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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친니 Mar 30. 2021

반성과 후회, 자책과 원망

엄마가 미안해

「공갈 젖꼭지」


나 편하게 자자고 아이에게 너무 오래 공갈 젖꼭지를 물린 걸까?

왜 진작에 공갈 젖꼭지를 끊지 않았을까?

공갈 젖꼭지를 왜 물렸을까?

공갈 젖꼭지를 그만 끊기기로 마음먹었을 때,  더 단호하게 하지 못했을까?


 


「블로그」


내가 내 취미 생활만 즐긴 걸까?

하루 종일 손에 휴대폰만 바라보느라 아이에게는 덜 신경을 쓴 걸까?

육아 스트레스 해소라는 핑계로 나의 즐거움만 생각했던 걸까?

왜 다른 취미를 가지지 못했을까…

 

 


「복직」


복직 후, 아이에게 무관심했던 걸까?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을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아이는 느리지 않았을까?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표출했던 걸까?

친정 엄마에게 아이를 괜히 맡긴 걸까…

 

 


「영상물 시청」


아이와 놀아 주지는 않고 영상물을 너무 많이 보여준 걸까?

왜 책은 읽어주지 않았을까?

아이와 놀아 주기를 왜 귀찮아했을까?

왜 아이에게 집중해서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교육」


유아 교육에 투자를 해야 했을까?

누구 아이는 방문 학습한다고 했을 때, 왜 나는 관심을 갖지 않았을까?

아이와 문화센터를 다니지 않은 게 잘못된 걸까?

남편은 아이 교육에 대해 어쩜 이리 무관심할까…



「언어 발달 치료 기관」


언어 발달에 대해 왜 몰랐을까?

기관에 더 빨리 가지 않았을까?

언어 발달 관련 책을 읽을 생각조차 못했을까?

왜 36개월까지 기다려 보라고 날 말린 걸까…




 이런 모든 일들이 없었다면, 우리 아이는 또래와 비슷하게 성장하고 발달했을까? 아니,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했을 것이다. 나 자신을 자책할 필요도, 누굴 원망할 필요도 없다. 계속 쓸 데 없는 생각을 하다 보면 결국 변명과 남 탓만 하게 될 뿐이다. 지금이라도 부모가 아이를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그것 만으로 충분하다. 그동안의 나의 육아 방법에 대해 반성도 하고 후회도 했지만, 이런 결과가 없었더라면 내가 참 아이를 잘 키웠다고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는 부분이다. 아이의 발달 속도나 과정은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아이의 타고난 성향과 기질일 뿐,
이 세상 모든 엄마와 아빠는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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