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만끽하는 방법

by 진지민

몸에 열이 많아 더위를 몹시 타는 나는 어릴 적부터 가을이 오면 “이제 징그러운 여름이 끝나는구나” 하는 생각에 늘 설렜다. 그런데 30대쯤 되고 나서는 차, 회사, 집 어디서나 에어컨에 둘러싸여 지내다 보니 예전처럼 여름이 두렵거나 힘들다는 생각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래도 여전히 더위가 한풀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나에게 설레고 기분 좋은 계절이다.


요즘은 더위든 추위든 계절을 느끼기 참 어려운 세상이다. 어릴 땐 차가 없으니 걷기 싫어도 걸어야 했는데, 이제는 짧은 거리도 차로 이동하다 보니 달리기 전까지는 하루에 10분도 밖에 나가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러니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낄 틈조차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달리기는 내게 다시 계절의 변화와 시간의 흐름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 준 고마운 일이다.


이제는 덥다면 조금 덥게 땀 흘리고 시원한 샤워로 상쾌함을 느끼며, 선선한 가을을 반갑게 맞이하고 싶다. 또 겨울의 찬 바람 속에서도 뜨끈한 어묵국물 한입에 행복해하고, 따뜻한 봄을 미소로 맞으며 그렇게 매 계절을 온전히 만끽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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