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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잘 사는 진리 May 16. 2022

상대방보다 딱 한 단계만 더 친절하게

내가 부장님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이유

상대가 나에게 친절하면 나는 상대에게 먼저 연락을 하고, 상대가 나에게 무뚝뚝하면 나는 상대를 친절하게 대한다. 상대가 나에게 화를 내거나 나를 무시하면 나는 상대에게 무뚝뚝하게 대한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나 처세에 대해 습득하는  많아진다. 우리 회사는 역피라미드 구조인데, 한때 내가  담았던 팀은 팀장님 아래 부장님이 다섯 , 그리고 나로 구성되어 있었을 정도다. 바로 위의 부장님은 나보다 열다섯 살이 많으셨다. 한때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부장님들을 보고 지레 걱정을  적이 있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나는 부장님들과 사이좋게  지낸다. 부장님들은 그냥 아빠 같은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대부분 무뚝뚝하시다. 부장님들께 업무차 전화를 드리면 귀찮아하시는 분도 계시고, 잔소리를 하는 분들도 계신데, 나는  부장님들과 업무를 하면서 상대방이 나를 대하는 감도보다   단계만  친절하게 행동하는  가장 좋은 전략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뭣도 모르고 공손하게 행동했다. 그런데 신입 때를 조금 지나 프로젝트를  가지 맡아하면서 나의 친절함이 내가 하는 일을  설득하고 안착하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일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협조해주십사 친절하게 행동한 것도 있지만, 나는 굳이  말에 반응해주지 않으셔도 되는 부장님께서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무척이나 감사했다. 그래서  마음을  표현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시는 일은 적극적으로 도왔다. 칭찬을 듣기도 했다. '아니, 우리 회사에 이렇게 친절하고  잘하는 젊은이가 있다니? 감동입니다', 'OO, 지난번에 도와줘서  해결했어, 고마워!'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이렇게 이야기해주시는 부장님들이 인품이 좋으신 거지만, 무섭기로 소문난 부장님들도 가끔씩 그렇게 이야기해주시면 내심 뿌듯하다. 그리고 부장님들과 친밀도를 높여두면, 다음 일을  때에도 도움이 되었다. 업무를 기획할 때에 부장님들이 하시는 일을 사전에 파악해야 하는 경우,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신 부장님께 먼저 전화를 드린다. '제가 이런 거를 알아보려고 하는데, 부장님 생각이  나더라고요~' 하고 말씀드리면 부장님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신다.


무뚝뚝한 분들이 90%이고, 친절하신 분들이 5%, 나머지 5% 분들이 다소 불친절하신데, 그런 분들께는 무뚝뚝하게 대한다. 어른이신데 내가 맞불을 놓을 수는 없기도 하고, 어른이 아니라고 한들, 화를 내는 사람 앞에서 똑같이 화를 내는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분 좋게 출근했던 어느  아침, 어떤 부장님께서 전화를 주셔서 업무용 앱을 이렇게 만들면 어쩌냐며 다짜고짜 화를 내셨다. 다른 부장님들은 업무가 많이 편해졌다, 고맙다 이야기하셨던 일이기에 어리둥절했고, 화를 내시는 이유를 납득하기도 어려웠지만, '그럼 부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대로 해보세요. 유관부서에 연락해둘게요'라고 했다. 화를 내시는  억울해서 눈물이 또르르 흐를 뻔했지만  참고, 그냥 원하는 대로 해보시라고 했다. 그러니 화를 우다다다 쏟아내던 부장님이 화를 멈추고 통화를 마무리하셨다. 마음을 가다듬으며 찬찬히 생각해보니,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왈칵 화를 냈다면, 짐작컨대 문제가 갈무리되지 않고 인성 문제만 불거졌을 거다.


물론, 상대가 나를 대하는 만큼만 상대를 대하는 방법도 있다. 아니면 반대로   빼는 방법도 있다. 상처받기 싫고, 감정 소모를 하기 싫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무슨 일을 하든 내가 어디에 있든,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있는 방법이 있다면 시도해보는  좋다고 생각한다. 일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회사에서 긍정적인 감정을 갖는다는  결국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일상이 긍정적으로 흘러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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