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위도(緯度)>

by 진경


보이지 않는 길이 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람은 아무 말 없이 지나간다.


도시는 차갑게 빛나고

눈동자는 먼 곳을 응시한다.


길은 막막하고 흐릿하다.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도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걸음은 멈출 수 없다.


깊은 침묵이 흐른다.

내 안에, 소리 없이 부서지는 무언가가 있다.

고요하지만 결코 평화롭지 않은

그곳에, 무거운 생각들이 쌓인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길은 이미

눈빛에 새겨져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몸짓처럼

남겨진 흔적들은 사라지지 않고

가벼운 그리움이 비말처럼 쌓여간다.


무수한 결핍이 쌓이고

그 밑바닥에서 움트는 침묵은

결국 누구에게나 스며든

보이지 않는 흔적이다.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저 걷는다.

멈추지 않고, 다다르지도 않은 채.


#眞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