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여름>

by 진경


실상사 돌담 아래

바람에 스치는 이름들.

잊힌 사람들은 풍경이 되고

풍경은 숨죽여 흐른다.


산은, 모든 것을 본 얼굴.

골짜기가 삼킨 말들,

총성과 기도 섞인 어둠 속에서

구름만이 천왕봉을 넘나 든다.


나는 그저 바라본다.

이 평화 아래

묻힌 목소리들을.


#眞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