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말
“안녕하십니까? OOO기 이지아입니다.”
20년 전 항공사에서 근무하며 회사에 출근하면 가장 많이 했던 이야기이다. 20년 전만 해도 기수 문화가 있던 시절이라 몇 기인 지가 업무 배치의 기준이 되기도 했었고 또 많은 이야기를 대신해 주기도 했었다. ‘저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사원입니다. 일이 서투니 많이 가르쳐주세요.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선배들은 아마도 이런 이야기로 알아듣지 않았다 싶다. 그러면 선배들은 환한 얼굴로 인사를 받아주곤 했다. 한 1년 정도는 비행마다 팀장님을 비롯한 시니어들에게 허리를 숙이며 이렇게 인사를 했던 기억이 있다. 사내에서의 자기소개인 셈이다. 내성적이고 나서기를 싫어하는 성격 탓에 1분도 채 되지 않는 인사 시간이 12시간 비행보다 더 싫었다. 특히 무섭기로 유명한? 팀장님과 비행이 있는 전날이면 인사를 할 생각에 잠을 설칠 정도였고 대학원 OT 때도 지도교수님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말을 걸어오지 않을까 싶어 가능한 한 돋보이지 않는 자리를 찾아다니곤 했다.
“자기소개가 제일 싫어요. 흐흐흐”
십여 년간 스피치 컨설턴트로서 그리고 면접 코칭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일 것이다. 200%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누구보다 자기소개의 경험을 호되게 겪었고 강의하는 것이 직업인 지금도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면 머리가 지끈거리니 말이다. 수백 명의 직원을 쥐락펴락하시는 대기업 임원분도 자기소개가 어려워 필자를 찾아올 정도이니 ‘나를 소개한다’라는 게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자의든 타의든 자기소개를 해야만 한다. 특히나 그것이 면접 상황이라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기소개부터 준비해야 한다. 생각해 보면 면접이란 나를 보여주는 만남이니 나를 소개하는 건 기본이라 할 수 있겠다. 필자처럼 나를 소개하는 것에 어색한 당신들을 위해 가장 쉽게 자기소개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①나의 장점, 매력, 특기, 경쟁력이라고 할만한 모든 것들을 키워드로 간단하게 적는다.
②①번에서 나열한 키워드에 맞는 자신의 경험담을 적어본다.
③경험담이 부족한 것들은 삭제하고 풍부한 경험이 뒷받침해 주는 키워드 3~5개를 추린다.
④챕터 5에서 소개한 지원한 회사의 인재상, 직무 역량과 ③을 매칭한다.
⑤매칭된 2~3가지의 키워드와 경험이 자기소개의 본론이 될 것이다.
⑥이제 본론의 흐름에 맞게 서론과 결론을 만들면 되겠다. 서론은 키워드의 내용과 어울리는 본인의 가치관, 직업관이면 좋겠고 이것이 어렵다면 ‘안녕하십니까? 지원자 OOO입니다. 저는 저의 장점을 2가지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렇게 시작해도 무방하다.
⑦마지막 결론은 짧은 각오나 다짐으로 마무리하면 무난한 자기소개 한편이 나온다.
다음은 그동안 면접코칭을 하면서 만든 교육생들의 자기소개이다. 참고해서 작성하면 좋겠다.
예시 1)
안녕하십니까, Understand를 가장 잘 해내는 인재, OOO 지원자입니다. Under와 Stand라는 두 단어처럼 고객을 존중하며 소통하겠습니다.
저의 가장 큰 강점은 주인의식입니다. 집 근처 제과점에서 주 2회 11시간씩 판매직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비록 시간제 근무였지만 주인의식을 가지고 제품의 재고를 파악하여 생산량을 조절하였고, 제과점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재고를 최소화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저는 목표지향적인 성격입니다. 학창 시절 해외 배낭여행 자금 마련을 목표로 세 달간 투잡을 했습니다. 이 경험으로 저는 목표에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국어, 한국사, 컴퓨터 활용, 토익 등 다양한 시험에서 원하는 점수를 성취해 내어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OO 은행을 Understand 할 수 있도록 성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예시 2)
안녕하십니까. 준비된 지원자 OO 번입니다.
