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하길 참 잘했어
아직 여름도 아닌데 무지 습한 날이었습니다. 분명 일찍 나간다고 나왔는데, 무슨 일인지 지하철 시간표가 전혀 맞지 않았어요. 이사를 온 후 주말에 나올 일이 거의 없어서 몰랐는데, 주말에는 1호선 지하철 배차 간격이 상상 이상으로 넓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유야 무엇이든 간에 시간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제 탓 맞지요...
아무튼 그래서 30분은 더 일찍 도착하려던 게 정각 조금 전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은 아니나 다를까 10분도 더 일찍 도착해 계셨어요. 부랴부랴 배민 라이더분과 만나서 시간 맞춰 시켜둔 커피를 받아 들고 작가님과 만났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갔더니,
“내가 일찍 온 건데, 뛰어왔어요?”
하며 다정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인터뷰 장소는 저도 처음 가는 곳이라 이용 방식을 제대로 몰라서 헤매다가 겨우 예약해 둔 미팅룸으로 들어갔습니다.
그제야 조금 마음이 놓여 제대로 인사를 드리고 연거푸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작가님을 마주했습니다. 작가님은 글솜씨뿐만 아니라 미모도 아름다운 분이셨어요. 저는 처음 만난 상대방의 눈빛을 살펴보는 습관이 있는데, 작가님은 반짝반짝하면서도 상냥한 눈빛을 갖고 계셨습니다. 따뜻한 글을 쓰신 분이라면 틀림없이 좋은 분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심 출판사에서 서면으로 제안받은 인터뷰인지라 걱정을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작가님은 승무원, 초등교사를 거쳐 나다움을 찾고, 그렇게 터득한 방법, 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고민들을 사람들과 나누고 계신 분입니다. 특이한 이력이죠? 공통점은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인터뷰를 하면서 참 편했어요. 인터뷰를 하면서 멋진 분들로부터 진심으로 배우는 입장으로 임하게 되는데 그야말로 인생선배가 시간을 내어 깨우침을 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가님과 했던 이야기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아무래도 ‘나다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내가 나로 살면서도 타인을 해치지 않는 것, 그것이 진짜 나다움이라고 이야기하시는 작가님은 어른다운 어른의 모습을 하고 계셨습니다. 강의를 하시는 현장에 있어본 적은 없지만 사람들이 작가님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물씬 풍기는 작가님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약간은 칭얼거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책에도 나오는데요, 작가님은 미래가 불안한 사람들, 나는 어떻게 살면 좋을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숙제를 내주신대요. 롤모델을 300명쯤 찾는 것입니다. 실존하는 인물도 좋고, 캐릭터도 좋고, 무생물도 좋다고 합니다. 물론 롤모델보다 중요한 것은 롤모델로 삼고 싶은 이유예요. 그 사람의 모든 면이 아니라 딱 한 가지만이라도 좋고, 안 좋은 면을 따르지 말아야겠다는 것도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들을 들여다보면서 키워드로 묶어보면 나에 관해 알 수 있고, 나의 미래를 어떻게 가꿔나갔으면 하는지도 알 수 있지요. (자세한 것은 작가님의 책 또는 인터뷰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정말 좋은 방법이어서 이 글과 영상을 보시는 분들도 꼭 해보셨으면 합니다.
인생에 고민이 있다면 잘 살고 있는 거라는 제목에 ‘고민만 한다고 해서 잘 산다고 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요?’ 하고 딴지도 걸어봤지만, 작가님은 되려 더 좋은 답을 주셨어요. 이밖에도 독서, 퇴사 등 다양한 주제에서 나답게 사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유튜브를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성정을 가진 사람들에 둘러싸여 편안하게 있는 것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분들을 만나는 것도 설레니까요. 작가님 생각의 깊이는 따라갈 수가 없지만 제가 평소에 고민하고 있던 것, 그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찾아가고 있던 과정이 작가님께서 도닥여주며 해주시는 이야기와 유사한 맥락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무언가 해나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던 차였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작가님을 만나서 ‘그래, 잘하고 있다! 힘을 잃지 말자!‘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유튜브 채널에서 책 증정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미션은 고민을 공유해 주시는 것이고, 벌써 많은 분들이 깊이 있는 고민을 공유해 주셨어요. 그중 10분을 추첨해서 드릴 예정입니다. 혹시 인생선배님의 이야기를 얼른 만나고 싶으시다면 구매를 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곁에 두고 싶은 다정한 책이니까요.
인생에 고민이 있는 분들이 꼭 보시면 좋겠습니다. 보시고, 나의 고민을 돌아봄으로써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어요.
좋은 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