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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습관 고치려면 맑은 눈의 광인이 되어야 함

눈을 번뜩! 떠야 함

by 잘 사는 진리

미루는 게 습관이라면 우선 미루는 것과 습관 둘 사이의 관계를 끊어야 합니다. 끊으려면? 간단해요. 지금 하면 됩니다. 미루는 걸 습관이 아닌 것으로 만든 다음에는 안 미루는 걸 습관으로 만듭니다. 할 일을 제대로 할 수밖에 없게 만들면 되죠. 쉽지 않지만 어렵지도 않습니다. 오늘은 제가 효과를 본 방법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아침에 하기

미루는 습관을 버리려면 아침 시간을 쓰는 게 좋습니다. 나의 머리와 몸, 그 모든 것이 자고 있다가 깼을 때 눈을 번뜩! 맑은 눈의 광인처럼 뜹니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정신없이 할 일을 해야 합니다. 생각이 개입되면 하기 싫어지기만 합니다. 저는 그래서 운동도 웬만하면 아침에 합니다. 저녁에는 약속이 생길 수도 있고 야근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변수가 없는 아침에 무언가를 해버리는 게 좋습니다. 아침에 알람이 울리면 눈을 부릅뜨고 생각 따위는 하지 않고 일어나 버려야 합니다.


2년 전쯤, 동기부여, 자기 계발에 대한 영상을 주야장천 볼 때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머릿속에 진하게 남는 건 몇 없어요. 근데 단연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 하나를 꼽자면 아래의 멜 로빈스 영상입니다. 바쁘시면 6:30 지점부터 보세요!


멜 로빈스 동기부여 영상 (출처: 유튜브 채널 잭스파이어)


눈을 뜨자마자 5초를 세라는 것입니다. 거꾸로 셉니다. 마치 로켓이 발사되는 것처럼, ‘5, 4, 3, 2, 1, 발사!’ 하고 일어나는 거예요. 코웃음 칠 만한 이 방법으로 멜 로빈스는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해냈다고 말합니다. 가족과 행복하기, 술 끊기 같은 것이죠.


멜 로빈스가 말한 방법대로 해보니 놀랍게도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그것을 하는 것 역시 눈 뜬 그 순간의 강력한 의지이긴 하지만요. 제가 이 방법을 알았다고 해서 알람을 미루는 걸 아예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 이 방법을 쓰면 된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저의 많은 아침들이 쓸모 있게 되었습니다.


알람을 잘 이용하는 것도 이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알람이 울리면 눈을 번뜩! 뜨고 기계처럼 그 일을 합니다. 그 대신 내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동안에는 다음 할 일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자꾸 확인하면서 이거 해야 하는데, 저거 해야 하는데 하다 보면 이상한 데에 시간을 다 뺏기더라고요. 그렇게 폰을 집어 들었다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켜는 건 너무 자연스럽고요. 그 대신 알람이 울리면 딱 그 일을 합니다. 영어 공부, 감사일기 쓰기, 브런치 글 쓰기 같은 할 일을 합니다.


할 일과 관련된 물건들을 펼쳐두기

아침에 할 일을 위해 해두는 것들이 몇 가지 있어요. 전날에 다음날 아침에 할 일을 준비해 두는 것입니다. 책을 올려둔다든지, 운동복을 꺼내둔다든지, 아이패드를 케이스를 열어둔 채로 세팅해 둔다든지 하는 것이죠. 운동 매트를 펼쳐두면 ‘아, 스트레칭이라도 해야지’ 하게 되고, 책을 올려두면 ‘아, 이 책 다섯 페이지라도 읽어야지’ 하게 됩니다. 깔끔한 걸 좋아하시는 엄마가 등짝 스매싱을 하시거나 치워버리실 수도 있다는 점...


내일 하면 돼 > 어쩌면 내일 못할 수도?!

저는 무언가를 하기 전에 내일은 이걸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운동을 하기 전에 갈까 말까 고민될 때가 왜 없겠어요. 그렇지만 내일 친구와의 즐거운 저녁 식사가 갑자기 생길 수도 있으니 오늘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잖아요. 내일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내일도 안 합니다. 하지만 내일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오늘 합니다. 내일도 그런 오늘이 되겠죠.


거슬리게 만들기

어딘가에 할 일을 정해둔다든지 다른 사람과 약속을 한다든지 하는 방법입니다. 나 혼자 무언가를 한다는 게 정말 쉽지가 않아요. 의지가 나약하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게 원래 인간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각화된 대상을 만들어두거나 타인과 약속을 해야 합니다. 사실 형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진이든 글이든, 종이든 태블릿 PC든, 아기자기하든 깔끔하든 그냥 내가 할 일, 내가 꿈꾸고 목표하는 것들을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 기록해 두면 됩니다.


님아, 그 버튼을 누르지 마오

제가 해보니 ‘할 일을 해야지!’, ‘미루지 말아야지!’ 하는 것보다는 ‘미루는 것과 관련된 행동을 하지 말아야지!’가 더 효과적입니다. 스마트폰의 편의 때문에 내 행동을 미루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요. 스마트폰에서 누르지 말아야 할 버튼이 몇 개 있습니다.


첫째, ‘저장’ 버튼을 누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좋은 동기부여 영상, 읽어야겠다 싶은 좋은 칼럼, 읽고 싶은 책을 여러 개 저장해 둡니다. 블랙핑크가 코첼라를 정복한 소식, 코덕들이 보면 환장할 립 발색 피드는 바로바로 보는데 말이에요. 경험상 나중은 없어요. 이미 본 것을 다시 보려고 저장하는 게 아니라면 아직 안 본 것을 나중에 봐야지 하고 저장하는 건 안 하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내가 보고 싶은 거 하나만 딱 보고 나머지 후보군을 만들지 않게 되니 시간도 절약되고, 해야 하는데 생각만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는 일도 줄어듭니다.


둘째, ‘다시 울림’ 버튼을 누르지 않습니다. 알람으로 치면 5분 뒤에 다시 울리기 그 버튼을 탭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버튼 하나 안 누르는 것을 할 일로 삼습니다.


욕심내지 않기

미루게 되는 원인 중 하나는 대단하게 해내야 한다는 욕심 때문입니다. 혹은 그럴듯해 보이고 싶은 체면 같은 것일까요? 좋은 영상도 하루에 하나만 봐도 되고, 운동도 꼭 1시간을 안 채워도 됩니다. 많이 하는 것보다 자주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여기저기에서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책도 한 권, 한 챕터 다 안 읽어도 됩니다. 이미 좋은 메시지를 하나 이상 얻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죠.


미루는 습관이 이래도 남아 있다면 그것은 미루는 습관을 딱히 없애고픈 마음이 없는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럴 때는 그냥 편하게 생각하세요. 미룰 수 있어 행복하다 생각하세요. 미뤄도 되는데 미루면 안 되는 거라고 세상이 세뇌한 거라고요. 미루고 스트레스받는 것보다는 그게 정신 건강에 훨씬 더 좋습니다. 근데 계속 거슬리고 신경이 쓰인다면, 한 번 해봐야 하는 거고요.


해야 할 일이 있으셨다면 바로 지금 시작하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말씀 드린 것 중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있으신가요?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커버 이미지 출처: 쿠팡플레이 채널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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