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1인 가구가 음식을 해 먹는다는 건 사치스러운 일입니다. 오로지 나를 위해 각종 기구와 기기를 사야 하고, 재료들을 사야 하거든요. 그래서 더 고민하게 되는데요. 그 고민 끝에 무언가를 하기로 결심을 했을 때는 의지가 많이 차오른 상태죠. 여러 가지 이유로 맛이 없으면 안 돼요. 이번에는 자취할 때 필요한 주방가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사실 뭐든 있으면 좋지만, 없다고 큰일은 안 나는데요. 제가 가장 잘 쓰는 가전들로 준비해 봤습니다.
기본 중의 기본은 전자레인지와 커피포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자레인지는 햇반을 데울 수 있고, 여러 냉동식품을 데워 먹을 수 있습니다. 배달을 시켜 먹고 남은 식은 치킨도요. 커피포트는 물을 데워 컵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죠. 갑자기 물이 끊긴다든지 보일러가 작동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서도 유용한 생존템입니다.
에어프라이어와 토스터를 추천합니다.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하면 냉동식품을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을 때보다 훨씬 속깊이 데워 먹을 수 있습니다. 시간은 좀 더 오래 걸리고 온도도 맞춰야 하지만 그만큼 더 유용합니다. 토스터는 식빵을 구워 먹을 수 있으니 버터, 잼, 크림치즈 등을 구비해 두면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토스트도 굉장히 맛있으므로 이 정도만 되어도 만족스럽지요.
혹시 컵라면이 싫증 난다면 냄비를 하나 사둬야겠죠. 아무래도 라면은 끓여 먹는 게 제맛이라 레벨 1에서도 살 만하긴 합니다.
지금부터는 냉동식품을 데워 먹는 것 이상으로 진짜 뭔가를 해 먹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일단 밥솥이 필요합니다. 햇반이 참 맛있긴 하지만 물을 잘 맞춰 지은 밥을 따라잡을 수는 없습니다. 멜론 맛이 나면 메로나, 레몬맛이 나면 레모나라고 하는 제 남자친구도 밥맛이 다르다는 걸 느낀다 하더라고요.
팬으로는 네모난 미니 오믈렛팬을 추천하고 싶어요. 의외로 쓰임이 좋습니다. 자취요리의 기본인 달걀 요리를 하기에 좋지요. 달걀말이나 오믈렛, 스크램블 같은 거요. 모양도 예쁘게 잡힙니다. 최근에는 식빵이나 치아바타도 구워봤는데, 느낌 있더라고요.
혹시 요리에 재미를 느끼고 좀 본격적으로 해먹을 생각이 있으면 둥근 팬도 하나 갖추는 것을 추천합니다.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다거나 전을 구워 먹을 때, 파스타를 해 먹을 때 필요합니다. 친구들을 불러다가 간단히 감바스를 해 먹거나 할 때도 쓸 만합니다.
좀 더 나아가면 웍이라고 불리는 깊은 팬도 있으면 쓸모가 있기는 합니다. 그 대신 진짜 요리를 해 먹으려고 할 때요. 저는 어머니께서 제 자취방에 오셔서 요리를 해주실 때 뭘 만들기가 불편하시다며 사두고 가신 웍이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본가로 가시고 나서 쓴 적은 없습니다(^^;).
자취하면서도 건강을 잘 챙길 생각이라면 블렌더, 요거트 메이커를 추천합니다. 저는 가끔씩 아침으로 사과, 당근을 갈아먹는데 블렌더 성능이 좋으면 속시원히 갈리고 좋습니다.
요거트 메이커는 작동이 정말 쉬워요. 근데 유리병에 만드는 것보다 1000ml짜리 우유팩을 통째로 넣을 수 있는 요거트 메이커가 좋습니다. 저는 1-2주에 한 번 우유 1000ml, 장 요구르트를 사서 만들어 먹는데, 그릭 요거트나 플레인 요거트 스무디를 사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고 저렴한 셈입니다. 요거트를 즐긴다면 추천합니다.
내가 아니면 나를 챙겨줄 존재가 없는 자취러들! 잘 갖춰서 잘 먹고 잘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