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비아 도착
나미비아에서 출발한 버스는 꼬박 24시간을 채우고서야 잠비아 리빙스턴에 도착했다. 온통 갈색으로 가득했던 사막의 나라, 나미비아와 달리 잠비아는 제법 내가 상상했던 아프리카답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우거진 수풀, 나무, 그리고 습한 공기. 숨이 턱 막힐 정도는 아니지만 점점 에어컨이 생각나는 곳으로 가고 있구나.
잠비아에서는 별로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 「빅토리아 폭포 보기, 번지점프 하기」 정도. 해서 거쳐지나 가는 개념이었지만 크리스마스가 껴있어 바로 이동하는 버스가 없었고, 우리는 일주일간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결론 때문이다. 대략적인 계획대로 척척 날짜에 맞춰 이동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미비아에 한 번 데이고 나니 휴식이 비효율적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적당한 쉼은 재도약의 원동력이 되니까 이번에도 빠듯하게 떠난다면 이건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 될 것 같아. 아무튼 크리스마스 분위기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곳에서 휴일이라고 버스가 운행을 하지 않는다니, 새삼 우리나라가 살기엔 편하다 싶네.
이른 아침, 해가 더 뜨거워지기 전에 마트에 다녀와서 음식을 하고, 해가 쨍쨍한 낮이면 탈탈 돌아가는 선풍기에 의지해 땀을 식힌다. 밤마다 호스텔에서 만난 사람들과 수다를 떨고, 카드게임으로 내기를 해 저녁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고, 또 술 마시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