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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ny Aug 27. 2021

일독일박, 쉬고 싶은 당신 이 곳으로 ! #1

공간기록

일독일박 내부 중정 이미지 (홈페이지 사진 첨부)

Category  스테이

Keyword  사색 ㅣ 한옥 ㅣ 여유

Opne / Close  18:00 ~ 14:00

Location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3길 11-1

Amount  주중 280,000 ㅣ 주말 330,000

Design  Z.Lab

Site   http://of-onebookstay.com/


서촌은 과거 문인과 예술가들이 머무는 장소였다. 세종대왕이 공직자에게 사색을 위해 '사가독서'라는 휴식 제도를 둔 것에 모티브를 얻어, 유독 책과 관련이 깊은 서촌에 책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일독 일박' 스테이가 자리 잡았다. 다양한 로컬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는 '지랩'이 디자인과 운영을 함께 하는 곳이라서 기대를 품고 방문하게 됐다.


우선 일독일박은 '스테이 폴리오'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예약이 엄청나게 힘들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일자의 두세 달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 스테이에 묵는 당일 기본적인 안내문과 비밀번호가 문자로 온다. 대면 체크인이 아니라, 비대면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이런 무인 시스템이 가능한 것은  '스테이 바인더'라는 곳의 시스템을 이용해 운영 관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문단속 확인, 게스트 입실 알림, 냉난방 조도 조절, 가구와 서랍 여닫음까지.....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제어가 가능하다.


공간 도면 (홈페이지 사진 첨부)

위 도면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출입구를 지나면 '주방', '침실', '다이닝룸', '화장실', 그리고 모든 공간이 접해있는 '중정'이 나온다. '화장실'위에는 작은 '다락방'이 있는데 이곳마저 작은 창을 내어 중정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면적은 12평도 채 되지 않기 때문에 공간의 구성이 다양하진 않지만, 모든 공간은 책을 가까이하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쓸 수 있는 넓은 테이블, 작은 창을 바라보며 독서와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다락방, 큰 창에서 쏟아지는 빛을 받으며 책을 즐길 수 있는 침실 등 모든 공간을 독서를 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브랜드 방향과 같이 책과 함께 온전한 휴식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포근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다가올 것이다. 또 모든 공간에는 서촌의 '한 권의 서점'이라는 책방에서 큐레이션 했던 도서들을 볼 수 있다. '한 권의 서점'은 매달 한 권의 책을 선정해 판매하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 책방인데 전문 큐레이터의 검증된 책을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침실
침실
다이닝룸
다락방
중정

이곳에 머물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중앙의 중정이다. 공간의 밀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자칫 좁고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중정의 열려있는 구조는 개방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또, 빛이 굉장히 많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아침에 알람이 아닌 빛을 받으며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고, 과한 형광등 없이 은은하게 들어오는 빛으로 낮에는 생활이 가능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은 주방과 화장실을 제외하곤 직접 조명보다 간접조명을 사용했다. 낮에는 공간의 평균 조도가 200 lux 정도 되는데(창가 쪽은 훨씬 높다) 저녁에는 80~100 lux 정도로 급격하게 낮아진다. 그래서 저녁에 책을 읽기엔 눈이 좀 피곤했다. 책을 읽는 공간에는 조금 더 밝은 와트수의 조명을 사용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간의 마감 퀄리티나 디테일보다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는 공감각적 스타일링이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우선 한옥이 주는 비일상적인 감성과 특별함이 있다. 전체적으로 우드 마감과 화이트 컬러, 간접조명, 은은하게 퍼지는 우디향은 공간을 아늑하고 따뜻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주며, 그 밖의 다양한 연출적 요소들이 공간의 감도를 더욱 높여준다. 공간의 조명은 루이슨, 청소기는 다이슨, 가전제품은 발뮤다와 무인양품, 화장실엔 이솝 클렌징 제품 등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보증된 제품들이 공간의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 외에 디스플레이되어있는 화병, 인센스, 북앤드 등은 작지만 공간의 밀도를 채워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랜 시간 머무는 스테이 같은 곳은 고객들이 직접 사용하는 제품들에 많은 힘을 쏟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간에 방문한 지 5개월이 넘었지만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그러한 것들이 고객의 입장에선 '더 신경 쓴 섬세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인 것 같다. 지랩은 다양한 스테이를 운영하는데 서촌의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를 통해 로컬의 좋은 브랜드를 알리고 고객들은 좋은 제품을 알아가는 모두가 공생할 수 있는 플랫폼의 역할도 한다.


코로나 이후 우리 주변의 로컬 공간들이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 없이 유행에 따라가는 비슷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자신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공간들이 많이 생겨나길, 또 그러한 공간들로 인해 도시가 좀 더 풍요로워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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