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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보호에 힘쓴다

WEEK 10

by 진희
이번 주에는 창조의 여정에 잠복해 있는 위험을 탐색해본다. 창조성은 정신적인 문제이므로 이런 위험도 대부분 정신적인 위험이다. 여기에서 제시하는 글과 과제, 연습을 통해 창조성의 흐름을 가로막는 해로운 행동유형이 무엇인지 밝혀본다.


창조성 차단제: 음식, 술, 약물, 섹스, 일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거해보자. 포기할 생각만 해도 화가 나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격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그것을 주의 깊게 살펴보자. 각자에게 독이 되는 것을 말해보자. 음식이 나를 망쳤을까? 아니면 일중독일까? 섹스나 사랑에 대한 강박관념이 나의 창조성을 가로막았을까?

우리는 대개 차단제를 우연히 선택한다. 그녀가 우연히 전화를 걸어왔다. 시장기를 느꼈는데 마침 아이스크림이 거기 있었다. 그가 우연히 마약을 갖고 잠깐 들렀다. 차단제에 몸을 맡기는 것은 언제나 그렇게 쉽게 시작된다. 그러나 그로 인한 악영향은 오래가는 법이다.

279p


포기할 생각만 해도 화가 나는 것. 나에게는 그게 '쉼'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도 내 쉼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고 싶다. 제발 나를 그냥 내버려뒀으면 좋겠다는 생각. 반대로 나자신도 나를 가만두지 못하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독이 되는 건 배달음식, 그리고 무의미한 스마트폰 보기. 귀찮음에 멈춰있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춤을 추고, 오디션을 받으며 창조주가 자신을 어디로 데려갈지 지켜보기보다는 차단장치에 빠져들고 마는 것이다.

불안은 일종의 연료이다. 불안을 이용해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작업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80p


@진희




일중독에서 벗어나기


요즘 들어서야 하나의 중독현상으로 인식된 일중독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나 지금 일하고 있어"라는 말에서는 왠지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러나 사실은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피해서 일 속으로 도망가는 것이다.

281p


이 부분을 읽고 내가 일중독이었다는 사실을 여실히 깨달았다. 그렇다면 일중독이지 않게 된다면 어떤 일상을 살아야하는 것일까? 나는 일을 하지 않을 때도 쉼없이 무언가를 했는데 (그게 성과가 있든 없든) 그런 모든 게 일중독에 포함이 되는 것일까? 일중독이 뭐가 나쁘다는거지? 일을 열심히 하면 일이 잘 돌아가고, 아무에게도 폐끼치지 않을텐데.


"시간이 조금만 더 있다면 좀 더 재미있게 살 텐데"라고 혼잣말을 할 때도 많지만, 이 말은 대개 사실이 아니다. 이 주장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으면, 과연 매주 어느 정도의 시간을 정말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비생산적인 놀이에 할애했는지 스스로 자문해라.

281 ~ 282p


음 ...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비생산적인 놀이를 어떻게 하는 건지도 궁금하다. 그건 뭐랄까, 준비물이 있어야 할 수 있는 느낌이다. 모래놀이세트나 소꿉놀이세트, 그것도 아니면 학용품세트같은.




일중독증 테스트


@진희


@진희


회복과정을 점검하는 간단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이 하나 있다. 그것은 업무공간에 표어를 붙이는 것이다. 눈이 가는 데는 어디든지 이 표어를 붙인다. 화장실 거울에도 붙이고, 냉장고 문에도 붙이고, 침대 옆 탁자에도 붙이고, 자동차에도 붙인다. 거기에 이렇게 쓴다. "일중독은 방해물일 뿐이다."

286p


나는 자주 들고 다니는 컴포지션 수첩에 적어두었다. 과연 이 표어가 나에게 효과가 있을 지는 의문이다.




창조성의 가뭄 극복하기


그러나 써야 하기 떄문에 우리는 여전히 모닝 페이지를 쓴다.

그러나 써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모닝 페이지를 쓴다.

가뭄이 마침내 끝난다.




명성이라는 마약


자신을 소중하게 다룰수록 더욱더 강해진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명성이라는 마약에 중독되었을 때는 자신을 아낌으로써 해독해야 한다. 엽서를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신 자신에게 "넌 참 잘했어"라고 쓴 엽서를 보내보자. 자신으로부터 팬레터를 받는 것은 여간 기쁜 일이 아니다.

290p


넌 참 잘했어. 9개월동안 아주 고생했고 그 커다란 축제를 PD라는 직책으로 무사히 끝냈어. 그리고 이때까지 1년, 1년을 잘 흘러왔어. 앞으로도 어떤 흐름을 타든 계속 잘 해낼꺼야. 왜냐하면 넌 너만의 기둥이 있고 절대 흔들리지 않는 심지와 사랑이 있으니까. 네 곁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은 따뜻한 온도와 거리에서 너를 믿고 바라봐줘. 그리고 너는 절대 너 자신을 차갑게 내버려두지 않아. 계속해서 스스로를 돌보는 사람이야. 스스로를 방어할 줄 아는 사람이야. 어떤 때는 정에 휩쓸리지만, 그것도 인간미이니 괜찮다고 생각해. 앞으로도 삶을 잘 이겨낼 너를 응원해. 꼭 전장에 나가지 않아도 괜찮으니 자유로운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무엇이든 스스로에게 강요하지 않는 사람으로 계속 천천히 흘러가길.




경쟁심과 자기파괴


모든 새끼들이 태어날 때부터 예쁜 것은 아니다. 작품활동에도 성숙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너무 이른 판단은 부정확한 판단이 되기 십상이다. 이제 막 시작한 일을 성급하게 판단해선 절대로 안된다.

294p


나의 기록과 생각이 성숙을 위한 시간에 다다를 때까지 나는 질을 생각하지 않고 양에 집중하겠다. 나는 내가 계획하고 생각한 양을 제대로 채워보겠다.




@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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