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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Sep 11. 2023

인스타그램에서 보지 말아야 할 피드를 봤습니다

비교의 또 다른 신호

인스타그램에서 보지 말아야 할 피드를 봤습니다.

- 비교의 또 다른 신호




아침에 잠에서 깨자마자 손에 집히는 폰을 들고 인스타그램부터 순방에 나섰다.




"유튜브 영상 3~4개 만에 구독자 400명을 돌파했습니다."




평소에 자기 일을 사랑하고 인스타그램 피드(카드 뉴스 등)도 열심히 해서 조용히 응원하던 나였는데, 이 피드는 괜히 봤다.






나는 2020년 봄에 유튜브를 제대로 시작했다. 당시 채널명은 '에세이 라디오'였다. 에세이 혹은 재미있게 본 영화나 드라마의 느낀 점을 녹음해 영상으로 올렸다. 한 달 두 달 꾸준히 영상을 업로드했는데.... 어느 날, 임신을 지나 초기 유산을 겪었다. 초기 유산도 출산처럼 몸조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해서 당시 출간한 오프라인 책 홍보며 강의며 모든 걸 중단했다. 당연히 유튜브도 일시정지.



몸조리 이후 지금의 첫째를 임신했고, 출산했으며, 육아에 힘썼다. 1~2년 동안 유튜브를 놓아서인지 내내 마음에 걸렸다. 다시 시작하려던 어느 날, 둘째를 임신했다. 그러곤 출산, 육아가 이어졌다. 결국 유튜브를 멈춘 지 3년이 넘었다. 이런 내게 방금 본 '유튜브 시작 및 성장' 관련 피드는 유튜브를 다시 시작하지 못하는 내 상황과 내 몸뚱어리를 심하게 흔들었다.



일단 초조했다. 인스타그램 피드에 자신의 유튜브를 소개한 그녀도 나처럼 아이 둘을 키운다. 물론 그녀의 아이들은 벌써 초등학생이다. 그 말인즉, 생후 32개월과 7개월짜리를 돌보는, 엄마 손이 아주 많이 가는 시기인 나보다 그녀는 시간에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하지만 나와 같은 '엄마'라는 위치에 있지 않나. 난 이 '엄마'라는 위치에 포커스가 맞춰져 어깨가 축축 처졌다.



'나도 저 엄마처럼 애 둘을 키우는데, 난 아직 유튜브 시작도 못하고 있네...'



또 하나. 그녀도 나처럼 '책을 출간한 저자'라는 사실이 유튜브를 시작하지 못하는 나를 더욱 초초하게 만들었다. 굳이 종이책 출간 수를 따지면 그녀는 1권, 나는 6권이다. '양'을 자랑하려는 게 아니다. 내게 양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많은 책을 썼느냐보다 한 권을 썼더라도 얼마나 많은 분께 읽히고 사랑을 받느냐가 더 낫다고 여기는 나니까.



한 권의 책을 출간한 그녀는 이미 활발한 인스타그램 관리와 유튜브 시작으로 자신이 쓴 책까지 함께 알려지고 읽히는 게 내 눈으로도 보이고 느껴진다.  알려지지 않은 책(저자)일수록 SNS를 열심히~ 잘~ 해야 하는데... 아, 부럽다... 나의 이 게으름, 귀차니즘으로 인스타그램 피드 하나하나에 신경 쓰지 못했다. 아니, 안 했다. 비교하면 끝도 없다는데, 오늘 아침부터 글을 쓰는 지금까지 그녀와 나를 끝없이 비교하고 있다. (네버엔딩 비교질이다. -_-)



세상 모든 글에는 각자의 이유와 의미가 있겠지만, 이런 '비교질' 글은 진짜 영양가 없겠다. 영양가 없는 글을 쓸 시간이 있다면 유튜브 영상 대본이라도 쓸 것을. ㅉㅉ... 아, 이 글을 유튜브 영상 대본으로 사용해도 되지 않나? 하하. 암튼... 이제는! 진짜로! 유튜브를 시작해야 하는 내게, 오늘 그녀가 올린 피드는 제대로 동기부여가 됐다. 내놓으라는 어떠한 자기계발서보다 강력한 한방이다. 물론 내 일 좀 하려면 "엄마, 안아주세요."라는 듯 응애~하는 둘째 때문에 하루에 해낼 수 있는 양이 지극히 적겠지만 하나씩 해 보자.




작가님!

이런저런 핑계로 유튜브 시작을 미루던 제게

강한 한방의 동기부여를 주셨네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저도 곧 뒤따라갑니다! 슝~





T.M.I : 이 글은 누워서 썼습니다. 잠투정하는 막둥이를 침대로 데려와 재우면서 나도 그냥 잘까 하다가 썼어요. 그래요, 작지만 나도 하나 실행했습니다! 아뵤. (그래~ 잘났다 정말~ 고두심~~~)



전지적 눕눕시점 :b







결국!

드디어!

소박하지만 영상 하나 올렸습니다.

애기 재우고 녹음, 편집했어요. ㅎㅎ



https://youtu.be/65tXmGkylQ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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