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제별로 3회에 걸쳐 진행된 <나도 작가다> 공모전의 결과물인 책 발간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12월이면 서점 매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하는군요. 어떤 예쁜 옷 입고 나올지 궁금합니다. 저는 비록 펭수님 계시는 방송국에 가보진 못했지만 덕분에 팟캐스트 녹음이라는 부끄러운 역사적 과업도 이룩하고, 이름이 들어간 책도 한 권 더 나오는 감사한 해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네요.
공모전.
뭐 애증의 단어죠.
한 해 동안 우리는 공모자들이었습니다.
저는 만사에 좀 심드렁한 기본자세가 있지만 나비처럼 팔랑이는 심장도 가지고 있어서, 심드렁한 얼굴로 두근거리며 공모전을 대했습니다. (일관적이지 못한 사지육신)
물론 브런치북 프로젝트라는 대왕 공모전이 한 해의 마감과 더불어 자리하고 있지만 기존 수상자인 저로서는 더 이상 참여할 수 없고, 또 이곳에서 글을 써 보니 참가를 하든 않든 브런치 안에 공모전이 크고 작게 있어주는 편이 전체적으로 활기가 생겨 좋더라고요. 책을 엮는다는 작업은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나는 작가다>처럼 부담을 좀 덜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있다면 좋지 않을까요.
마침 담당자님께서 관련 사항 공지 메일을 주시면서, 공모전과 관련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언제든 알려달라는 말씀을 덧붙이셨어요. 그래서 SEE SAW 매거진 필진으로 함께 협업하는 브런치 작가님들과 공모전 아이디어에 관해 소소하게 의견을 나눠 봤는데요. 여기 계신 다른 분들께도 보여드리고 또 더 좋은 생각도 모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정리해서 글로 올려 봅니다. 함께 고민하고 아이디어 주신 단서련 님, 주정현 님 고맙습니다.
1. 다른 장르 시리즈로 가기
지금까지는 에세이만 대상이었으니 이번에는 다른 장르로 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나는 소설가다,’ ‘나는 시인이다,’ ‘나는 동화작가다’처럼.
2. 달력 만들기
이곳엔 일러스트나 그림, 만화를 그리시는 분들도 많으니 한 달에 한 번씩 그 달을 테마로 하는 일러스트를 공모해서 당선작들을 모아 2022년 달력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의견. 굉장히 사랑스러운 결과물이 나올 것 같고, 브런치라는 플랫폼의 홍보가 되는 굿즈이자 선물로도 꽤 좋을 것 같아요.
아래 사진에서 보시듯 서울시청 글판이나 교보생명 외벽 광화문글판처럼, 아주 짧은 싯구나 좋은 구절이 함께 들어가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 분야에서 솜씨가 남다르셨던, 고인이 되신 다녕님이 떠오르네요. 어여쁜 문장이 붙은 그분의 그림들을 참 좋아했는데. 아직도 이 글에 답글 달아주실 것 만 같은 다녕님, 부디 편히 쉬시기를.)
매달 단 한 명의 당선자만을 내는 게 좀 아쉬울 것도 같은데요. 매달 당선작을 2개나 3개씩 뽑아서 두 가지나 세 가지 버전의 달력을 동시에 내는 방법, 혹은 좀 더 많이 뽑아서 한 명은 달력으로 제작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외의 입상작들은 컴퓨터나 휴대폰 바탕화면으로 쓸 수 있게 서비스하는 방법 등도 어떨까 합니다.
달력 아이디어는 방법이 무궁무진할 것 같아요. 브런치 작가들의 글귀로만 달력을 낼 수도 있고요. 공모전과는 상관없지만 아예 브런치 측에서 작가님들이 글쓰기를 향한 마음과 탄력을 잃지 않도록, 일상 속에서 우리를 살짝 두드리고 북돋아 주는 365개의 문장이 담긴 일력 같은 걸 브런치 굿즈로 내셔도 어떨까 싶네요.
3. 나도 작(사)가다 공모전
뮤지션이나 음원 서비스 사이트와 콜라보해서 노래 가사/동요 가사 공모전을 해도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미공개 음원의 작사는 여러 가지 제한으로 좀 힘들 테니 당선된 가사를 뽑아 나중에 음원 발표를 하는 식으로요. 아무래도 역량과 재정의 한계가 예상되지만, 이건 할 수만 있다면 굉장히 화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다 함께 고민해 볼 화두 던지기
이를테면 환경, 소외/왕따, 경쟁, 빈부 격차, 혐오, 이렇게 현재 우리 사회에 당면한 문제들, 함께 고민해 볼 문제들을 화두로 던지면 어떨까요. 그런 주제로 쏟아져 나오는 일상의 글들 자체로 작은 사회 운동처럼 너무나 의미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수필, 관련된 소설이나 동화, 정책을 제안하는 글, 일러스트 등등 다양한 분야로 공모하면 그걸 묶어서 내는 책도 한결 풍성하고 좋을 거고요. 이를테면 일러스트 당선작을 책 표지나 내지로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한 가지 주제를 두고 결과물들이 의미 있게 어우러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글을 읽고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르는 분이 계시다면 답글로 달아 주셔도 참 좋겠습니다. 여기 나온 아이디어에 대한 세부적인 의견도 좋고요. 부지런한 브런치가 분명히 챙겨 읽어줄 거라고 믿어요.
아 참. EBS 라디오 <나는 작가다> 방송 많이들 들으셨나요? 내년에도 비슷한 기회가 지속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여유가 생길 때 종종 들어주시면 좋겠네요. 많이 들어주시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좋아요나 답글도 주셔야 공모전이 지속적으로 개최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의 저음질 허스키 방송에 좋아요를 일곱 개나 눌러주신 이름 모를 천사님들께 감사의 원적외선을 대방출합니다.

(뱃속에 천사가 들어있는 분들..)
<나는 작가다> 팟캐스트를 듣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로 들어가 주세요. 저는 설거지하면서 요즘 하나씩 듣고 있는데요. 좋은 글들을 참 많이 만났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함께 만나러 가시죠.
http://www.podbbang.com/ch/17728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