저는 OO에 지원하기 위해 두 가지를 준비해 왔습니다.
첫째, 분석력입니다. 저는 전자공학을 전공하면서 전기이론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해답을 도출하는 여러 방법론을 배웠습니다. 또 전기적인 지식을 위해 전기기사 자격증을 취득하였습니다.
둘째는, 시설관리 직무 경험입니다. 저는 모 기관에서 제4종 폐수처리 사업장을 관리했습니다. 폐수처리장의 위험성 평가를 진행했고, 폐수처리장 이외에도 사업소 시설 전체의 기계설비 유지관리 및 성능점검표를 작성한 경험이 있습니다.
OO에서 분석력과 직무 경험을 더 갈고닦아서, 다재다능하고 신뢰 가는 인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예시 3)
안녕하십니까? 일반직에 준비된 지원자 OOO입니다. 저는 사업 운영 경험과 행정역량을 갖춘 지원자입니다.
먼저, 사업 운영 경험입니다. 대학교 사업홍보팀에서 근무하며 정부 재정지원사업의 기획-운영-결과 과정에 참여하며 고교연계 프로그램 운영, 사업비 지출 등 관련 경험을 축적한 바 있습니다. 또한, 사업계획서 신규부서 작성 업무를 맡아 잘 모르는 분야임에도 포기하지 않고 작성하여 사업 선정에 이바지한 경험이 있습니다. 실무 경험으로 문서작성 능력, 사업 운영 능력 등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포기하기보다는 도전하여 성취하는 보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의 역량을 바탕으로 대전 지역산업과 중소기업 육성에 헌신하는 인재가 되겠습니다.
면접 준비생들의 두 번째 난관! 바로 지원동기이다. 지원동기는 정확히 2가지를 묻는 질문이라 할 수 있다. ‘직무/ 직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 회사를 선택한 기준은 무엇인가?’ 필자가 만난 대다수 면접자는 두 가지 이유에 명확한 대답을 하기 힘들어했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들도 공감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면접관에게 대놓고 연봉이니, 복지니...... 이런 이야기를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러면 조금 우회해서 생각해 보자. ‘왜 이 회사를 선택했고, 왜 이 직업을 선택했다.’라고 말하기가 어렵다면 ‘나의 이러저러한 점이 직무에 매우 적합하다.’로 말이다. 그리고 회사의 현안, 이슈, 정책에 관한 짧은 의견 혹은 참여하고 싶은 회사의 사업을 언급해 주면 좋겠다. 이마저 어렵다면 인재상과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자신을 연결해 보자. 면접관 입장에서 회사에 대한 관심이나 이해도를 어필하는 것은 매우 기특한 일이니 말이다.
다음에 제시한 몇 가지 사례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예시 1)
대학 시절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을 지원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교육 분야에서 업무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OO에서 사업관리 부서의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제가 갖춘 사업 운영 경험과 행정역량을 발휘한다면 잘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 주저함이 없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후 “지역산업과 기업의 혁신성장을 이끄는 최고의 변화주도자”라는 비전 달성에 헌신하는 인재가 되겠습니다.
예시 2)
간호사로 일하는 동안 현장에서 많은 비행 청소년을 만나게 됩니다. 비행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청소년들이 살아온 환경을 알게 된다면 그 행동을 마냥 비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자 했던 저의 간호사 신념을 비행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 발달과 재 비행 방지를 예방하고 노력하는 이곳에서 실현하고 싶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예시 3)
저는 이 일에 적임자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학교 교직원은 다른 구성원들을 보조 도와주는 업무. 무언가를 도드라지게 잘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묵묵히 그들의 곁에서 그들이 빛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관찰력과 소통, 공감을 중요시하는 저는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누구나 보편적인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경쟁력을 개발하여 청년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견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OOO의 일원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청년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발견하고 개발하여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데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이상으로 면접의 기본인 자기소개와 지원동기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래도 어렵다면 너무 좌절하지는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지원동기나 자기소개를 아주 멋지게 잘했다고 혹은 조금 망쳤다고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잘했건 잘못했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면접을 잘 마무리하는 일이다. 그러니 자기소개나 지원동기가 조금 부족하다고 중간에 면접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