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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지 Mar 24. 2023

진지한 추천 01: 느긋하면서도 아련하게, '팔칠댄스'

나만 알고 싶지 않은 뉴트로 밴드 '팔칠댄스'. 봄에는 음악. 


요즘 음악 추천이 얼마나 의미 없는 일인지 안다. 취향은 파편화 되었고 유튜브 알고리즘은 나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친절히 추천해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 알고 싶은 밴드가 아닌 함께 알고 싶은 밴드를 발견했을 때는 추천 오지랖이 발동하고 마는 게, 내가 이 일을 하고 싶은 이유이다.


팔칠댄스. 멤버 비더블루 (보컬), 박성호 (기타), 최준영 (베이스), 이정열 (드럼). @스톤쉽


각설하고, ‘팔칠댄스’다. 칠팔댄스 아니고 팔칠댄스. 어떻게 알게 되었냐면, 이 곡을 통해서다. <even if fall into a fail>.


[Official Audio] 팔칠댄스(87dance) - even if fall into a fail. 아 좋다. @Youtube


모두가 유튜브 뮤직을 쓰는 시대에 여전히 멜론에 충성하고 있는 나는 ‘최신 음악’ 탭에서 갓 발매된 음반들을 보다가 이 앨범을 발견했다. 정말 아무런 생각 없이 ‘팔칠댄스’라는 이름이 특이해서 호기심이 생기는 바람에 이 곡을 눌러 들었다. 그런데 웬 걸, ... 좋네?


팔칠댄스의 앨범 아트. 시계방향으로 'Palchilldance (2019)', 'Soldout smile (2022)', 'COLOR PAPER HOTEL (2023)' 등.

좋은 음악을 발견했을 때 나의 알고리즘은 다음과 같다. 먼저 반복 청취한다. 들을수록 좋다. 그러면 해당 가수의 다른 음악들을 검색해 전곡재생한다. 인기순으로 들어본다. 음악의 색이 느껴진다. 기대감이 증폭된다. 빨려들어간다. 대략 이런 식. 


감정에 속는 것을 경계한다. 그 말인 즉슨, 그 순간에만 좋은 음악일 수 있다는 얘기다. 시간이 지나면 생각조차 나지 않는 때도 종종 있다. 시간이 꽤 흐른 후에 생각이 날 경우 다시 들어본다. 그럼에도 좋다? 그럼 이건 추천 각이다. 널리 알려서 모든 세상 사람들이 알게 해야한다고 내적 비명을 지른다.




팔칠댄스의 음악은 이런 정도이다.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좋은 음악이 수면위로 오르는 건 취미가 디깅인 나로서는 불변의 진리였다. 조금은 몽환적이고, 감성적이고, 느낌 있으며, 적당히 힙한. 촌스럽지 않고 선굵지 않고 분위기 내기 딱 좋은. 그야말로 내적댄스를 추며 듣기 딱 좋은 노래. 에어팟 혹은 컴컴한 지하 공간에서 여럿이 잔술 한 잔 곁들이며 살랑살랑 춤추기 좋은 음악. 팔칠댄스의 음악이다.


팔칠댄스 붐은 온다 ••• 87dance PLAYLIST @Youtube. 만드신 분 취향 존경합니다. 계신 곳으로 조심스레 절을.


봄바람이 스윽 불어오니 새로운 음악이 고파졌다. 봄하면 떠오르는 노래들을 질리게 들어왔다면, 드라이브 가는 차 안에서 팔칠댄스의 음악들을 정주행해도 좋겠다. 


겨울에도 좋았지만. 봄에도 어울린다. 로파이 & 칠. 뉴트로. 힙합 베이스. '팔칠댄스' @genie
진지의 디깅노트

- 그룹명 : 팔칠댄스 (템포 87로 만든 곡에서 기인한 그룹명. 댄스그룹 아님. 87년생 아님.)
- 특징 : 매스컴 노출이 거의 없다. 누가 섭외 좀. 
- 멤버구성: 비더블루(보컬), 박성호(기타), 최준영(베이스), 이정열(드럼)
- 장르 : Lo-fi(로파이) & Chill(칠)


최근 민희진 프로듀서가 스토리에 언급했다. 역시 좋은 음악은 관심을 끌기 마련이다. 

아도이(ADOY), 새소년 등 느낌있는 밴드 음악들을 좋아한다면 꼭 들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너무 좋다. '야행성'이라는 노래도 참 좋습니다. @MelON
팔칠댄스, 팔칠댄스, 팔칠댄스. @genie

음악과 함께 행복한 봄 보내시길.


음악평론가 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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