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별의 연대기 2>

팔레스타인, 너의 이름으로

by 진경


제2부: 가자, 피로 쓴 일기


봉쇄된 새벽, 열린 하늘


2007년 하마스의 선거승리,

여름은 그러나, 밝아지지 않았다.

허락되지 않은 민주주의는 반역임을

그들은 알고도 몰랐다.


바다는 닫혔고,

하늘은 열린 감옥이 되었다.

흐르던 물줄기는 철문을 맞았고,

들어오던 빛조차 허가증을 요구받았다.


아이들은 하늘을 보며

철새 대신 무인기를 그렸다.

어머니들은 빵을 굽다가도

정전 시간을 외웠다.


봉쇄는 정치가 아니라 형벌이었다.

죄는 단 하나, ‘거기에 존재한다’는 것,

살아 있는 것이 죄가 된 도시 —

그 이름은 가자였다.


백린탄의 섬광이 태양을 지우다


2008년 겨울,

하늘은 불을 품고 입을 닫았다.

‘캐스트 리드 작전’—납 연대,

가자는 금속성 구름 아래 불탔다.


백린탄의 하얀빛이

폭설처럼 쏟아졌다.

그 눈은 살갗을 녹이고

어깨 위의 가방을 태웠다.


병원은 무너졌고,

학교는 무덤이 되었으며,

UN 깃발은 바람에만 펄럭였다.


하루가 지나면, 마을 하나가 지워졌고

한 달이 지나자, 1,400개 무덤이 생겼다.

그중 절반은 이름조차 말 못 한 아이들.


그것은 전쟁이 아니라 학살이었다.

기억은 포탄보다 오래 살아남았고,

폐허 위에서 울음은 언어가 되었다


2014년, 피로 그린 여름


점령자가 이름 붙인 ‘보호 가장자리 작전‘.

그러나, 가자에서 보호받은 것은

오직 전차와 무인기의 궤도뿐.

도시는 파괴되고, 인간은 조준되었다.


잿더미는 고요했고,

아이들의 시체는 나무보다 많았다.

물은 닿지 못한 불 위에서

날마다 울음을 끓였다.


지붕이었던 것들이 벽이 되고,

벽이었던 것들이 구덩이가 되었다.

유모차는 폐허 위에 엎어졌고,

신발 한 짝은 기억보다 오래 남았다.


전차는 물러났지만,

자국은 남았다.

그리고 그 자국에서

사람이 아닌 분노가 자랐다.


라파, 검은 금요일의 노래


2014년 8월 1일,

이름 하나가 사라지자

도시 전체가 대가를 치렀다.


‘한니발 지침’—

이스라엘 군인이 잡히면 도시를 태운다는 명령.


한 이스라엘 병사의 실종이

수십 개의 팔레스타인 가족을 실종시켰다.

무차별 포격 속 아이들은

숨도 쉬지 못한 채 매몰되었다.


그날, 지상의 논리는

상실을 가늠하지 않았다.


작전이 아닌 복수

시간은 ‘그전’과 ‘그 후’로 나뉘고

기억은

종교보다 오래 남았다.


감시의 천장아래 팔리는 고통


드론은 철새보다 먼저 날고

감시는 비를 닮아 매일 내렸다.


점령자의 과학은

팔레스타인의 폐허에서 시험되었고

세계는 그것을 ‘혁신’이라 불렀다.


얼굴 인식, 감정 추적,

무인기 통제—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기술의 얼굴로 진화했다.


삶을 지키려는 모든 움직임은

해킹과 추적의 데이터였다.

우리의 고통은 그들의 상품이 되어

무감각이라는 이름으로 수출되었다.


그리고 그럼에도, 우리는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빵을 굽고,

시장을 열고,

무너진 벽에 시를 쓰고,

장벽 위에 연을 날린다.


아이는 여전히 자라고,

어머니는 여전히 기도하며

소년은 여전히

돌 하나를 들어 올린다.


그 돌은 복수가 아니라

존재의 선언이다.

그리고 그 선언은

지워지지 않는 문장이다.


“우리는, 숫자가 아니다 “

”우리는, 죽지 않는 이름이다 “


서사는

끝나지 않는다.

비명은 기록으로,

피는 시로 남는다.


#眞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