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을 품은 우리 셋
나는 무엇을 보고 사랑인 줄 알았나?
태어나서 처음
'아, 이게 사랑이구나!' 하고 느낀 건
30대가 훌쩍 지난 어느 날이었다.
그때까지 나는 어리석게도
부모님이 나를 사랑하고 계시다는 걸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강인한 성격과
생활력을 가지신 분이었고,
그에 반해 아버지는 따뜻하지만
능력이 부족하신 분이었다.
30대 어느 날,
개인적으로 무척 힘들었던 순간에
나는 문득 알게 되었다.
어머니의 거친 말투와 화냄이
사랑이 아닌 것이 아니었다는 걸.
어머니의 삶 전체가 나를 향한 사랑이었고,
그분은 온 마음으로 나를 사랑하는 삶을 살아내고 계셨다.
'아 내가 이렇게 사랑받고 있었구나!'
'사랑은 말이 아니라,
삶의 방향성으로도 알 수 있는 거구나!'
이 앎은
그 당시의 나에게 엄청난 위안이 되었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시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에게 연락하지 않고,
기대지 않으려고 하신 것이
아버지의 사랑이었다는 것을.
그때 나는 처음으로
'죄책감 혹은 미안함도 사랑일 수 있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다.
얼마 전, 태어나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사랑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안아드렸다.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셨다.
사랑은 정의 내리기가 너무 어렵다
주체, 대상, 상황 등에 따라
그 이름도, 모양도 다 다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사랑은 평가할 수 없다.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나는 어떤 사랑을 하기로 선택할 것인가'
그 질문 앞에 서는 일인 것 같다.
언젠가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처음엔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싶었다.
지금은 조금은 알 것도, 모를 것도 같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은
나에게 있어 참 재미있고,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
그리고 이 그림은,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나의 상상이다.
나는 부모님과 4살까지 함께 살았고,
그 시절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셋이 함께 찍은 사진은 두 장,
지금 우리 셋은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다른 노을을 품어가고 있다.
그림을 상상하며 느꼈던 슬픔이
이제는 노을처럼 따뜻하게 안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