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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ny Jan 27. 2022

트렌드 스터디 : 현대백화점 판교

습득 일지

 현대백화점 판교 4F 유플렉스가 리뉴얼되었다. 유플렉스는 10~30대가 선호하는 영패션 브랜드를 모아놓은 곳으로, MZ세대 맞춤형 큐레이션을 통해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겠다는 것!

집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새로 생긴 핫 플레이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다 가보고 싶은 나라서 발 빠르게 방문해보았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브랜드와 제품들이 모여있는 공간인만큼 다양한 소재와 공간 콘셉트를 적용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몇 가지 포인트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1. 매장과 연계된 포토부스

 4층 유플렉스에서 만났던 포토부스만 3개다.(더 있을 수도 있다) 모두 각각의 브랜드 매장과 연계되어있으며, 외관은 브랜드 그래픽 시트로 마감되어있고, 사진을 촬영한 후 인화하면 하단에 브랜드의 로고가 함께 출력되어 나온다.

 왜 이렇게 포토부스를 설치했을까? 생각하다 나도 모르게 포토부스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그리고 촬영을 했다. 이런 것을 노렸다보다. 고객이 공간을 방문했을 때 포토부스가 있다면 촬영을 하고 그것을 자신의 SNS에 올릴 것이다. SNS에 올리면서 매장에 대한 사진과 글을 올릴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된다. 코닥과 해피어 마트에서 포토부스를 만났는데, 코닥은 필름 브랜드로 아날로그 감성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고,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제품을 판매하는 해피어 마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순간의 즐거움을 촬영하는 사진의 메시지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이 시대에 오프라인은 브랜드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브랜드를 충분히 경험하는 것은 한정적이며 한계가 있다. 포토부스 같은 장치가 엄청난 홍보효과를 준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줄 수는 있는 것 같다. 다만 오프라인 매장에 설치할 경우 공간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포토부스가 잘 맞을지 판단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2. 마감재

(1) 스펀지, 고무 페인트 도료

 정말 써보고 싶었던 마감재를 만났다.. 작년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눈여겨보고 있었던 고무 페인트! 예산과 유지관리 이슈, 국내에 사용했던 레퍼런스가 없어 아쉽게 진행하진 못했었는데 여기서 만나다니! 단단한 강도의 스펀지로 형태를 만들고 위에 고무 페인트를 마감한 듯하다.(확실하진 않지만 다른 해외 레퍼런스에서는 그렇게 사용했다고 함!) 이런 형태는 FRP로도 제작할 수 있으나 제작기간과 금액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조금 더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지 않을까.. 단, 스펀지로 형태를 만드는 게 어렵겠지.. 매장 전체 파티션 월에 사용된 거친 암석 아트월과 유사한 패턴이지만 상반되는 매끈한 마감에 조형적인 오브제의 역할도 한다.


(2) 알루미늄 프로파일

 요즘 트렌디한 브랜드를 방문하면 자주 만나게 되는 알루미늄 프로파일. 역시나 현대백화점 판교 다양한 매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알루미늄 프로파일은 틀을 짤 때 사용하는 알루미늄 자제이다. 다양한 규격을 가지고 있고, 브라켓과 조인트 클립, 나사를 이용해 연결하면 원하는 형태로 손쉽게 조립이 가능하다. 가벼운 무게와 저렴한 가격, 어느 정도 강도도 보장되어 자동차 렉, 선반, 구조물 등 다양한 곳에 사용되었는데, 최근 물건을 적재하는 기능 외에도 다양한 모습으로 변형되어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알루미늄 프로파일 단면은 특유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 기능을 위한 디자인으로 이 패턴에 다양한 부속품을 끼워 조립한다. 그러나 최근 여러 매장에서 단면부를 막지 않고 그대로 노출해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사용한다.

