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친구 하기
섭섭한 마음이 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나는 감정을 마주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마치 어린아이가 처음 친구를 사귈 때처럼,
어색하고 모르는 것이 가득한 채로 말이다.
돌아보면, 그동안 나는
내 주위로 풍선 같은 방어막을 둘러
들어오는 말을 조용히 튕겨내곤 했다.
한쪽 귀로 듣고, 다른 쪽으로는 흘려보내는 식이었다.
그러다 나중에야
그 말이 맞는 말이었구나,
생각한 적도 많았다.
때로는
'이 사람은 나를 온전히 알 수 없어'
하고 스스로를 보호하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감정도 잘 느끼지 않고,
감정적 대립도 피할 수 있었지만,
언젠가
비겁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이제는 감정을 피하지 말고,
아이처럼 솔직하게 마주 보기로 했다.
최근 두 번의 섭섭한 일이 있었다.
첫 번째는
내가 바쁘게 일하고 있을 때
약속에 늦은 사람에 대한 일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마음 한켠에서 서서히 섭섭함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아... 이게 섭섭함이구나.'
이번엔 다행히 그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었고,
상대가 도착했을 때
어색하지만 솔직하게,
왜 섭섭했는지를 말할 수 있었다.
그러자
그 감정이 자연스레 사라지는 게 느껴졌다.
'아, 이렇게 하는 거구나.'
두 번째는
대화를 나누던 중,
상대의 말속에서
작은 상처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던 날이다.
나는 나도 모르게
예전처럼 보호막 안에서
그 말이 나를 건드리지 못하도록 지켜보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 조용히 앉아 곱씹어보니,
섭섭함이 천천히 올라왔다.
지난번 두려움을 바라보았던 것처럼
그저 바라보며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가슴과 배 사이 어딘가에서
작게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이게 혹시 상처일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통증은 사라졌다.
이제 끝난 건가 했는데,
무언가 이상하긴 했다.
'나는 상처 주는 말을 하더라도,
필요한 말을 해야 할까?'
'나는 아무래도 그 말을 못 하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고,
그날 밤 꿈을 꿨다.
꿈속에서 나는 누군가에게
"섭섭해, 섭섭해, 섭섭하다구!"
하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아... 이렇게 꿈에서 감정을 풀기도 하는구나.'
그리고 나서야
그날 들었던 말들이
감정 없이 마음속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조금 더 냉정하게,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그 말은 분명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었다.
누군가에게 미움을 감수하고서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이야기를 전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감정이라는 것을 멀리하고 살았던 것 같다.
감정을 피하는 방식이
세상의 아름다움 중 일부를
내가 스스로 가로막은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감정을 마주하는 일은
때때로 아프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그 모든 감정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참 신기하고,
신비로우며,
아름답다고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