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두 권을 계약했습니다

by 이진민

지난 2년간 쉬지 않고 일주일에 한 편씩 연재를 해 왔는데 조금 뜸해졌죠.
책 두 권을 계약하게 되어 당분간 책 작업에 좀 더 시간을 쓰려고 합니다.

우선은 브런치에 연재했던 <미술관에 놀러 간 철학자>를 올해 출간하기로 했습니다. 원고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였지만, 제가 뭣도 모르던 학생 때부터 근 20년간 마음에 품어왔던 기획이었거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참 기쁩니다. 태어나서 이 책 하나는 쓰고 죽어야지, 이런 마음이었는데 이제 마음 놓고... 음?


감사하게도 관심 가져주신 곳이 많았습니다. 사실 초짜 작가라 모르는 게 많아서 여섯 군데 후보들을 두고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림이 많이 들어가는 원고라 저작권 문제가 중요했는데, 다행히도 그런 문제로 애써 쓴 글이 누락되는 일 없이 진행시켜 주신다고 하는 곳이 있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손잡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이 분과 같이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그런 편집자님과 함께 작업하게 되었다는 점이 특히 기쁘고 설렙니다. 출간 예정일은 잠정적으로 8월로 잡았는데 부디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원고는 이미 나온 상태이니 출판사 측과 함께 잘 다듬어서 괜찮은 책 세상에 내보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시고 귀한 댓글들 남겨주셔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말씀 꼭 전하고 싶네요.


<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의 후속편으로 볼 수 있는 책도 한 권 더 나올 예정입니다. 아마도 내년이 될 것 같아요. 첫 책이 철학에 포커스를 두었다면 이번 책은 보다 넓게 인문학적 사유를 통해 말랑한 언어로 일상의 경험을 담을 예정이고요. 제가 제 아이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이자 다른 부모님들과도 함께 공유하고 생각을 나누고 싶은, 그런 얘기들을 다루려고 합니다. 이 책과 관련해선 아직 말씀 드릴 단계는 아니지만 다른 차원에서의 심쿵 포인트가 있을지 몰라서 지금 그렇게 되기를 심장 부여잡고 기다리는 중이에요. 생일이라고 노래를 불러주시는 (아악) 사랑스러운 편집자님과 다시 한번 작업하게 되어 정말 행복합니다. 제가 참 복이 많네요.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통해 너무 많은 것을 얻은 것 같아서 어떻게 돌려드릴 수 있을까 생각해 보곤 하는데, 머리가 나빠서 방법을 잘 모르겠습니다. 정성을 담은 글들을 계속 올리는 것 말고는 아직 모르겠어요. 일단은 책을 잘 내보내고 틈틈이 글도 열심히 써야겠지요. 후속편 원고를 계속 써야 할 거고, 중간중간 꾸준히 서평도 올릴 예정입니다.


새 매거진 아이디어들도 좀 있는데요.

1) 일단 좀 편안하게 음식에 관한 에세이를 쓰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아무튼, 베이킹> 같은 걸 써볼까 아니면 <I eat, therefore I am> 같은 제목 아래 저를 키워온 음식들과 그 음식을 나눠준 사람들에 관한 얘기를 써볼까 생각 중입니다. 사실 이게 제일 쓰고 싶네요. 허허.


2) 두 번째 아이디어는 <그림으로 전쟁을 생각하다>라는 제목의 매거진인데요. 저는 전쟁이 화폭에 그려진 모습을 통해 인류 이성의 역사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건 어느 대학에서 특강을 했던 내용인데, 강의를 준비하면서 저도 재미있었고 학생들도 반응이 좋아서 나중에 제대로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다만 저는 전쟁을 글로 배웠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심스러운 부분, 또 한계를 느끼는 부분이 많아서요. 대학원 시절 분쟁론 공부할 때 옆자리에 주로 앉으셨던 공군 소령님(지금은 중령님!)이 계셨는데, 그 분과 함께 작업해보면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원래 군에서도 출판 쪽을 담당하실 만큼 글도 잘 쓰시고, 제가 참 좋아하는 분이라 같이 얘기 나누면서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참 즐거울 것 같아요.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작업할 수 있을지 아직 구체적인 건 하나도 없고 마음만 있지만, 우리에겐 술이 있으니까요. (잘못된 인과관계의 오류)


3) 또 다른 아이디어는 <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이라는 제목입니다. 요즘 워낙에 여성과 미술을 엮은 좋은 책들이 많아 제가 뭘 더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이것도 저로서는 굉장히 오래 마음에 품고 목차를 구성해 왔던 책이라서 언젠가는 하나씩 글로 풀어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냥 수다 떨고 싶은 그림들을 구슬 모으듯 차곡차곡 모아놨는데, 서툴더라도 목걸이로 꿰어 보고는 싶네요.

이상 근황이랄까 변명이랄까 기획안이랄까 뭐 그런 글이었습니다.

브런치에 예전처럼 꼬박꼬박 출몰하진 못하더라도, 올해도 매일매일 즐겁게 쓰고 싶습니다.
모두들 건강히, 몸집을 토실하게 불리고 있을 꽃눈과 잎눈들처럼 몽글몽글한 2월 보내고 계시기를.






작가의 이전글응답하라 1992, 교복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