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아는 사람만 두로와>
오래전 예닐곱 살 정도 먹은 조카가 방문 앞에 붙여둔 글귀입니다. 20년이 훌쩍 지나 삐뚤빼뚤 한글을 썼던 조카는 어엿한 성인이 되었죠. 조카가 크는 동안에도 내내 그때 본 저 글귀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언젠가 책을 낸다면 꼭 저걸로 책이름 해야지.'
틈틈이 스스로에게 다짐하기도 했고, 저 메모의 주인장인 조카에게도 허락을 받아 두었습니다. 이렇게 맘먹은 데엔
채 열 살도 안 됐던 그 어린아이는, 마음이란 게 뭐라고 생각했을까. 그리고 톡톡톡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을 만났을까. 좀 더 컸던 어른인 나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습니다.
사람 마음이 다 제 맘 같지 않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낯은 알아도 마음은 모른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속담, 글귀, 유행가.
많은 것들에서 그 마음이 등장하죠.
지난해 11월 심한 감기와 함께 글쓰기에 너무 띄엄띄엄했습니다. 생각이 많았던 연말연시, 직접 그린 그림과 함께 짧은 글을 쓰자라고 맘먹었는데 그림 그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자꾸 맘만 먹게 되어 더 늦어지고, 더 게을러지면 안 되겠다 싶어서 휴대폰 속에 저장된 이 메모지를 끄집어냅니다.
그리고 이제 내 마음도 하나씩 끄집어 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