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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희 Mar 30. 2023

평일 낮의 카페에서 책을 읽는 백수는 매우 즐겁다

3月 Bucket List

10. 한나절동안 카페에서 책 읽기 O


@진희


오늘, 드디어 여유가 생겨서 혼자 책 한 권을 들고 카페로 갔다. 가벼운 책을 읽고 싶어서 밀라논나의 에세이를 챙겨갔다. 카페에서 오래 앉아있기는 힘드니까 자리에 앉아서 한 권 정도는 완독이 가능한 수준의 책을 챙기기로 나름의 작전을 세운 거다. 성공했다. 서평을 쓰기 위해 뒷부분을 조금 남겨두고 한 권을 거의 다 읽을 수 있었다. 다시 피어나려고 하는 나무와 식물들과 바쁘게 지나다니는 평일의 사람들을 구경하고 싶어서 창가 자리에 앉았다. 멍하니 창가만 보고 있어도 즐거웠다. 나는 원래 멍 때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책 한 권과 노트, 펜, 아메리카노 한 잔을 테이블 위에 두고 책도 읽었다가 떠오르는 생각을 필기도 해보고 그러다 또 창 밖을 보며 멍 때리기를 반복했다. 혼자 사유하고 채우는 시간은 집보다 밖이 더 효과적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쪽방촌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취재하던 기자가 이 방에 계속 있으니 생각이 멀리까지 뻗어나가지 못한다고 말했던 게 기억이 났다. 공간의 크기만큼 생각이 뻗어나간다는 그 발상이 진짜였다는 게 신기했다. 다음에는 공원으로 가야겠다. 더 넓은 공간에서 멍을 때리고 책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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