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말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8시에 진행한 책쓰기 수업이 오늘 막을 내렸습니다. 총 15명이 수업을 신청하셨는데 마지막 4회 차까지 13명이 자리를 지키셨어요. (위 사진에는 한 분이 빠지셨네요) 늦은 시간까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본래 도서관 강의는 오전 10시나 오후 2시, 4시에 시작합니다. 오전에는 성인 글쓰기, 오후에는 어린이 글쓰기를 진행해요. (모든 도서관이 그렇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번 책 쓰기 수업 시간은 저녁 8시였어요. 책 쓰기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 분들을 위한 도서관의 배려(^^)였지요. 저녁 시간에 수업을 진행하는 건 처음이라고 담당 사서님이 그러시더라고요. Wow!
13분께 더욱 감사한 이유
4주 동안 책 기획부터 에세이 쓰기에 관한 팁, 원고 투고, 계약 시 유의할 사항, 책 홍보 방법 및 강의, 강연 꾸준히 받기 등의 이야기를 전해 드렸어요. 내가 겪은 흑역사를 과감히 오픈함은 물론, 경험해야 깨닫는 사건들을 모조리 꺼냈지요.
나는 도서관 수업 외에 1인 25만 원을 받고 책 쓰기를 진행합니다. 물론 비용을 지불하고 수업에 참여하시는 분께 출간 기획서 및 출판사 주소 모음, 책 기획에 관한 아이디어 등을 제공해 드리지만, 이론은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것과 거의 비슷합니다. 내용에 정성을 쏟는 건 동일해요. 하지만 수강생분들의 자세는, 글쎄요.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지만, 돈을 지불하고 수업에 참여하는 이와 그렇지 않은 이의 차이가 난다고 생각해요. 수업 태도의 온도 차이요.
'무료로 듣는 수업이니 결석하면 좀 어때?'
'과제 좀 안 하면 어때?' 등의 마인드 말이죠.
실제로 어느 사서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글쓰기든 뭐든 도서관에서 처음 수강생을 모집할 때는 '칼마감'이 대부분이래요. 그것도 모자라 인원을 더 늘려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해요. 그런데 회차가 거듭될수록 수강 인원이 절반이라고 합니다. 과연 이 도서관만의 현실일까요? 씁쓸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나 역시 도서관 수업 때마다 수강 인원에 마음이 쏠려요. 일일이 물어본 건 아니지만, 도중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가 혹시 내 수업이 유익하지 않다 여겨서, 재미가 없어서 등의 이유일까 봐요. (이런 이유라면 '마상(마음의 상처)'은 물론 정말 슬플 것 같아요) 책 쓰기 수업 마지막인 오늘, 15명 중 13명의 수강생분이 끝까지 자리해 주셔서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더불어 오늘 오전, 수강생 K 님께 메일을 받았어요. 내용 중 일부를 아래에 띄웁니다.
내 길에 좋은 열매를 맺고 싶다면
책 쓰기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듣고 누군가는 '이 내용을 내가 알아야 하나?'라고 생각할 테고, 또다른 누군가는 '그래, 알아두면 좋겠다. 반드시 활용해야지!'라며 메모하지요. K 님처럼 마음이 따스해지는 메일을 보내 주시기도 하고요. 수업 때마다 호응을 잘해 주셔서 더없이 감사했는데 역시나,였어요.
감히 장담하는데 K 님은 잘 되실 거예요. 내게 메일을 보내셔서 하는 말이 아니라,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하잖아요. 상대방이 전하는 말이나 글을 긍정의 마음,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그게 또 다른 기회를 낳고, 결국엔 꿈에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반대로 남의 집 불 구경하듯 가만히 있는 이에게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평가나 하려는 이에게는 신이 기회를 주고 싶어도 그가 담아낼 마음의 그릇이 턱없이 작아서 줄 수 없을 테지요.
무엇보다 사람 일, 정말 아무도 모릅니다. 오늘의 내 작은 행동이 1개월 후, 1년 후, 5년 후 어떤 형태로 빚어질지 아무도 몰라요. 그러니 '어디 한번 잘하나 보자!'라는 관객의 마인드가 아닌, '나도 시도해 봐야지!'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자고요! 누군가에게 닿을 선한 영향력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