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도구
창조성 회복 과정에는 '모닝 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라는 두 가지 중요한 도구가 있다. 창조성을 일깨우기 위해서는 이것들을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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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페이지
그렇다면 모닝 페이지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매일 아침 의식의 흐름을 세 쪽 정도 적어가는 것이다. "어휴, 또 아침이 시작되었군. 정말 쓸 말이 없다. 참, 커튼을 빨아야지. 그건 그렇고 어제 세탁물은 찾아왔나? 어쩌고 저쩌고 ......." 모닝 페이지는 저급하게 말하면 두뇌의 배수로라고 부를 수도 있다. 그것이 모닝 페이지가 하는 커다란 역할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페이지라는 말은 생각나는 대로 페이지에서 페이지로 써 내려가며 움직이는 손동작을 뜻하는 단어일 뿐이다. 모닝 페이지에는 어떤 내용이라도, 아주 사소하거나 바보 같고 엉뚱한 내용이라도 모두 적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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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페이지는 아침에 일어나서 의식의 흐름대로 무조건 세 쪽을 채우는 일종의 기록 활동이다. 내가 모닝 페이지를 설명하자면, 문장이나 글을 쓴다기보다는 머리에서 떠도는 부유물들을 손으로 직접 뽑아내는 행위라고 표현하고 싶다. 실제로 두뇌의 배수로가 맞다.
당신 외엔 아무도 당신의 모닝 페이지를 읽어서는 안 된다. 더구나 당신도 처음 8주 동안에는 자신이 쓴 모닝 페이지를 읽으면 안 된다. 세 쪽 가량의 모닝 페이지를 쓴 다음 봉투에 넣어 봉해둔다. 아니면 세 쪽을 스프링 노트에 적고 절대 앞장을 넘겨다보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것이든 괜찮다. 어떤 것이든 그냥 매일 아침에 세 쪽을 쓰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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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8주 동안 보지 말라고 했는지 추측해보자면, 앞에서 쓴 모닝 페이지를 의식해서 읽을수록 다음 날의 모닝 페이지에 영향이 가기 때문에 보지 말라고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무조건 세 쪽을 채우라는 이유는 아마도 머릿속에 있는 똥 (...) 들을 완전히 비워내야 하기 때문일까. 이유야 어찌 됐든 나는 책이 시키는 대로 한다.
일에 대한 걱정, 빨랫감, 자동차의 엔진 소리, 연인의 뜻 모를 눈빛 등 우리의 잠재의식 속에서 소용돌이치며 일상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들을 모두 모닝 페이지에 쓴다.
이것은 우리의 내면에 도사린 완벽주의자이자 심술궂은 비판자이기도 한 검열관(잠재의식의 억압력)이 출동하기 때문이다. 검열관은 우리의 좌뇌에 머물면서 끊임없이 파괴적인 발언을 해댄다.
이제부터 검열관의 이런 부정적인 의견은 진실이 아니라고 인식하는 습관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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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쓰고 있는 모닝 페이지 노트는 손 크기 정도의 무지 노트이고, 180도로 완전히 젖혀지는 타입으로 구매했다. 아침에는 사소한 이유로도 충분히 많은 짜증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걸리는 게 없는 노트로 선택했다. 적어도 쓰다가 노트가 별로여서 모닝 페이지를 때려치우지는 않도록, 내 나름대로 깊은 생각 끝에 결정한 노트이다.
나는 모닝 페이지 펜으로 볼펜도 아니고 연필, 잉크펜도 아닌 파버카스텔의 검은색 색연필을 선택했다. 글자를 쓸 때 종이에 짓이겨지는 촉감이 가장 좋고, 아무리 거지 같은 글씨체라도 힙하게 보이게끔 만들어주기 때문에 나 같은 악필도 충분히 즐겁게 기록 활동을 할 수 있다. 대신에 자주 깎아줘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매일 아침 침대에서 빠져나오자마자 곧바로 글을 쓰다 보면 검열관을 피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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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침 8시 30분에 일어나서 10분 정도의 간단한 침대 요가를 마친 뒤에 모닝 페이지를 쓴다는 모닝 루틴을 세웠다. 눈을 뜨자마자 곧바로 글을 쓰기에는 내 눈이 바로 감겨버려서 몸이라도 먼저 깨운 뒤 모닝 페이지를 쓰는 루틴이 내게는 더욱 효과적이었다.
