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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들이 매일 같은 옷을 입는 이유

미니멀리스트 결심기

by 김둥둥
마크 저커버그가 찍어 올린 자신의 옷장


항상 같은 옷을 입고 다니는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의 일화는 너무나 유명한데, 살면서 그들이 왜 매일 같은 옷을 입는지 그렇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며칠 전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미니멀리스트>를 읽으면서 메타(구 페이스북)의 설립자인 마크 저커버그의 영상을 찾아봤다.



영상에서 한 기자(?)가 마크 저커버그에게 질문한다.


"마크, 당신은 왜 매일 같은 티셔츠를 입나요?"


그는 대답한다.


"저는 최대한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가능한 한 다른 모든 의사결정을 최소화하고 우리(페이스북) 커뮤니티를 위한 일에만 집중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여러 심리학 학설들은 말합니다. 사소한 의사결정들, 뭘 입을지나 아침에 뭘 먹을지 등에 대한 것들이 피로를 쌓이게 하고 에너지를 소모시킨다고요.

...

저는 매일 10억 명 넘는 분들을 위한 일들에 도움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만약 제가 조금이라도 제 에너지를 철없거나 사소한 개인사에 낭비할 경우 제 본분에 전념하지 않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이런 생각으로 저는 제 모든 에너지를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우리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도우며, 세상 모든 사람들의 연결을 돕고 소중한 사람들과 연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미션 달성을 위해 바칠 수 있습니다. "



참 간단한 이유이다. 무얼 입을지 결정하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과 가치에 집중하기 위해서 매일 같은 옷을 입는다는 것. 마크 저커버그의 가치와 미니멀리즘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정확히 일치한다. 미니멀리즘은 ‘일상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내 소중하고 중요한 것들에 전념할 수 있게 돕는다.


스티브잡스도, 법정스님도 살아생전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살아내셨다.


우리 옷장에는 꽤나 많은 옷들이 있는데 정작 입으려고 보면 입을만한 옷이 별로 없고, 고르다 보면 항상 입는 옷만 입게 된다. 예쁠 것 같아서 샀던 옷도 나의 옷 스타일과 안 맞거나 유행이 지나면 두 번 다시 입지 않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언젠가 입을 일이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우리는 몇 년씩 옷을 잘 버리지 못한다.


그리고는 스마트폰으로 쇼핑 앱을 켜 주문하거나 밖에 나가 옷을 산다. 옷장에 옷이 점점 더 늘어나도 입을 옷이 없는 기이한 현상이 매해 반복 된다. 그렇게 되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장을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고, 집은 점점 좁아지며 널브러지는 옷들이 많아진다.


꼭 성공한 사람만이, 미니멀리스트만이 이런 불필요한 일들을 최소화해서 가치 있는 일과 소중한 일에 전념하는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매일 조금씩 물건 버리기를 실천하고 있다. 어제는 서랍의 잡동사니와 필요 없는 사진들을 버렸고, 오늘은 책을 중고서점에 팔고 입지 않는 잠옷을 버렸다.


우리는 스티브잡스나 마크 저커버그처럼 극단적으로 같은 옷만 입을 필요는 없다. 다른 옷들을 다 버려버릴 필요도 없다. 하지만 필요하지 않거나 오래 입지 않았던 옷은 과감하게 버릴 수는 있지 않을까?

나의 경우 옷을 비워낸 다음 후회하거나 버린 옷이 필요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필요한 옷만 남을 때까지 나는 계속해서 조금씩 조금씩 비워낼 것이다. 책이나 잡동사니들도 마찬가지다. 기부가 가능한 것들은 모아서 아름다운 가게에 가져다 주는 것도 생각중이다.


이렇게 나는 천천히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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