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리딩리딩이라는 북 리뷰 전문 사이트에서 북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었)는데요. 말씀드리기 좀 조심스럽지만, 리딩리딩이 경영난으로 꽤 오랜 시간 활동이 정체된 상황이에요. 이 글은 제가 작년 10월 리딩리딩 북 큐레이션으로 골랐던 김선지 님의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은행나무)> 서평입니다. 응원하며 기다렸지만 아무래도 어렵겠다고 하셔서, 준비했던 서평과 리딩맵을 여러분들이 보실 수 있도록 여기에 올려둡니다.
[서평]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
“그동안 우리는 남자들로 가득 채워진 미술사에 조금의 의심도 품지 않았다.”
이 책은 르네상스부터 20세기 초까지, 미술사에서 사라진 여성 예술가들의 삶과 예술을 살펴보는 책이다. 책 속에서 21명의 여성 예술가들이 잊혔던 자기 이름을 또박또박 발음하고 있다. 저자 김선지는 흙 묻은 진주를 찾아 먼지를 털어주고 조명이 잘 갖춰진 진열대 위에 올려놓듯, 역사에서 사라지고 지워지거나 부당한 대접을 받았던 여성 미술가들을 찾아 그들 위에 쌓여있던 부당한 먼지를 툭툭 털어 제대로 된 지위를 찾아주고 그들의 역할에 걸맞은 평가를 내린다. 작가의 말을 읽을 때부터 내가 다 억울했다. 여성들이 어떻게 재능을 폄하당하고 노력을 갈취당했는지 조곤조곤 읊어주는 그 역사 속 예들을 이미 상당 부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 모아 놓으니 아주 지랄 같았다.
인류 역사에서 여성들이 자신의 업적을 인정받기란 쉽지 않았다. 여성이란 “자연의 결점, 혹은 오류”로 인식되었던 중세 여성관은 “여자는 어느 분야에서도 어떤 위대한 작품을 창조한 적이 없지 않은가”라는 드 메스트르의 헛소리가 통념으로 받아들여지던 19세기까지도 당최 고쳐질 줄을 몰랐다.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까지도 여성 예술가들은 주류 남성 예술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그나마 이름을 알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건 내 전공인 철학 영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애초에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의 그늘에서, 아렌트는 하이데거의 그늘에서 인식되었고 세간의 흥미를 끈 것은 책이나 논리보다는 역시 그들 간의 연애와 사랑 쪽이다. 그것도 철학 분야에서는 더욱 늦게 20세기가 되어서야 겨우 사람들은 세상에 여성 철학자라는 종족이 있다는 것을 마치 달의 운석 보듯, 심해에서 캐낸 망간단괴 보듯 새롭게 인식했던 것이다. 지식과 이성은 남성의 영역이며 애초에 여성들이 논리적 사고 같은 것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는 생각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은 지극히 최근이라는 얘기다.
책은 7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이자 2020년 우수 출판 콘텐츠 선정작으로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목차만 쭉 훑어봐도 가슴이 뭉근하게 데워진다. 여자는 조각을 할 수 없다는 편견을 온몸으로 깨부순 데 로시, 성폭력 피해자에서 불세출의 여성 화가로 거듭난 젠틸레스키, 놀라운 탐험 정신으로 과학과 미학을 결합해 낸 메리안, 남성적 시각이 아닌 여성의 눈으로 여성의 몸을 그려낸 베커, ‘그려지는 대상’에서 ‘그리는 주체’로 자기 삶을 바꾼 불꽃같은 여성 발라동, 각성한 여자에게 보이는 세상의 위선을 고발하고 풍자해낸 회흐. 챕터 하나하나, 그녀들의 생애를 따라가다 보면 응원의 마음이 찰랑찰랑 차오른다.
성차별은 인류 역사의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꽃처럼 피어 있다. 미술 분야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의 한 수석 큐레이터 부인이 미술관 전시실을 둘러보다가 남편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도대체 여성 화가들은 어디에 있는 거죠?” 이탈리아 피렌체의 바사리 회랑에는 16세기부터 오늘날까지 1700명의 유명한 예술가의 자화상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 단 7퍼센트만이 여성이라고 한다. 저자는 말한다. 뛰어난 여성 미술가들이 없었던 게 아니라 지워진 거라고. 작품이 아버지나 남편의 이름으로 남았거나, 그들의 작품을 소홀히 하고 누락시킨 ‘차별의 미술사’가 있었다고.
