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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Aug 01. 2023

두괄식 말하기

: 결론 먼저!

1.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결론부터!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결론을 먼저 말하라는 뜻이다. 그리고 결론을 뒷받침할 근거나 예시를 제시한다. 면접은 짧은 시간 안에 기업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평가하는 자리이므로 장황한 설명보다는 키워드를 담은 단문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음 예시를 살펴보자.      


예시 1)

질문: 스트레스 해소는 어떻게 하나요?

좋지 않은 답변: 아 저는 워낙 긍정적이어서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데, 그리고 아무리 슬픈 일이 있어도 금방 잊어버리는 성격이라서...... 만약 스트레스가 있다면 잠을 자기도 하고......

좋은 답변: 네, 집 앞 공원을 산책하곤 합니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강아지와 함께 한두 시간 걷고 나면 기분도 상쾌해지고 머리도 맑아져서 거의 매일 산책하려고 노력합니다.    

 

예시 2)

질문: 동료와의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좋지 않은 답변: 저는 만약...... 갈등이라는 게...... 제가 계약직으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 다른 부서와 함께 일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부서가 다르다 보니 만나서 이야기하기보다는 주로 전화를 이용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하루에도 대여섯 번씩은 전화 통화를 길게 했었습니다. 그런데......

좋은 답변: 저는 일단 동료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겠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상대의 입장이 되어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면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갈등은 해결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공공기관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할 당시~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어떤 답변을 듣고 싶은가? 아니 어떤 답변을 듣기가 편한가? 두괄식은 듣는 사람에 대한 배려이다. 더구나 면접관들은 서류 점검하랴, 채점하랴, 질문하랴, 면접자를 요모조모 살피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분들이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바쁘다는 말이다. 그러니 바쁜 면접관을 위한 명확한 두괄식 말하기를 훈련하자.      



2. 결론 먼저 말하기! 그다음은?


앞에서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약간의 부연 설명이 들어가면 좋겠다. 필자가 10여 년간 면접 코칭을 하며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말에 핵심이 없는 것 같아요. 횡설수설해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등이다. 보통은 말에 핵심이 없이 장황하게 늘어지는 경우와 지나치게 말을 아끼는 경우가 있다. 다음 예시를 살펴보자.  

   

예시 3)

면접관: 특기가 있나요?

응시자: 네, 피아노를 조금 칩니다. 

면접관: 요즘 본인을 가장 즐겁게 하는 일이나 사람이 있나요?

응시자: 아침 요가를 할 때 가장 즐겁습니다. 

면접관: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응시자: 제가 교통사고로 몸이 좀 아팠는데 그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면접관: 지금은 괜찮은가요?

응시자: 네.    

 

어떤가? 면접관을 배려하는 두괄식으로 답변한 응시자이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면접관의 성의 있는 질문에 응시자는 대화를 뚝뚝 끊고 있다. 한 마디로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답변이다. 그러면 이렇게 답변을 바꿔보자.  

    

예시 4)

면접관: 특기가 있나요?

응시자: 네 피아노를 조금 치는데요, 제가 다섯 살 때부터 20년간 쳤으니 가장 오래된 저의 취미이자 특기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을 가장 좋아하고 즐겨 칩니다. 지인들 결혼식의 단골 연주자이기도 하고요.

면접관: 아 그래요. 그러면 재능을 살려보시지, 그러셨어요?

응시자: 네 물론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닌데요. 제가 좋아하는 것은 그냥 좋아하는 것으로 남기고 싶어서요. 피아노는 그 자체로 제게 큰 위로와 휴식을 줍니다.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응시자: 현명하시네요. (웃음) 요즘 본인을 가장 즐겁게 하는 일이나 사람이 있나요? 피아노 말고요. 

응시자: 아침 요가를 할 때 가장 즐겁습니다. 바쁜 일상에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그 시간이 제게는 하루를 버티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관: 그러면 가장 힘들 때는 언제인가요?

