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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민 Mar 28. 2023

온라인 강의 소식 - 철학, 공존

아카데미느티나무에서 '공존의 시대를 위한 철학' 강의합니다

어디 있게요
요기

지난번 올렸던 한겨레교육 H아카데미 강의 <그림으로 발칙하게 철학하기>는 오늘 철학 펍을 마지막으로 잘 마쳤습니다. 미술에서 '미'를 빼면 '술'이 남는다는 기치 아래, 각자 좋아하는 음료를 가져와서 이런저런 그림을 잔뜩 보며 플라톤의 <향연>과, 맥주와 기독교와 종교개혁의 관계와, 니체의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에 대해 즐겁게 떠들었어요. 제가 선택한 음료는 프란치스카너 무알콜 맥주였습니다. 후후. (아무도 안 물어봤음)


이어서 5월에 할 강의를 소개합니다. 참여연대 아카데미느티나무에서 하는 강의이고요. 딱딱해 보이지만 말랑하게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강의 소개 

갈등과 혐오가 만연한 시대입니다. 밖으로는 21세기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 전쟁이 벌써 1년 넘게 참혹한 무게감을 보이고 있고, 안으로는 정치·사회면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이 괴롭습니다.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불의와 불평등의 체감지수가 극히 높고, 사람들의 마음속 불만이 압력솥 안의 고깃국같이 뜨거운 김을 비명처럼 내뿜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청과 연대보다는 손쉬운 체념과 혐오 쪽으로 기우는 이들을 많이 봅니다. 우리가 함께 시민으로 연대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들만큼, 우리 사회에는 점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그 골짜기에는 분노와 혐오가 흐릅니다.


해법을 찾으려는 시도는 다양합니다.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진단을 내리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움직임, 정의와 평등이라는 키워드를 더 깊이 파고들어 보려는 움직임, 시시각각 거대해지는 자본과 시스템이라는 유물론적 삶의 토대를 해부하려는 움직임. 문화라든가 민족이라는 꽤 폭발력 있는 카드에 기대 보려는 움직임도 보입니다. 해법을 고민함에 있어, 질문과 방향의 학문인 철학에서는 '공존'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사유해 왔는지 한번 짚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갈등은 인간 삶의 실존적 조건이자, 정치철학의 오랜 화두입니다. 이 강의에서는 공존의 가능성을 믿고 그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했던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 안에서 사고의 전환이 되어 줄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탐색해 봅니다. 삼 주에 걸쳐 차례로 홉스, 롤스, 장자를 만나 공존의 문제를 둘러싼 철학적 논점들을 살펴보고, 함께 사는 일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까요? ‘나는 일단 철학과의 공존이 어렵다’는 분들을 위해, 도움이 될만한 미술작품을 함께 보면서 쉽고 편안하게 철학자들을 만날 수 있는 철학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실은 아직 안 했음)

아니 뭐 이렇게 예쁜 그림을


강좌 일정                              


1회차 (5월 2일)
다투는 존재들이 모여 사는 법: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


홉스에 따르면 근대적 인간은 원래 다투는 인간들입니다. 타협할 수 없는 서로 다른 가치를 바라보는 인간들이 평화롭게 공동체를 이루어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던 철학자로, 가장 먼저 홉스를 살펴봅니다. 성악설을 주장했다는 오해를 받거나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정도로 납작하게 알려져 있지만, 홉스는 인간 공존의 문제를 가장 심도 있게 고민했던 철학자 중 하나입니다. 인간들은 왜 다투는지, 평화롭게 공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유혈이 낭자했던 17세기 영국의 내전 상황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했던 홉스에게서 인간의 불신과 갈등에 관한 인식론적 논점을 짚어보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봅니다. 


함께 다룰 철학자: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 존 로크(John Locke)            


2회차 (5월 6일)

정의가 우리를 공존케 한다: 존 롤스(John Rawls)


1950년대 이후 공리주의와 효율성의 원칙이 맹위를 떨치던 시기에, 공리주의가 분열의 원칙이라는 암묵적 한계를 가졌음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대신할 통합의 원칙으로서 ‘정의’에 새롭게 주목했던 정치철학자 존 롤스를 만나봅니다. 각자 다른 조건에 처한 개인들이 이기주의적으로 사고하더라도 합의점을 찾아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롤스가 제시한 것은 무엇일까요? 정의와 공정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지만 그 관심이 묘한 분열로 이어지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사회를 이어 붙이는 접착제로서 정의를 연구했던 롤스를 소환해 봅시다. 정의는 과연 우리를 공존케 하는 것일까요? 롤스와 따뜻한 논쟁을 벌였던 두 여성 철학자 아이리스 영(Iris Young)과 주디스 슈클라(Judith Shklar)도 함께 소개합니다.   


함께 다룰 철학자: 아이리스 영(Iris Young), 주디스 슈클라(Judith Shklar)             


3회차 (5월 16일)

차이를 만나고 가로지르는 즐거움: 장자(莊子)


인류가 ‘가치다원주의(value pluralism)’라는 말을 몰랐던 시기에 이미 세상을 넉넉한 다원성의 눈으로 바라본 철학자가 있습니다. 천하를 호령하는 단일 제국이 없었던 춘추전국시대에, 서로의 신념을 소리 높여 외쳤던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일원으로서 도가(道家)의 대표 철학자였던 장자.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안에는 차이, 낯섦, 타자, 소통에 관한 놀라운 사유가 가득합니다. 타인을 만나 이해하는 법을 고민하며, 차이를 가로지르는 일의 즐거움을 논하고, 공존의 대상은 타인뿐 아니라 자연, 즉 세상 만물이어야 한다는 녹색 혜안까지 갖추었던 장자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분명 우리 시대의 차이를 껴안고 나아가는 법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다룰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            


※ 이 강좌는 부분 수강이 가능합니다. 아카데미느티나무로 문의해 주세요.

아카데미느티나무 이메일 people@pspd.org 전화 02-723-0580


강사소개


이진민 세상이 좀 더 다정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배운 건 남을 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강의를 합니다. 철학을 일상의 말랑말랑한 언어로 풀어내 소통하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나는 철학하는 엄마입니다>, <다정한 철학자의 미술관 이용법>, <아이라는 숲>을 썼습니다.



수강 신청 링크는 여, 여기 (홍보는 늘 부끄럽고 힘드네요. 허허.)

https://academy.peoplepower21.org/courses/4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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