검열관은 혼자서 비평하라고 내버려 두고(그래도 검열관은 계속 떠들어대겠지만) 계속 손을 움직여 글을 써 내려간다. 검열관의 생각을 적는 것도 좋다.
뱀이라는 단어에서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한다면, 검열관의 이미지에 맞는 식인상어 같은 그림을 찾는 것도 좋다. 찾았으면 그 위에 X표를 치고, 지금 모닝 페이지를 쓰고 있는 곳이나 공책의 표지 안쪽에 그 그림을 붙인다. 이런 식으로 검열관을 혐오스럽고 약아빠진 캐릭터로 표현하면 당신의 창조성을 짓누르던 검열관의 힘은 약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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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지고 있던 미술 관련 잡지에서 'LIFE'라는 글자가 쓰인 글러브를 끼고 자세를 잡고 있는 호랑이 그림을 오려서 붙였다. 왠지 강인한 검열관의 느낌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위로는 붉게 X표를 쳤다. 모닝 페이지를 쓰고 있을 때도 효과가 있다. 실제로도 모닝 페이지를 쓰다 부정적인 생각이 들이닥치면 '닥치고 꺼져'라는 말이 제일 먼저 떠오르기도 한다.
당신 내면에 있는 아티스트는 아직 어린아이이고 더 키워져야 한다. 모닝 페이지가 당신의 어린 아티스트를 키워줄 것이다. 그러니 매일 모닝 페이지를 쓰는 걸 잊지 말자.
무엇이든 생각나는 것을 세 쪽에 걸쳐 쓴다. 쓸 것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면 "쓸 만한 말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라고 쓴다. 세 쪽을 채울 때까지 이 말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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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닝 페이지를 쓰다 보면 생각보다 쓸 얘기가 많을 것이다.
바로 모닝 페이지가 논리적 두뇌는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게 하고 예술적 두뇌는 마음껏 뛰어놀게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무언가를 털어놓은 때마다 누군가(당신의 검열관)가 놀린다면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그걸 이겨낼 수 있겠는가. 모닝 페이지는 더 이상 그런 비웃음에 귀 기울이지 않는 법을 가르쳐줄 것이다. 모닝 페이지를 씀으로써 당신의 부정적인 검열관을 떼어버릴 수 있다.
모닝 페이지는 일종의 명상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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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했을 때 주의사항이 한 가지 있다. 모닝 페이지를 쓸 때는 너무 의식적으로 쓰지 않아야 한다. 아침에 글을 쓰는 행위로는 모닝 페이지 말고도 아침 일기라는 루틴이 따로 있다. 모닝 페이지와 아침 일기를 혼용해서 쓰면 안 된다. 아침 일기는 목표를 세우고 하루를 계획하며 마음다짐을 쓰는 일기이다. 그러니 하루를 시작하기 전, 의식을 완전히 일깨우는 루틴이다. 하지만 모닝 페이지는 반대로 무의식을 극대화시키는 루틴이다. 정신을 빼놓고 그저 손이 가는 대로 써야 한다는 말이다. 모닝 페이지를 잘못 이해한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아침 일기의 내용으로 빠지기 쉽다. 나는 모닝 페이지를 다 쓰고도 곧바로 잠에 빠져들 수 있을 만큼의 몽롱한 정신으로 모닝 페이지를 쓴다.
