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페티 Oct 13. 2021

부캐로 사는 것, 장점도 있어요

엄마로 사는 삶의 기쁨




아이고 추워라~

가을이 아니라 갑자기 겨울이 된 듯 한 오늘 날씨

이전 글에 연결 지어 부캐인 엄마가 되고 나서 좋은 점도 적어보려 한다. 그동안 너무 힘든 부분들에 대해서만 서술하다 보니 아이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들고, 곧 아이가 첫 생일을 맞이하기 때문에 해보는 일 년 정산 같은 마음으로ㅎㅎ 물론 아주 힘들었고 그 모든 힘듬을 부정하는 마음으로 쓰는 글은 아니다. 육아에 관한 글 중에 아이를 낳으면 매~우 힘들고 매~우 행복하다는데 딱 그거다. ㅎㅎ



아침 형 인간이 되었다!

나는 늘 회사 생활을 할 때에도 늘 새벽 1-2시에 잠들어 버스 타러 가기 30분 전에 일어나서 헐레벌떡 출근하는 아주아주 아침잠이 많은, 올빼미족이었는데 지금은 밤 10시가 되기 전에도 잠드는 날이 많아졌다.


피곤함에 일찍 잠드는 것도 어느 부분 맞지만, 아이와 패턴이 맞추어지면서 자동으로 알람 없이도 일찍 눈이 떠진다. 내가 부지런해졌기보다는 칼같이 맘마를 찾는 우리 인간 알람 아기 공이 가장 크긴 하다^^

(새벽 수유 이앓이 때마다 왜 돌아오는 거야ㅠㅠ)





우와~! 산책길 바람개비가 너무 신기해요!



예전에는 상상도 못 했을 아침의 시간이 생기니 하루가 여유롭고 더 길어진 느낌이 든다. 이제 걸음마를 때고, 실컷 걸어 다니고 싶어 하는 딸을 위해 아침 식사 후 늘 같이 아침 산책을 하니 한적한 공원을 누리고 사람 없는 공원에서 아침 공기를 마신 뒤 좋아하는 모닝커피를 마시고… 한 열두 시 됐으려나? …하고  시계를 보니 “오잉? 이제 아홉 시네!”


이러한 생활패턴은 복직을 하고 나니 더 다행이었다. 6시 30분에 아이와 함께 기상해서 아이랑 대화 나누고, 출근 준비를 하고, 가벼운 아침까지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한 시간 걸리는 출근길 버스 안에서도 졸지 않고 여러 가지 생각과 음악 감상 등.. 깨어있는 정신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서 참 좋다.


물론 마음이 아주 힘들던 아이 100-200일 무렵엔

오후 12시가 되어도 깨어있기 벅찬 순간들도 있었다. 그래서 온전한 정신으로 아침을 맞이하는 지금에 감사한 마음이 더 드는 것 같다.






나이드니 자연이 좋다, 어느 동화같은 아침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늘 부정적인 편이었고,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미래에 대한 생각들도 비관적인 아주 부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나에게 행복이란 단어는 어쩐지 낯간지럽고 브끄러운 단어인지라 분명 오늘 기분이 아주 좋아도 ‘행복해’라고 말하는 게 어려웠다. 조금 더 커다랗고 특별한 순간이 있어야만 할 것 같았다.


 

신랑과 결혼과 동시에 아이 엄마로 살아가는 게 분명 벅차고 어려운 일임은 맞지만, 이전에 비해 사소한 하루에 대한 행복감이 넘치듯 몰려오는 순간이 있다. 쑥스럽지만 최근에 아 행복해 라고 느꼈던 순간들을 적어보자면..


1. 맥모닝을 포장해서 좋아하는 커피와 추로스를 먹으면서 아이와 신랑과 드라이브할 때


2. 세종호수공원에서 전동자전거를 빌려 타고 바람을 느끼며 달리는데, 품 안에 곤히 잠든 아이 얼굴을 볼 때


3. 술래잡기를 하며 킥킥 웃으며 뒤뚱뒤뚱 도망가는 뒷모습을 바라볼 때


4. 처음으로 두 눈을 질끔! 감으며 윙크를 해줄 때


5. 퇴근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팔을 흔들며 반기는 모습을 볼 때


6. 그냥 문득 아이를 바라만 봐도..



물론 그 모든 순간에 함께하는 남편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도 늘 함께한다. 남편이 없었으면 몰랐을 행복이니까. 둘보다 셋이라는 말, 진부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둘로 연애하던 우리가 느끼던 행복감과 결이 달라진 셋의 행복한 지금이 너무나도 좋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신랑을 만나면서도 느낀 감정이지만 아이가 생기니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늘어난다. 그게 인성 부분이든, 직업이든, 외적으로든 나의 모습이 조금 더 좋은 사람이고 싶다.


그래서 이 글도 작성하기 시작했다. 글로써 내가 엄청난 성공을 얻지는 못하겠지만, 한번 해볼까? 생각만 하던 다짐 중에 하나인 브런치에 글쓰기를 미루지 않고 자주는 아니어도 틈틈이 해내고 잇는 계기도 결국 아이와 연결되는 것 같다.



돈도 많이 벌고 싶다. 욕심이 더 많아졌지만 그 모든 일에 대한 이유가 생기니 추진력이 전보다 더 생기는 것 같다.


누군가에 화가 나도 그래 저 사람도 이렇게 키워진 아주아주 소중한 남의 집 자식이다 이해하자 하면 그나~~ 마 참을만해진다. 안될 때도 많지만 말이다ㅎ


우리딸과 내 뒷모습


여전히 육아는 어렵고, 서툰 인간이지만

늘 아이 곁에서 든든한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이런 책임감이 숨 막힐 듯이 막연하게 두려워 눈물 흘리던 날들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침의 일상이 있고,

행복하다고 자주 말할 수 있음이

더 나은 나로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에

이유가 되어준 아이에게 고맙고 또 고맙다.


늘 떠도는듯하고 막연한 미래를 겁먹고 피하고 싶어 지던 나에게 안정적인 소속감을 주는 이 가족이,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엄마라는 나의 부캐가 참 소중하다.  



또 이런 육아라는 주제로 글을 쓸 수 있어서 좋다..




아가야

엄마는 여전히 서툴고 부족하고 불평하는 못난 사람이지만, 너에게 만은 참 좋은 사람이고 싶어

숨 쉬듯 당연했던 앉는 것, 기는 것,걷는 것, 먹는 것 그 무엇 하나 노력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너의 성장을 보면서 배워나가고 있고,


한없이 해맑고 순수하게 사랑을 주는 너의 마음에

외롭던 엄마의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차는 걸 느껴

늘 고맙고 사랑해!







작가의 이전글 엄마는 부캐일 뿐이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