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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민 May 13. 2019

<동화 쓰는 엄마>를 시작하며

독일의 느린 인터넷 서비스에 깊은 감사를 :-)

매거진 하나를 새로 시작합니다. 제가 쓴 동화들을 모아 두는 공간입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가볍고 재미있게 읽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생각만.


독일에 이사 와서 인터넷 설치에 무려 다섯 달이나 걸렸어요.(크흑. 누가 기술의 독일이라고 했나요.)


그 당시 한참 쓰고 있던 글들이 있었는데, 철학과 미술에 관한 글이었습니다. 그림과 조각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해야 하니, 중간중간 자료 검색이 꼭 필요한 글들이라 인터넷 없이는 이어 쓸 수가 없어 너무 답답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자료 검색 없이 쓸 수 있는 글이라도 써볼까 싶아이들에게 읽어 줄 동화를 몇 편 썼어요. 여기서는 한글로 된 책을 구하기가 어려울 테고, 엄마가 쓴 동화를 읽어주면 더 좋아하지 않을까 싶어서 틈틈이.  


내가 썼는데도 읽을 때마다 내 손발이 오그라들어 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페이스북에 몇 편 올렸을 때 제 이야기를 좋아해 주는 꼬마 친구들이 있어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지인들의 어여쁜 아이들을 알아가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동화를 쓰면서 아무 제약 없이 상상의 나래를 펴고, 내가 만든 세상에 폭 들어가 있다가 나오는 경험이 엄청나게 즐거웠습니다. 약간은 굳어버린 어른들의 일상에 동화는 근사한 휴가지가, 필요한 영양소가,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구나, 그때 생각했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다듬어 여기에 하나둘씩 놓아 봅니다.

우리 아이들이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어떤 개념을 머리에 넣고 쓴 글들도 있고(이를테면 '보이지 않는 것의 커다람'이라든가, '함부로 비교하지 않는 마음'이라든가, '골고루 먹는 것의 즐거움'이라든가), 어른이 어떤 개념을 억지로 아이들의 머릿속에 넣는 건 참 재미없는 일이다 싶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쓴 글들도 있습니다. 철학적 개념들을 어린이들이 - 혹은 사람들이 - 알기 쉽게 동화의 형식을 빌어서 이야기처럼 들려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간간이 그런 글들도 넣어 봅니다.


그저,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 것 같지 않아 좀 걱정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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