예술이 꽃처럼 만개했다는 르네상스 시대에도 여성은 애초에 화가로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길드나 아카데미에 들어가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다. 미술 분야에서 최상위 자리에 군림했던 회화와 조각은 남성의 영역으로 인식되었고, 여성은 자수나 공예 같은 가정용품이나 실용적 생산품, 꽃 그림 같은 수채화나 정물화 분야에서만 한정적으로 활동해야 했다. 백 번 양보해서 조각은 거친 망치와 끌로 작업해야 하는 데다 육체적 힘이 요구되어 남성이 독점하게 된 분야라 치더라도, 회화 분야에서도 여성들은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가장 칭송받는 분야였던 종교화나 역사화는 교육받은 지성과 더불어 인체에 대한 탁월한 이해가 필요했던 분야인데 여성들에게는 애초에 교육의 기회도, 인간의 몸을 그리고 연구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은 누드 데생을 그린다는 것, 그중에서도 남성의 몸을 그리고 연구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사람들에게 엄청난 질타와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인간의 육체를 그리지 않으면 능력이 모자라서 그렇다는 비난을, 잘 그려 놓으면 대체 어떤 정숙하지 못한 여자가 이런 그림을 그렸냐는 비난을 받는 모습을 보자니 꼭 밖에서 일을 하지 않는 엄마들에게는 일을 안 한다고 난리, 일을 하는 엄마들에게는 일을 한다고 난리인 이 시대의 이중적 잣대가 겹쳐 보여 씁쓸하다. 남성 화가들이 남자 누드모델을 앉혀놓고 직접 드로잉 하는 수업에 앙겔리카 카우프만과 메리 모저는 애써 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배제되었는데, 이를 두고 저자는 묻는다. “이것이 의과생이 인체를 해부하며 의학을 연구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책 속에 등장하는 걸림돌은 크게 두 가지, ‘아버지’로 대표되는 가부장제와 ‘남편’으로 대표되는 결혼이다. 너무 뻔한 얘기라 쓰고 싶지 않을 만큼 뻔한데, 또 읽고 있자니 새롭게 짜증이 나는 신기한 구조랄까. 슬픔과 짜증은 나누라고 했으니 몇 사례를 인용해 둔다.
미술 신동이었던 마리에타는 열네 살에 초상화로 명성을 떨쳤다. … 그녀의 초상화는 신성 로마 제국의 막시밀리안 2세와 스페인의 펠리페 2세의 관심을 끌어 두 사람 모두 그녀를 궁정화가로 채용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틴토레토는 딸과 계속 공동 작업하기를 원했고 마리에타가 이 제안을 거절하도록 종용했다. 게다가 그녀가 서른이 될 때까지 결혼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p. 35)
그녀[유디트 레이스테르]는 작품에 자신의 이니셜 ‘JL’과 별 마크로 구성된 모노그램을 남겼지만, 정작 그림은 화가였던 남편 얀 민세 몰레나르나 프란스 할스 작품으로 팔려나갔다. … 이것이 그녀의 이름이 사망 후 미술사에서 사라졌던 결정적 이유이다. (p. 60)
1901년, [모더존 베커는] 화가인 오토 모더존과 결혼하고 난 후 결혼이 여성에게 짐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여성의 의무였던 가사를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았다. 결혼 당시 그녀의 아버지는 미술 학교를 수석 졸업한 재기 발랄한 딸에게, 한 남자의 아내가 됐으니 예술가로서의 자부심을 잊어버려야 한다고 말하며, 그녀를 요리학교에 보냈다. (p. 204)
사회의 부조리에 대항했던 진보적인 다다이스트들도 여성 문제에 관해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관념에 젖어 있었다. … 그녀의 연인이었던 라울 하우스만은 회흐가 예술에 기여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자신이 훌륭한 예술가가 되도록 내조하는 거라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였다. (p. 225)
그밖에도 책 속에는 ‘누구누구는 몇 년 이후부터 돌연 그림을 그리지 않았는데, 결혼과 동시에 작업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 자주 붙는다. 아기를 낳다가 요절한 사례도 많아 더욱 안타깝다.
