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좋아해야 하는 이유

보도섀퍼 부의 레버리지를 읽고

by 김둥둥

며칠 전 재테크 책을 살 요량으로 서점에 갔다. 베스트셀러 매대에 <보도섀퍼 부의 레버리지>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도서관에서 보도섀퍼의 <돈>이라는 책을 정말 흥미롭게 읽었기 때문인지 원래 사려고 했던 책에는 눈길이 안 가고 이 책에만 자꾸 눈길이 갔다.


책을 들고 사람이 별로 없는 구석에서 목차를 모두 읽고 서문과 본문을 조금 읽었다. 술술 읽히는 책이라고 생각돼서 바로 구매를 해버렸다.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하면 10% 정도 저렴해서 그냥 주문을 할까 싶기도 했지만 빨리 사서 읽고 싶었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공감 가는 구절이 있어서 가져왔다.


그들은 "돈이 있다고 행복한 건 아니야."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악착같이 일해 돈을 더 많이 벌려고 안간힘을 쓴다. 심지어 자신이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마지못해 하는 경우도 많다. 그뿐만 아니라 상당수의 사람이 매일 발 디딜 틈 없는 대중교통으로 출근한다. 퇴근할 때에도 차량으로 가득 찬 교통지옥에 시달린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매일 8~10시간씩 죽어라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 구절을 읽고 내가 이십 대 초반에 가졌던 생각과 똑같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돈이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살면서 큰돈은 필요 없으며 돈이 너무 많아도 행복할 것 같지 않다고 말하고 다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가난하게 자란 내 과거를 부끄러워했고, 항상 공과금 낼 돈이 부족하다며 용돈을 잘 주지 않고 교육도 제대로 시켜주지 않는 아빠를 원망했다. 아빠와 한바탕 싸우고 '이렇게 경제적으로 힘들게 키울 거면 나를 왜 낳았대? 차라리 태어나지 말 걸.'이라는 생각까지도 한 적이 있다. 세계여행을 하면서도 부모님이 보내주는 용돈으로 여행을 하는 동생이 부러웠고, 대학생활을 하다 휴학을 하고 여행을 온 언니 오빠들이 부러웠다.


그렇다. 나는 돈이 많이 필요 없다고 말하면서 돈이 없는 상황에 대해 늘 불만을 품고 있었다. '나는 돈이 많이 필요 없는 사람'인 척하고 있었다. 그들이 부럽고 셈나니까..!


지금은 이런저런 재테크 책이나 돈의 원리에 관한 다큐멘터리, 유튜브 영상을 접하면서 '돈'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돈이 있다고 꼭 행복한 건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과연 얼마나 행복한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돈이 없으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불행스러운 일이 더 많다. 게다가 끊임없이 올라오는 사람들의 sns 피드를 보면 상대적 빈곤에 시달린다. 이건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 돈이 없으면 의식주 해결이 어렵다. 의식주만 어느정도 해결될 정도의 돈이 있으면 원하는 교육이나 원하는 경험은 포기해야 한다. 돈은 안락한 삶과 시간, 관계, 자유를 우리에게 부여한다. 그래서 우리 삶에 있어 적당한 돈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북유럽처럼 노후를 든든하게 챙겨주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신청해야만 하는 '신청주의' 복지를 실천하고 있고, 솔직히 말하면 생계가 어려운 사람을 위한 기초생활보장제도도 그 역할이 최소한의 의식주 해결 정도만 가능한 정도라고 생각한다. 절대적 빈곤만을 면할 수 있는 수준이랄까..한편으로는 이런 안전장치라도 있어서 정말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국가에게 바라기만 해서는 답이 없다.


슬프게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이 1위이다. 여기서 태어나 사는 이상, 국가가 내 미래를 책임져주고, 기업이 안정적인 직장을 제공해 준다는 굳은 믿음은 내려놓아야 나와 내 가족들을 지킬 수 있고 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이제 나는 돈이 충분히 있어야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일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돈을 받지 않고 자원봉사를 매일 8시간씩 하라면 나는 못 했을 거다. 누구도 그렇게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만약 돈이 인생의 큰 부분이라고 인지하고 있는데도 수중에 돈이 없고 모이지가 않는다면 소비 패턴이 소득에 비해 높을 확률이 높다.


보도섀퍼의 말의 본질은 부자가 되기 위해 가족과 친구들처럼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져버린다거나,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고 아무런 생각없이 전업투자자가 되거나 사업을 하는 바보같은 선택을 하라는 것은 아니다. 돈과 부자가 싫다고 말하면서 돈을 쫒고 부자를 선망하지 말라는 말이다.


나 자신을 속이지 말고 솔직해지자.


보도섀퍼의 책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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