 PEER는 MZ문화를 새롭게 발견하는 스트리트 패션 & 컬처 편집샵이다. PEER 매장에서 알루미늄 프로파일은 디스플레이 테이블로 사용된다. 어두운 컬러의 자재를 일률적으로 쌓아놓고 그 위에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을 진열해 놓았다. 전면은 측면의 파여 있는 홈에 맞춰 긴 직선의 패턴이 생긴다. 자재들을 쌓아 놓으니 긴 패턴이 일률적으로 보이며, 측면 또한 특유의 패턴이 하나로 조합되며 전면과는 반대되는 새로운 패턴이 만들어진다. 마감재를 재해석해 디스플레이 테이블로 활용하니 어딘가 모르게 세련된 이미지를 전달한다. 이전에는 알루미늄 프로파일 자체가 저렴하고 투박한 자재로 인식되었다면, 최근에는 마감재를 재해석해 하나의 장식적 요소로 사용하는 것 같다.


(3) 알루미늄 허니콤 패널

왼쪽 : 현대백화점 복도에 사용된 알루미늄 허니콤 보드 / 오른쪽 : 종이 허니콤 보드로 만든 가구 (출처_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

 벌집이라는 의미의 ‘허니콤’과 같이 알루미늄 허니콤 보드는, 벌집 모양의 심재 양면에 알루미늄 보드를 접착해 복합패널로 만든 것이다. 종이 허니콤 패널은 많이 봤지만, 최근 마감재로도 알루미늄 허니콤 보드가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소재이며, 잘린 단면이 매력적이라서 단면부가 그대로 노출되는 가구에 사용하면 소재가 가지고 있는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4) 발포금속

 발포금속은 알루미늄 재료를 고온으로 녹여 가스로 발포시킨 다공질 패널이다. 건축 내장재로는 많이 사용되는 것 같은데, 마감재에 사용한 건 현대백화점 판교에서 처음 보았다. 멀리서 보았을 때 구겨진 포일 같기도 하고, 가까이서 보면 현무암 같이 여러 공극이 있다. 이미지에서도 느껴지듯이 마감재 자체가 굉장히 거칠기 때문에 사람의 몸이 자주 닿지 않는 곳에 사용해야 할 것 같다.   


3. 집기 연출 방식

 패션 브랜드에서 옷을 진열하기 위해 진열 행거가 필요하다. 매장마다 브랜드 콘셉트와 진열 방식에 따라 매대를 다르게 디자인한다. 호텔 세리토스 매장의 진열 행거를 보면 봉 상단에 봉을 따라서 길고 얇게 턱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원형 봉의 경우 옷을 걸 때 옷걸이가 흘러내릴 수도 있어 봉 상단에 이런 턱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리고 옷걸이로 인해 봉의 도색이 벗겨지는 것도 방지한다. 이런 디테일은 여러 패션 매장에서도 사용한다. 내가 주목했던 것은 진열 행거 별로 함께 연출되어 있는 사이니지다.

 매장은 다양한 카테고리의 옷을 진열한다. (ex 하의, 상의, 액세서리 등 or 주제에 맞춰서) 고객이 매장에 들어갔을 때 점원에게 물어보지 않더라도 쉽게 어떤 분류의 옷이 진열되었는지 인지할 수 있는 사이니지 연출이 필요하다. 호텔 세리토스 매장의 사이니지는 진열 행거 각각의 매대에 조립해서 끼울 수 있는 타입으로 제작되었다. 이렇게 제작하면 쉽게 제거 가능하고, 좌우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상황에 따라 W1200 행거에 W600 씩 나눠서 2가지 분류의 옷을 연출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이 옷을 바라보는 방향에 사이니지가 연출되어있어 직관적으로 어떤 분류의 옷인지 확인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금속 사인물 위에 시트로 텍스트가 시공되어있는데, 카테고리가 변경되면 시트만 제거하고 다른 텍스트로 쉽게 교체가 가능하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많은 오프라인 공간들이 문을 닫고 있지만, 또 많은 오프라인 공간이 생겨나고 있기도 하다. 불안한 삶 속에서 매력적이지 않은 오프라인 공간은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이런 것들을 보면서 코로나로 인해 공간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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