응시자: 제가 3년 전에 교통사고로 다리 수술을 받게 되었는데요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수술이 잘 끝났고 1년 동안의 재활치료도 무사히 잘 받아서 이제는 걷거나 뛰는 등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다시 사고 전으로 돌아갔어요. 하지만 그 뒤로도 요가와 걷기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예시 3)과 비교하면 정말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서로에 관한 관심과 애정마저 느껴지는 대화이다. 아무리 면접에 객관적인 잣대가 있다고 해도, 면접관을 자꾸 차가운 이성으로 내몰지 말자. 면접관도 미래의 나의 동료이자, 나와 같은 시절을 겪었을 인생 선배이고, 사람이다. 그리고 면접은 사람이 사람을 뽑는 일이다. 물론 냉정한 판단, 객관적인 기준이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면접관도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를 뽑는 직장인임을 기억하자.   


   

3. 답변 구성 방법 3가지!


예시 4)처럼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고 싶긴 한데,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오는 당신을 위해 간단명료한 답변 구성법 3가지를 소개한다. 


①결론 + 이유

보통의 면접은 10분~15분 정도의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간단한 답변을 원한다. 게다가 다대다의 면접이면 한 사람당 발언 시간이 총 3분~4분을 넘지 않는다. 이런 경우 적합한 말하기이니 잘 익혀서 사용하길 바란다. 

예시) 친구들이 생각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

결론: 유쾌하고 때로는 엉뚱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 조금은 차갑고 깍쟁이 같은 저의 첫인상과는 다르게 털털하고 개구쟁이인 제 모습을 보고 친구들은 아마도 저를 엉뚱하고 유쾌한 친구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②결론 + 이유 + 사례 또는 경험

①번보다는 조금 긴 듯한 말하기이다. 주로 경험을 묻거나 직무와 관련된 상황면접 혹은 3분/ 5분 발표 등 간단한 PT 면접에도 사용할 수 있는 말하기이다. 

예시) 본인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요?

결론: 저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끈기입니다. 

이유: 어머님은 항상 제게 ‘나이가 들수록 가장 어려운 것은 꾸준함’인 그것 같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경험: 실제로 지금 예순이 넘으신 큰 이모가 한 분 계시는데요. 이모는 평생 작은 식당을 운영하셨습니다. 집이 가난해서 초등학교만 졸업하셨고 그 뒤로는 생업에 종사하시면서 40년째 식당에서 고된 일을 하셨습니다. 그런 이모께서 월요일이면 배낭을 메고 동네 도서관에 가십니다. 가실 때마다 3권씩 책을 빌려오셔서 다음 주 월요일이면 다 읽은 책을 반납하고 다시 3권을 빌리고...... 를 1년이 넘게 하고 계십니다. 이모를 보면 꾸준함의 가치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③결론 + 이유 + 경험 + 결론

마지막 방법은 면접 스피치뿐만 아니라 보고, 회의 중 발표나 짤막한 퍼블릭 스피치에서 두루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예시) 취미가 무엇인가요?

결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미술관을 둘러보는 것입니다.

이유: 그림은 제게 감동과 위로를 주곤 하는데요,

경험: 제가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전공하신 아버지와 시간이 날 때면 늘 미술관에 들르곤 했습니다. 그림 안에는 작가의 생각과 시선뿐만 아니라 그가 살았던 시대와 사람, 문화, 역사가 들어있다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어요. 그림을 보고 있으면 좋은 친구와 차 한잔 하는 기분이 듭니다.

결론: 그래서 미술관 가는 것을 즐기고, 그것이 이제는 제 취미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답변 구성법을 살펴보았다.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위 세 가지 방법은 당신이 면접을 보거나 보고를 할 때, 혹은 간단한 발표를 할 때도 매우 유용한 말하기이다. 그러니 잘 숙지해서 직접 적용하기를 당부한다. 동시에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답변의 형식이 아니라 진정성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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