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써먹는 방법
글을 쓰다 보면 글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네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이전까지의 글을 요약하면서 끝낸다.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정보를 전달하는 글이나 주장을 펼치는 글을 마무리할 때, '요약하자면', '정리하자면' 등의 말로 운을 띄우고 글을 요약하는 것이다. 지금 이 글 역시 요약하면서 끝내기에 나쁘지 않은 구성이다. 마지막 문단을,
요약하자면 첫째, 이전까지의 글을 요약하면서 끝낸다. 둘째, 어떻게든 내가 느낀 소회를 적거나 일반화하여 마무리한다. 셋째, 그냥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쓴다. 끝!
라고 마무리하면 된다(글 내용 다 스포해버렸네~)
그러나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든다면 아래의 방법으로 한 문장 정도는 더 써도 좋다.
둘째, 어떻게든 내가 느낀 소회를 적거나 일반화하여 마무리한다. 나는 에피소드 형식의 글을 쓰면서도 내 생각을 꼭 적는 편이다. 그래야 내 글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아래에 첨부한 <주관을 가지겠다고 다짐한 충격적인 사건 세 가지>에 그 이유가 나옴). '~해서 좋았다', '~라는 교훈을 얻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한다' 등으로 축약될 법한 이야기를 쓰면 된다. 요약된 문장이 되어도 되고, 조금 더 풀어쓴 문단이 되어도 된다. 예를 들면 미라클 모닝을 해봤더니 건강한 일상을 보내게 되었다는 글을 쭉 쓴 다음, '새로 태어난 기분이 들었고, 앞으로도 계속할 작정이다'라거나, '내 시간을 찾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는 문장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셋째, 그냥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쓴다. 이런 경우가 왜 발생하는지를 생각해보면, 보통은 내 이야기가 다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줄지도 모르겠고,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건지 답답하거나 해묵은 감정을 풀어내는 게 글의 주된 목적인 경우이다. 그런 경우에는 그냥 솔직하게 말한다.
글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건지 잘 모르겠다. 그냥 내 마음을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라고 하며 마무리한다.
글을 잘 못 쓰겠다고 말하는 사람은 본인의 마음을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거나, 잘 구성된 글의 형식에 익숙해져서 그렇지 않은 나의 글을 내놓기 부끄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미숙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숙련도의 차이일 뿐, 글은 원래가 시작하기 어렵고 마무리 짓기 어려운 것이다. 내 생각이 이어지고 삶이 이어지듯, 글 역시 이어지는 것이므로 굳이 마무리 짓지 않아도 된다. 마무리 짓지 않은 글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가 때가 오면 그때 진짜 마침표를 찍어도 되고, 그냥 잊어도 된다. 땋은 마음보다 미처 땋지 못한 마음이 더 많은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글은 어떻게 마무리하면 좋을까, 그 생각이 나를 짓누르지 않도록, 기분 좋은 성취와 설렘을 주도록, 일단 쓰고 대충 골라잡아 마무리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