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른스러운 모든 것들을 동경한다.
어른스러움에 남녀를 가르는 게 우습지만 부드럽고 강직한, 이 이질적인 개념을 함께 어우르는 것이 가능하게 만드는 여자의 어른스러움이란 특히나 더.
내 친구들은 나보다 더 어른스러운 것들을 가지고 있다. 성숙한 이미지, 배려심, 어른스러운 마음가짐, 연인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여유가 있는.
그래서 몇 안 되는 내 친구들을 나는 정말로 좋아한다.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졌기 때문에. 나는 관계에 있어 기다리거나 여유를 둘 줄 모르는 사람이다. 항상 조급하고 갈구하고 마음 속 공허를 이것저것으로 채우기에 급급했다. 누군가에게는 혼자서도 조용히 잘 지내는 사람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실상은 혼자서는 한시도 있을 수 없는 불안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 부정적인 감정을 친구에게 풀지는 않았다. 대신 모아서 차곡차곡 마음 속에 채운 다음 내 연인이 된 사람에게 모조리 퍼부었다. 어린 아이가 제멋대로 원하는 걸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듯이. 연인에게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어른스러울 필요가 없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이를 허투루 먹는 것을 어린 시절의 내가 바랐던가? 그건 아니었는데. 그래서 지금이라도 하나씩 어른스러워지는 연습을 해볼까한다. 누군가의 연락에 연연하지 않기, 혼자만의 시간을 잘 보내기,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기, 나만의 취미 만들기, 누군가에게 서운한 점이 있으면 너무 함구하지도 너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둥글고 예쁘게 말하기 등. 동경만 하지 말고 직접 되어 보는 것. 30대가 되어서야 내면의 아이같은 면모를 버릴 수 있는 시기가 온듯했다. 드디어 나에게도 성숙해질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문득 30대의 의미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