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는 것이 잘 사는 제1의 진리인 이유

퇴근 후 먹세이

by 잘 사는 진리

제가 종종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혼자 자취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 챙겨 먹어? “

배달을 시켜 먹든 손수 해 먹든 저는 말 그대로 잘 챙겨 먹거든요. 그럼 저는 또 생각하죠.

“혼자 사니까 더 잘 챙겨 먹어야지!”


저는 제가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살고 싶어서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노력이 있겠지만 그중 현재에 가장 충실한 것은 바로 ’잘 먹는 것‘이에요. 제가 찍힌 여러 사진들 중에 단연 행복해 보이는 것은 베트남 여행을 갔을 때 반쎄오를 커다랗게 싸서 와구와구 먹다가 찍힌 사진이고, 대학생 때 열정적으로 참여했던 학부생 심포지엄 주제도 ‘요즘 애들은 맛집도 쇼핑한다며?’라는 것이었고, 남자친구와 헤어졌을 때 약 한 달간 식음을 전폐했던 것을 빼고는 기쁘면 기쁜 대로, 힘들면 힘든 대로 언제나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녔더랬습니다.


요즘은 마른 게 대세라면서요? 하지만 대세를 따르기엔 저는 먹는 것을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통통해요. 빼빼 마른 게 표준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소식좌들보다 30배 많이 먹어도 30킬로 무거운 것은 아니니, 가성비로 따지자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최근에는 역류성 식도염으로 먹는 낙을 잃어버렸던 적이 있는데, 이게 사는 건가 싶더라고요. 살면서 많은 즐거움이 있겠지만, 먹는 것만큼 소소하고도 확실한 즐거움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제 말이 영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닌 게, 최근에 읽었던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의 <마음의 지혜>라는 책에서 이런 말이 나오더라고요.

정신없는 현대 문명 속에 살고 있지만 사실 호모사피엔스의 뇌는 원시 시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먹을 것과 사람에 행복을 느끼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아앗, 일단 확실한 건 저는 원시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뇌를 갖고 있긴 한가 보네요. 어쩌겠어요. 내 뇌가 그렇다는데, 시키는 대로 해야지요.


우리는 배꼽시계 덕에 하루 두세 번은 의미부여를 한 음식을 나에게 대접할 수 있습니다. 지친 나를 위로해 주는 음식, 익숙한 것들 사이에서 설렘을 느끼고 싶을 때 먹는 음식, 왠지 허한 속을 채워주는 음식, 내 속에 있는 화가 별거 아니다 싶을 만큼 더 큰 화가 살아 있는 음식 등 내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가장 주요한 것이 식사 메뉴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하면 잘 챙겨 먹으려고 합니다. 그날그날 내 기분에 맞게 당기는 것을 잘 찾아 먹으려고 합니다. 솔직히 그날 선정한 음식이 오롯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없지는 않지만 제가 좋아할 만한 식사로 저를 대접해주려고 해요. 소울푸드가 따로 있나요? 그날 지친 나의 영혼을 달래주면 그게 소울푸드죠!


하루동안 고생한 나의 감정을 이해하고 적절한 처방을 해주는 것, 먹고 나서 하루를 잘 마감하게 해주는 것, 그게 내가 이 하루를 가장 잘 살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요? 오늘도 회사에서, 지하철에서, 사람에게, 숫자에게 스트레스를 받은 나에게 괜찮은 식사를 선물하셨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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