여성 미술가 자체가 매우 드물었던 시대에 미술가가, 그것도 여성에게 금기시된 조각가가 되기를 열망했던 프로페르치아 데 로시가 품었을 마음을 감히 상상해 본다. 성당에 다니며 겸손과 순종을 보여주는 참한 여성이 존경받는 시대에 살던 그녀는 얼마나 많은 좌절과 분노, 그를 뛰어넘는 결의를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대리석과 청동을 만질 수 없어서 작디작은 씨앗에 믿을 수 없을 만큼 섬세한 조각을 하며 기량을 쌓았다. 동물을 전문적으로 그렸던 19세기 프랑스의 동물 화가 로자 보뇌르는 동물의 뼈와 근육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도살장과 가축 시장을 찾아다녔는데, 심지어 여자의 입장이 허용되지 않았던 말 시장에 남장을 한 채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그려낸 <말 시장>이라는 작품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는다. 나무꾼이나 사냥꾼의 오두막에 머물며 현장 스케치를 감행하기도 했던 그녀에게 치렁치렁한 드레스는 성가실 수밖에 없었는데, 당시에 여성이 바지를 입고 싶다면 어처구니없게도 당국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고 한다. 결국 보뇌르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공공장소에서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허가를 받아낸다. “내가 입는 옷은 다른 무엇이 아닌 그저 작업복이다.”라는 말의 울림이 컸다. 인상주의 화가 베르트 모리조는 빛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 야외에서 자유롭게 작업했던 마네, 모네, 드가, 르누아르 등 남성 인상주의 화가들과는 달리 카페며 술집 같은 공공장소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던 탓에 주요 소재를 가정과 실내로 삼는다. 그럼에도 860점의 작품을 제작한 화가였지만, 그녀의 사망 서류에는 어이없게도 ‘무직’이라고 기입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무수한 고난과 마주하고 이름이 지워지는 수모 속에서 여성 미술가들은 자신의 존재를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클라라 페테르스 같은 경우에는 언젠가 사람들이 알아봐 주기를 바랐던 듯 식기 표면에 반사된 자신의 얼굴을 조그맣게 그려 넣기도 하고 자신의 이니셜 모양의 물건을 정물화에 넣기도 한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 조그맣게 서명을 남기고, 안 보이는 곳에 자화상을 여러 개 마치 숨기듯 그려놓았던 그 마음들. 저자의 표현대로 “그림 곳곳에 숨겨놓은 서명과 자화상이 자신을 드러낼 수 없었던 사회에 살았던 여성의 몸부림 같아 안타깝다.”
그림과 사진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 볼거리도 많은 책이고 시대의 상황이나 풍속을 알 수 있는 역사서로도 괜찮은 책이다. 역사와 미술사, 현대 미술을 공부했다는 저자는 역사학자처럼 성실하게 예들을 수집하고 기록한다. 큰 기교나 드라마틱한 묘사 없이 문장들이 대체로 담백하다. 현란한 글맛을 기대하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그런 조용한 문체가 오히려 드라마틱한 여성 미술가들의 서사를 돋보이게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성실하게 기술하고 당당하게 강한 의문들을 던진다.
남녀의 구도로만 보지 말고 기득권과 소외된 사람들의 역사로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성에 맞서 싸운 여성들' 같은 납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살았던 장소도 환경도 다르지만 다양한 편견과 위선, 모순에 맞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낸 강인한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들어있는 책이다. 목차에서 저자의 배려 깊고 섬세한 인식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종이 오리기, 직물 디자인, 패션 디자인, 인테리어, 정원 디자인 같이 주류 미술에서 거리가 있었던 영역들도 소중히 끌어와 다루고 있다. 미술 분야 내부의 그 위계질서가 여성을 미술의 주류에서 배제한 주원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외당했던 분야도 다정하게 끌어올려 당당하게 만들어 주는 그 안목과 마음. 이런 고마운 시도들이 세상의 모습을 조금씩 바꿔갈 것이다.
다 읽고 나니 책의 표지 이미지가 새롭게 보였다. 이 책에서 아마도 가장 거침없이 통념을 깨부순 여성으로 꼽힐 듯한 수잔 발라동의 자화상을 푸르게 만든 이미지 위에, 책에 등장하는 여성 미술가들의 이름이 금색으로 하나하나 쓰여있는 표지. 우울한 멍 같은 푸른빛 위에 찬란히 올라오는 금빛의 느낌이 새삼 뭉클하다. 블루는 희망의 색이기도 하고, 우리를 바라보는 발라동의 눈은 앞으로를 지켜보겠다는 듯 서슬 푸르게 느껴지는 감도 있다. 독특하게 디자인된 탓에 살짝 드러나는 레드는 열정과 혁명의 색이다.
현재 우리 시대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싶다. 대신 책 속의 한 문장만 놓아둔다.
“그녀가 갖추지 못한 조건이라곤 한 가지, 바로 그녀가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는 점이다.”
[리딩맵]
리딩맵은 해당 책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나 그림, 여행지, 기타 다른 연관된 책들을 소개하는 서비스입니다.
1. '남성 화가가 그린 여자’와 ‘여성 화가가 그린 여자’
: 수잔 발라동은 19세기를 풍미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그림 모델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보았을 법한 르누아르의 그림, <부지발의 댄스(1883)> 속에서 발라동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그림에서 발라동은 어리고 고운 소녀로, 눈을 내리깐 채 함께 춤을 추는 남성의 리드에 몸을 맡긴 다소곳한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려지는 대상’에서 ‘그리는 주체’로 자기 삶을 바꾼 불꽃같은 여성 화가 발라동은 르누아르가 자신을 예쁘게만 그렸을 뿐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표현하지는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녀가 직접 자신을 그린 모습에서는 각진 얼굴에 강렬한 눈빛, 다문 입에서 느껴지는 강단 있는 성격이 드러난다. ‘남성 화가가 그린 여자’와 ‘여성 화가가 그린 여자’의 모습이 대비되는 재미있는 그림들. 발라동의 이 자화상은 <싸우는 여성들의 미술사> 표지로도 사용되었다.