모닝 페이지를 충실하게 쓰면 누구든지 자신의 내부에 있는 지혜의 샘에 닿을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나 문제에 빠질 때면 나는 모닝 페이지가 나를 인도해주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 나를 '꼬마 줄리 Little Julie'의 약자인 LJ라고 쓰고는 모닝 페이지에게 물어본다.
그러나 모닝 페이지에서 얻은 충고는 복잡한 다른 어떤 충고보다 훨씬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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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페이지에 궁금한 게 생긴다면 나도 앞으로는 꼭 램프의 요정 지니에게 물어보도록 하겠다.
아티스트 데이트
아티스트 데이트에는 당신 자신과 내면의 아티스트, 즉 당신의 창조성이라는 어린아이 외에는 아무도 데려가서는 안 된다. 연인이나 친구, 배우자, 아이들, 그 누구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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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아티스트 데이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아티스트 데이트는 말 그대로 내 안의 어린 예술가를 데리고 노는 것이다. 단순한 취미활동일 수도 있겠으나 좀 더 명확히 하자면, 내가 어렸을 때 좋아하던 무언가를 하거나 혼자서 산책을 하는 등 창조성을 키워주는 활동을 오로지 '혼자서' 즐기는 것이다.
당신의 창조성은 어린아이이다. 어린아이에게는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좋은 물건을 사주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잡동사니가 가득 쌓여 있는 고물상에 가보기, 해변에 혼자 가기, 옛날 영화 보러 가기, 수족관이나 미술관에 가기 등의 일을 하는 데는 돈이 아니라 시간이 필요하다. 꼭 지켜야 할 것은 시간을 낸다는 것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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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부터 슬라임을 만져보고 싶었는데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게 된다면 꼭 슬라임을 사서 만져봐야겠다.
매주 시간을 내어 이런 아티스트 데이트를 즐겨라.
무엇보다도 창조성이라는 어린아이가 이 여행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지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예를 들어 고상하고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유익한 곳으로만 데리고 다닌다면, 그 아이는 "이런 심각한 것은 싫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 말을 잘 들어야 한다. 그 아이는 당신의 작품에 좀 더 재미있는 흐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조금만 재미있어도 일을 놀이처럼 할 수 있다. 우리는 종종 놀이에서 발휘하는 상상력이 훌륭한 작품의 핵심을 이룬다는 걸 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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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샘 채우기
아티스트로서 우리는 자신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의식적으로 민첩하게 창조성의 자원을 다시 채워야 한다. 말하자면 연못을 다시 채우는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을 '예술의 샘 채우기'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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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연못에서 물을 길어올 수 있을 리 없다. 우리는 꾸준하게 영감과 아이디어를 스스로 불어넣어야 한다.
예술의 언어는 이미지, 즉 상징이다.
예술작업을 할 때 우리는 경험의 샘에 뛰어들어 이미지들을 건져낸다. 따라서 우리는 이미지를 다시 갖다 놓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 어떻게 샘을 채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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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했을 때 샘을 채우는 가장 간단하고 현실적인 방법은 바로 디자인과 미술에 관련된 잡지나 책을 보는 것이다. 조각, 명화, 현대미술, 상업적 디자인 등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작품들을 꾸준하게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 그라폴리오에서 찾아도 상관없다. 결국 보는 눈이 늘어야 아이디어의 범위도 넓어진다. 이미지만큼 강렬하고 확실한 건 없다.
샘을 채울 때는 마법을 생각하고 기쁨과 즐거움을 생각해야 한다. 의무는 절대 생각해선 안 된다. 억지로 읽어야 하는 지루한 비평서는 멀리 치우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흥미 있는 것을 한다. 그리고 미스터리에 대해 생각해보자.
미스터리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우리를 이끌며 유혹한다(의무는 우리를 마비시키고 흥미를 잃게 하며 무관심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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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미스터리란 무엇일까?
샘을 채울 때는 미스터리를 따라가야 한다.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은 접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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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는 곧 새로움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새롭고 재미있어 보인다면 무작정 뛰어들어보자.
창조성 계약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