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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Motion Mar 18. 2019

05. 미국 유학 갈 때의 마음가짐

만약 유학을 생각만 하는 중이라면


디자인 분야로 미국 유학을 생각하는 분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대부분 걱정하시는 것들은 이렇다.


1. 영어를 못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걱정

2. 유학 비용이 비싼데 나중에 취업으로 회수 가능한지 걱정

3. 미국인도 힘들다는 취업, 외국인으로서 가능한지 걱정

4. 미국 문화에 적응하며 잘 살 수 있는지 걱정

5. 지금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는데 한국에서의 커리어가 걱정


이런 걱정들은 기본적으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고 나 또한 지금도 겪는 것들이다. 쉽게 풀이해서 말하면 '미국 유학 갔다가 망하면 안 되는데...'라는 두려움이라 생각한다. 이 두려움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 보고자 한다.




망해도 괜찮다는 마음가짐


미국 유학 와서 공부해보고 취업도 해보니 힘들긴 힘들다. 학교에 있을 때는 망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주 7일로 공부를 하고 작업을 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내 마음에는 망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한편에 있었다. 미국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로 밤새 일도 해보고 앞으로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나 고민하면서 강원도 산골에 있는 절에서 살아보기도 했는데, 사는 게 별로 재미가 없었다. 그러던 도중, 영어의 중요성을 발견하고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이왕 하는 영어 공부 미국 대학원에서 해보자 생각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나의 경우 영어 하나 때문에 간 것이 컸기 때문에, 유학 가서 취업을 하든 말든 문제가 되지 않았다. 딱히 재미도 없던 인생,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서 아무렇게나 산다 해도 별로 상관이 없었다. 단지 영어를 배우고 내 인생에 있어서 한 번도 만날 일 없었던 외국인들과 공부하고 작업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이미 나에겐 큰 성취였다. 


유학 와서 평생 만날 일이 없었던 사람들과 같이 공부하고 작업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다.



나도 그랬고, 유학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도 많지만 유학 와서 보니 유학 자체는 아주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학교를 가느냐와 유학 간 후의 인생이 문제이지, 어느 정도 공부할 각오가 되어있고 돈만 있으면 갈 수 있는 것이 유학이다. 유학 가고 싶고, 갈 여건이 되는 상황에서 실패할 준비도 되어있으면 그냥 준비해서 가면 된다. 




두려움에 대한 분석


앞서 말한 5가지의 두려움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보겠다. 


1. 어려운 영어 


내 경험상 영어는 어렸을 때 배우거나 영어권 국가에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못하는데 그냥 적응해가면서 사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한국어도 완벽히 모른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에도 틀린 문법이 아마 있을 것이다. 나는 현재 미국에서 6년 가까이 살았고 논문도 영어로 써서 졸업하고, 지금 블로그에 글 쓰는 것 빼고는 살면서 한국어를 거의 쓰지 않는다. 그래도 아직 영어가 힘들다. 회사에서 회의를 하는데 내가 뭔가 영어로 말을 하면 영어를 알아듣고 말하는 나 자신을 아직도 신기해한다. 미국에 오기 전에 미국 유학을 갔다 오신 분이 말씀해 주신 말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한번 영어 병신은 영원한 영어 병신이야." 



2. 유학 비용 회수


돈이 많으면 별로 상관이 없는 부분이지만, 돈이 많이 없으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돈이 없다고 생각해도 일단 유학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들은 어느 정도 돈과 여건이 갖추어져서 유학에 대한 생각 자체가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어려워도 인생 꽃마차 탔다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는 방법도 있고, 유학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미국에서 취업을 하게 되면 유학 비용 회수는 금방 할 수 있는 길이 있다. 우선 디자이너로서 기본적으로 한국의 연봉 2배 이상 벌 수 있으며 시니어, 디렉터 급으로 가면 1억 이상 연봉이 가능하다.



3. 미국인들도 힘들다는 미국 취업


일반적으로 먹고 사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들다. 내 경험상 한국인으로서 한국에서 취업해 일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단지 미국에 가면 우리는 외국인으로서 신분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때론 운도 받쳐줘야 한다. 미국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기 때문에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말만 통하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느낌이다. 특히 디자이너로서는 실력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원어민이 아니어도 큰 불이익은 없게 느껴진다. 



4. 문화 적응


뉴욕, 애틀란타, 시카고, 로스 엔젤러스 같은 대도시의 경우, 한인 사회가 크기 때문에 조선 선비 마인드를 가지신 분들도 큰 문제없이 미국에서 지내시는 것을 본다. 문화 적응은 본인이 와서 직접 겪어봐야 하는 것 같다. 



5. 한국에서의 커리어가 걱정


유학이 가고 싶어도 한국에 커리어가 있고 그것이 너무 소중하다면 유학 결정이 힘들 수도 있다. 한국에서 쌓은 커리어를 포기하고 유학을 가는데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정말 모르기 때문이다. 나의 생각은 이렇다. 이 넓은 세상에 언제까지 한국에만 있을 것인가? 언제까지 영어를 모른 채 누군가가 한글로 번역 해준 정보들만을 배우면서 작은 우물 안에 있을 것인가? 힘든 인생 다른 나라도 가서도 힘들어보고 내 인생 만나볼 일 없었던 외국인들과 교류도 해보고, 나중에 한국에 다시 돌아온다 하더라도 한번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나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미국에 왔다.




원하는 대로 되면 좋고 안되면 어쩔 수 없다


나는 긍정적인 말, 책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20대 중반 이후로 기도를 해본 적이 없다. 어차피 해도 될 건 되고 안될 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실패를 하더라도 하고 싶은 것을 해보는 것이 나중에 후회가 덜하다는 것이다. 돈이 있고, 이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으면 지금 당장 유학 준비를 할 수 있다. 일단 열심히 해보고, 결과가 어찌 될지는 모른다. 지금 살고 있는 내 삶 또한 내가 상상해온 정확한 모습은 아니지만, 어쩌겠는가... 이렇게 사는 것이 인생인 듯하다. 지긋지긋하고 힘든 인생, 다른 나라에서도 힘들어보고, 해보고 싶은 건 한번 도전해 보면 조금이라도 재미있지 않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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