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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친니 Mar 25. 2021

아이를 만나다

너를 만난 2016년 7월...



 첫 임신, 입덧을 비롯해 모든 태아 검사와 임신 당뇨 모두 순조롭게 통과했다. 지극히 평범하고도 무탈한 임신 기간이었다. 출산 예정일 4일 전 밤 10시부터 배가 살살 아파오더니, 그렇게 진통이 시작되었다. 13시간의 진통 끝에 아이를 만났다.


엄마가 된 기분은 뭐라고 할까…

그렇게 두렵지만은 않았다.


내 아이는 어떻게 클까?  
기대가 되었다.



 가까이 사시는 친정 엄마의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육아에 전념했고, 덕분에 육아 활동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4년 반 동안 열심히 일하고 나서 맞이한 꿀맛 같은 휴식이었다.


 맘 놓고 쉬지 못하는 게 몸에 베인 걸까? 출산 휴가, 육아 휴직기간에도 회사 다닐 때처럼 바빴다.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육아 블로그 활동이 내 일과 같았다. 블로그 이웃들과 소통하며 일상과 육아 정보를 공유했고, 이벤트나 체험단으로 제품을 무료로 지원받으면서 후기 포스팅을 올리는 것이 내 하루 일상이었다. 공짜의 맛을 알게 되니 절대 놓칠 수가 없었다. 내 돈을 들이지 않고 아이에게 다양한 육아용품을 접하게 해 줄 수 있어서 엄마로서 뿌듯했다.



 

 

 활동적인 나는 어린 아기를 데리고 외출을 많이 했다. 집에만 하루 종일 있던 날은 손꼽을 정도였으니… 체력이 좋은 편이기도 하고, 원래 하던 일이 영업직이어서 그런지 집에만 있는 것이 답답했다. 오히려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고 먹고 해야 피로나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았다. 뚜벅이 엄마였기에 주로 아기띠나 유모차를 이용해서 아기와 함께 대중교통을 타고 놀러 나가곤 했다. 순한 아이는 외출해서도 나를 곤란하게 만드는 상황이 별로 없었고, 시끄러운 카페 등의 낯선 환경에서도 낮잠을 길게 잘 잤다. 그래서 집이나 외출해서나 나에게는 점심시간 이후 2~3시간 정도의 여유로운 시간이 있었고, 그때마다 블로그를 하며 힘든 육아를 잠시나마 잊었다.


 블로그를 하면서 아이와 갈 만한 곳에 대한 정보 수집을 좋아했다. 아이와 단 둘이 시내 외출은 말할 것도 없고, 복직 전까지 아이와 단 둘이서 해외여행도 3번이나 다녀왔다. 나름 아이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 주었다는 육아 자부심이 있었기에 언어 발달이 느릴 거라는 걱정은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아이는 돌부터 어린이집을 다녔고, 나는 아이가 만 15개월이 될 때쯤 복직을 했다. 나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회사로 돌아가서 일과 육아를 병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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