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의 노트에는 지도가 가득했다.
아직 읽지 않은 책,
아직 닿지 못한 사상,
아직 만나지 못한 세계가
굵은 화살표와 점선으로 이어져 있었다.
우리는 그 지도를 현실로 만들려 했다.
캠퍼스의 벤치 위에서
세상을 바꾸는 계획을 밤새 논했고,
어둠 속에서도 눈은 번쩍였다.
그러나 새벽에 눈을 뜨면
손에 쥔 건 늘 구겨진 종이 한 장.
지도는 꿈꾸는 자의 심장에서 태어나
좌절하는 자의 주머니 속에서 찢어졌다.
그럼에도 나는 안다.
찢어진 조각들을 맞추려는 손길에서
우리가 진짜로 배운 것은
세상의 모양이 아니라
함께 길을 찾으려 했던 그 눈빛이었다는 것을.
그 청춘의 지도는 지금
어디쯤 흘러가고 있을까.
#眞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