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유혹과 후회

by JMK

22년 5월, 드라마 분장일이 들어왔다.

간병을 시작한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아버지의 회복은 더뎠다.

그리고 나는 내 일이 그리웠다.


오랫동안 붙잡아왔던 분장사라는 '나'의 삶

그 세계가 다시 나를 불렀다.


나는 결국 1인 간병을 결정하고 드라마 촬영장으로 돌아갔다.


오랜만에 만지는 분장도구들

스태프들이 부르는 내 이름

카메라 돌아가는 소리


모든 것이 낯설었고, 동시에 너무 그리웠다.

힘들었지만 살아 있는 기분이었다.

간병을 하면서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나' 진민경을 다시 찾은 것 같았다.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으로 더 잘하고 싶었다.

촬영이 없는 날이면 고속버스를 타고 마산으로 왔다.

아버지를 잠깐보고 저녁에 다시 서울을 올라갔다.

그런데도... 나는 행복했다.

내 삶을 살고 있다는 만족감이 있었다.

하지만 한두 달이 지나자

모든 것이 조금씩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일도

아버지도

그리고 나도


병원비

나의 서울생활비

서울과 마산을 오고 가는 고속버스비...

그리고 매달 돌아오는 1인 간병비까지


일을 하면 돈을 벌 수 있으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난 분명 일을 하는데

빚이 늘어나고 있었다.

나는 일하고 있었고 동시에 무너지고 있었다.


무더운 8월 여름에도 여전히 서울과 마산을 오가고 있었다

아버지를 보자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상급병원에 갔다.


"머릿속에 출혈이 보입니다."


또 한 번의 수술

급하게 수술날짜를 잡고

열흘간 내 일을 대신해 줄 사람을 찾고

나는 또 자책을 했다


수술이 끝나고 퇴원을 한 후

아버지는 1인간병인과 다시 요양병원으로 가셨고

나는 촬영장으로 향했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나는 일하는 것도 아니고

아버지를 돌보는 것도 아니고

그 중간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었다.

그때야 깨달았다.

내 욕심이 과했구나


일과 아버지를 동시에 선택할 수 없는 순간이 내 앞에 찾아와 있었다.

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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