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월, 화 야근과 출장으로 늦게 들어오는 일정이라 운동을 하지 못했다. 수요일에도 남편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일정이라, 목요일 연차를 내고 수요일 저녁 퇴근 후 아이를 하원시켜 2시간 거리의 친정으로 향했다.
친정에 오면 엄마 아빠가 아들을 봐주셔서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 덕분에 오늘 아침에 엄마에게 아이를 부탁하고 이번 주 첫 달리기를 위해 집을 나섰다. 친정집은 시골이라 논이 펼쳐진 강둑길을 따라 뛰었는데, 경사도 없고 약간 쌀쌀한 날씨가 오히려 달리기에 딱 좋았다.
오늘은 5km를 목표로 했지만, 급하게 오느라 운동복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불편해서 평소처럼 3km 정도만 달리고 마무리했다.
집에 돌아오니 막 아침식사를 마친 엄마와 아들이 장난치며 깔깔 웃는 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운동을 마치고 온 나를 위해 각종 나물과 직접 만든 동그랑땡, 뜨끈한 닭곰탕을 차려 내어 주셨다. 그리고는 홈쇼핑에서 샀다며 이것저것 꺼내 입어보고 가져가라 하신다.
생각해 본다. 세상에 엄마가 아니라면 누가 이렇게 조건 없이 나를 위해 자신의 것을 다 내어줄 수 있을까. 그리고 나 역시, 엄마가 아닌 누군가에게 이렇게 기대고 의지할 수 있을까.
참 힘든 세상, 마음이 팍팍하고 서글플 때도 있다. 하지만 마음으로 기대어 쉴 수 있는 단 한 사람이 있다는 것, 무조건적으로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버팀목이 되는지 안다. 그런 존재가 있기에 절망 끝에서도 결국 꺾이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 같다.
달리며 다짐한다. 나도 그런 엄마가 되어야지. 그러기 위해선 내가 건강해야 한다. 내 몸과 마음이 단단해야 아들의 마음을 지켜줄 수 있는 따뜻한 그늘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오늘도, 내일도 달려야겠다. 그리고 이제는 나도 내 엄마를 위한 그늘이 되어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