2. 영화 : 저자 김선지 님이 직접 추천해 주신 영화 세 편을 소개합니다.
1)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 프랑스의 퀴어 시대극. 18세기 여성 화가의 상황이 잘 묘사되어 있어 이 책과 함께 보면 좋을 영화로 손색이 없다. “착취하지 않는 응시로 고양된 예술”이라는 한줄평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2) 아르테미시아(1997): 책 속에서 성폭력 피해자에서 불세출의 여성화가로 거듭난 사례로 다루고 있는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97년 영화라 그런지 시애틀 위클리에서는 “Erotic!”이라는 한줄평을 주었고 DVD 표지에 그 평이 그대로 커다랗게 실려있는 점이 여전히 씁쓸하지만, 이 놀라운 여성 화가가 보여주는 엄청난 서사에 몰입하며 다양한 질문을 던져보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3) 파울라(2016): 책 속에서 '남성의 시각적 쾌락을 만족시키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고 편안한, 있는 그대로의 여성의 몸을 여성의 시각에서 그렸다'는 평가를 받는 파울라 모더존 베커의 삶을 다룬 영화. 영화 속에는 시인인 릴케와 조각가 로댕, 화가 세잔 등 그녀가 교류했던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과 함께 다양하게 등장하기에 볼거리가 더욱 풍부하다는 평.
3. 책
1) <여성, 미술, 사회(시공사, 2006)>, 휘트니 채드윅 지음, 김이순 옮김.
2) <보이지 않는 여자들(웅진지식하우스, 2020)>, 캐럴라인 크리아도 페레스 지음, 황기한 옮김.
4. 볼로냐
: 저자가 책과 관련하여 직접 추천하는 여행지.
“볼로냐는 중세 때에도 다른 이탈리아 도시들에 비해 유독 자유롭고 자유분방한 분위기여서 최초의 대학이 설립되었고, 여성 미술가들을 든든하게 후원을 해주는 경향이 있었어요. 그래서 프로페르치아 데 로시, 엘리사베타 시라니, 라비니아 폰타나 등 많은 여성 미술가들이 활동했고 성공했지요. 저도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입니다. 중세 미술관과 국립 미술관, 고고학 박물관 등도 있으니 미술과 역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는 정말 좋은 여행지가 될 것 같아요.”
5. 칼 라르손 고덴
: 책 속에서 ‘세상에서 제일 예쁜 집을 만든 여자’로 소개된 카린 라르손의 집. 오늘날 실용적이면서 세련된 북유럽풍 인테리어는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칼 라르손 고덴은 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원형을 만들고 전 세계에 널리 알린 부부인 칼 라르손과 카린 라르손의 집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이케아(IKEA) 역시 라르손 부부를 정신적 지주로 생각한다고. 이케아는 칼 라르손 고덴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 그들의 디자인을 모방한 제품을 대량 생산했다고 한다.
카린 라르손은 원목을 이용해 직접 디자인한 가구와 패브릭 제품에 예술적 재능을 쏟아부었고 사실 모던 아트를 싫어했던 칼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집안을 스타일링하여 오늘날의 칼 라르손 고덴을 만들었으나, 그저 칼의 아내로만 알려진 채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개척자 지위는 칼 라르손에게만 단독으로 가버린 사실을 저자는 책에서 날카롭게 지적한다. 자연을 소재로 하여 실용적이면서도 간결하고 채광을 강조한 디자인, 밝고 포근한 실내 인테리어, 아이들이 어느 곳이든 마음껏 드나들도록 허용한 열린 구조 등이 포인트. 코로나 이전 기록을 기준으로 매년 약 6만 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했다고 한다. 아래 사진은 칼 라르손 고덴의 거실과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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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보고 한나 회흐라는 세상 멋진 여성 화가와 그의 작품을 알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젠틸레스키나 발라동, 베커 등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고 특히 베커의 그림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회흐의 콜라주 작품들에 매료되어 앞으로 덕질을 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라는 숲>은 4쇄를 찍게 되었습니다.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은 3쇄를 2천 부 찍었고 <아이라는 숲>은 3쇄를 천 부 찍었으니 비슷한 속도로 달리고 있는 거겠지만 4쇄는 제 인생에 처음이라 기쁩니다 :)
많은 분들이 살펴주신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