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책이 책장에 꽂혀 있었다. 물건을 버리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는 요즘에 딱 맞는 책을 읽으니 술술 읽혔다.
풀소유의 지저분한 집에서 살아왔던 저자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을 버리며 인생에 큰 변화를 맞이했다고 한다. 물건 좀 버린다고 인생이 뒤바뀌는 게 가능할까 싶었다.
우리 집의 경우, 지저분한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버리면 엄마는 무언가 들여오는 상황이 반복된다. 잘 쓰지 않는 물건이라도 줄여보고 싶어 책을 읽으며 조금씩 물건들을 비워냈다.
이 물건이 꼭 필요한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버리기를 몇 번 반복했다. 읽었으나 관심 없는 책 몇 권, 오래된 플라스틱통, 평생 써본 적 없는 그릇, 너무 짧아 더 이상 입지 않는 치마 등 조금씩 버릴 것이 눈에 들어왔다.
책에서는 말한다. 물건이 많으면 많은 만큼 신경을 써야 하고 청소도 오래 걸린다고 말이다. 많은 물건을 감당하려면 수납장을 들이게 되고, 물건이 서랍 안에 들어가 있으면 눈에 보이지 않고 깔끔해 보이기 때문에 서랍에 자꾸만 짐이 쌓인다.
게다가 청소할 때나 이사 갈 때도 무척 큰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책을 읽으며 왜 인생이 바뀌었다고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물건에 쏟을 시간을 줄여 자기 자신에게 더 집중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는 거의 삶의 일부분으로 자주 하는 행위인데 짐이 많다면 청소를 마음먹고 해야 한다. 청소 시간으로도 자신만의 시간이 너무 많이 뺏겨버릴 것이다.
기쁨에는 한계가 있어서 아무리 비싼 물건을 산다고 한들 기쁨이 가격에 비례해 커지지 않는다.
아무리 비싼 물건을 가져도 금방 익숙해진다. 구매하기 전의 설레는 마음은 잠시뿐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값비싼 명품과 신발들을 잔뜩 가지고 거대한 집에서 살아도 공허함과 외로움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 맞는 말 같다.
자신에게 꼭 필요하고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값이 얼마든 기쁨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나는 2019년도에 하루에 12시간씩 일하면서 돈을 모아 맥북을 샀다. 대학 공부를 시작하며 쓸 일이 굉장히 많았고 맥북을 쓰면서부터 글쓰기를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휴대도 간편하니 카페나 도서관, 학교에도 자주 들고 다녔다. 아직도 물티슈로 먼지를 닦아내고 소중히 다룬다.
물론 처음 살 때의 설레는 마음은 없어졌지만, 값에 상관없이 자신에게 얼마나 필요하고 자주 쓰이는지가 중요하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버림으로써 얻는 것에 더 집중하라.
얻는 것 : 시간, 공간, 수월해진 장소, 자유, 에너지
버림으로써 얻는 것이 참 많다.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살아보지 않아서 자유와 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저자는 미니멀리스트가 된 뒤로 가진 것들에 더 감사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감사하는 마음이 에너지를 불러일으킨 게 아닐까?)
물건을 버릴 때 가장 나를 망설이게 하는 것은 앞으로 쓸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버릴 때 추억이 깃든 과거의 기억과 미래를 점치는 마음을 비워내고 앞으로 얻을 것들을 생각해야 버릴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비우기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것 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확실한 쓰레기부터 버리라.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 등은 누가 봐도 쓰레기다. 집에 필요가 없는 것들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버릴 수 있다. 쓰레기가 필요할 일은 아마 공예 작품을 만들 때 빼고는 없을 듯!
2. 1년간 사용하지 않은 것은 버려라.
나중에 또 사용하겠지, 또 입을 날이 오겠지, 미래의 내가 읽겠지 하는 것들은 대체로 사용하거나 입거나 읽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그 사실을 알지만 물건이 값비싸거나 추억이 깃들었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아까워서 버리지 못한다. 1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것은 우리에게 그다지 필요한 물건이 아니다.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미니멀리스트라고 해서 생존에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면서 천천히 비워내 가진 것들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불필요한 소비보다 다양한 경험에 더 큰 가치를 두며 살다보면 인생이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