 뭘까?

남편은 독수리 5형제의 리더로서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가끔은 안쓰러울 만큼 열심히 산다. 자기의 모든 에너지를 가족을 위해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매우 잘 유지하며 누가 봐도 참 괜찮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런 남편이 참 불편하다.


적지 않지만 충분하지도 않은 월급을 받으며 투명한 세금을 내고 있는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남편에게 무슨 기대가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느껴지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일 거라는 추측을 해본다. 가족을 위해 애쓰는 당신이 참 고맙다는 마음은 가득이지만, 현실에 비추어 마주할 때면 답답함에 말문이 막힌다. 

진취적이고, 열정과 야망이 가득한 사업가 남편을 꿈꿨는지도 모른다. 돌아가신 친정아빠를 가슴에 품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서로의 다름이 극에 달할 수 있는, 하지만 균형을 이루거나 합의를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선택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늘 겉도는 말과, 생활중심적인 남편과의 대화가 너무 불편하다. 한마디로 참 재미가 없다. 


남편을 향한 내 말은 속마음과 달리 참 뾰족하고, 거칠고 유독 남편에게 무뚝뚝하다. 

갱년기인 남편은 여성스러워지고, 아들만 셋을 키우고 있는 나는 점점 감정이 메말라 가고 있는 것일까? 


그래도 아침이면 건강에 좋은 각종 재료를 넣어 주스를 만들어 영양제와 함께 챙긴다. 그것으로 내 마음속 남편을 향한 고마움과 애씀을 표현 중이다. 하지만 말은 여전히 무뚝뚝하다. 


결혼 18년 차 부부의 일상이 머 특별하겠어.

그럭저럭 남편과는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다만 뾰족한 말을 좀 둥글둥글하게 다듬어는 봐야겠다. 



 

# 요즘도 많이 바빠?


요. 즘. 도

타인의 눈에 나는 늘 바쁜 사람이다. 

정확히 말하면 바빠 보이려고 애쓰는 건 아닐까? 


어린 시절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에 푹 빠져 몰입해본 적이 없다.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에 집착하는 10대 시절의 모습이 이제야 보인다. 30년 전의 나도 늘 바빴고, 20대에도 늘 그랬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며 40대가 된 지금도 뭔가에 쫓기듯 사는 모습이라니...


하지만 그 바쁨의 과정이 즐거웠다거나, 그 결과가 꽤나 만족스럽다 느껴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이 질문이 참 아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시간이 못 견디게 힘들다. 그래서 난 또 움직인다. 그런데 그 바쁨을 어느새 가족들에게 강요하는 나를 발견한다. 뫼비우스 띠 같은 이 상황이 난 너무 싫다.


벗어던지고 싶은 바쁨 유전자 참 싫다.

즐겁고 보람 있는 바쁨으로의 전환을 진행 중이라 하자. 


바쁘지 않아... 나랑 놀아줄 사람....????



나에 대한 알아차림의 시간.

아차 하면 잊어버리고 마는 , 아차 하면 놓아버리게 되는

나를 위한 시간을 마련하고, 나를 위한 무언가를 소비하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나를 속이지 않고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질문

누군가의 눈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라 할지라도

내가 원하고 내가 바라는 일이기에 당당할 수 있는 

나답게 사는 게 가장 나다울 수 있는 것들로 하루하루를 꽉 채우고 싶다. 



오늘도 나다운 하루를 보냈나?

 

여러분도 여러분 다운 하루를 잘 보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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