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씨앗을 품은 어둠
나의 어둠 안에는 뭐가 있을까?
20대 초쯤, 누군가 나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어둠이 있다. 그늘이 있다. 애정결핍이다."
그 말은, 내가 친구들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던 시절 들은 이야기였다.
그 감정을 억누르려 했고, 바꾸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아 늘 같은 생각 속에 갇혀 있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장점을 보려고 애쓰는 과정을 통해
그 마음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봐도,
그 시기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나
어릴 적 앓았던 병보다도 오히려 더 힘겨웠던 것 같다.
아마 그런 나의 모습이
감추려 해도 감춰지지 않았고,
그분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런 말을 해주신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다 문득,
시기하는 감정 때문에 괴로워하던 내 마음,
그리고 억지로라도 장점을 바라보려
애썼던 그 시간들이
혹시 내가 사랑하려 애쓴 과정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꿈을 꾸었다.
어디선가 익숙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
사랑은 시기하지 않으며..."
잠에서 깬 후 찾아보니,
성경에 나오는 사랑의 구절이었다.
나는 유치원 시절 잠깐 교회를 다녔을 뿐,
그 이후로는 다녀본 적이 없는데...
꿈에서 누군가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이런 거야"
사실 나는
내게 사랑의 정의와 기준이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 꿈을 꾸고 나니
'나에게도 사랑이 있었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고,
감사함이 느껴졌다.
예전에 시기심 때문에 괴로웠던 것도,
사실은 내게 새겨진 사랑의 의미와
맞지 않는 감정이었기 때문에
고통스러웠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문득 생각이 스쳐갔다.
어둠 안에는 사랑의 씨앗이 있는 건 아닐까.
아직 발아하지 않아서
나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는 마음이
어둠이 되어 있었던 건 아닐까.
그리고 그 사랑의 씨앗은
누구에게나 있고, 그 모습은 저마다 다를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조용히 다짐해 본다.
나의, 너의 그리고 우리의
사랑의 모습을 알아보는 삶을
살아가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