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도비의 멘탈 관리라 쓰고 덕질일기라 읽기
벌써 일한 지 2년이 넘어간다. 뒤돌아보면 그렇게 나를 갉아대던 학교에서의 시간을 벗어나서 꽤나 안정적인 직장인이 된 듯하다. 아마도 인풋 없이 끊임없는 아웃풋으로 나를 증명하는 시기를 벗어나서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제일 간사한 것이 시간이 지나면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만으로 안정적이다 못해 나태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일을 안 하고 월급 루팡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아니다.)
나의 경우 다행히 주니어 치고는 나쁘지 않은 자리로 들어왔고, 공부한 것과는 다른 분야지만 (인생이란-) 업무적 자율성과 확장성이 있는 편이다.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포기하지 않는 한국인의 근성과 매달 금융치료를 통해 아직까지는 사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학교와 다르게, 직업의 세계에서도 고민은 계속된다. 업무적인 성과, 부서의 예산, 사람들과의 오피스 드라마, 그로 인해 영향받는 나의 재계약, 현재 포지션에서 성장 한계,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 기타 등등을 생각하다 보면 기분이 가라앉고 한없이 의욕이 떨어지게 된다. 그럴 때는 지난 경험들을 통해, 이 굴레에서 빠져나올 일을 해줘야 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행복한 취미생활 aka 덕질
내가 사는 곳은 모든 것이 비싼 데다가 이 나라의 공용어인 불어를 구사하지 못해 원래 있던 많고 많은 취미 중 하나인 영화관에서 영화 보기를 생각만큼은 하지 못하게 되었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같은 OTT플랫폼을 대안으로 준다면, 도파민 중독 현대인답게 집에서 15분 이상의 영상을 못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나의 새로운 취미는 무엇인가?
원래부터 즐겨하던 새로운 음악 디깅, K-POP에 더불어 지리적 이점을 사용하여 공연장을 쏘다니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여행도 간다. 그만큼 돈은 통장을 스쳐 지나가지만/스쳐 지나갔지만, 소위 말하는 MZ 답게 내가 기부니가 조으니 됐다로 결론짓는 중이다.
언제까지 있을지도 모르는 데다 정해진 게 항상 하나도 없어서 뭔가 기록이라도 남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기처럼 생각날 때마다 다녀온 공연 그리고 여행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