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지니 Jun 12. 2024

만 3세의 '한방' 패션, 어떠세요?

네 취향을 존중하지만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구나

만 3세의 '한방' 패션, 어떠세요?



둘째 왈 : 그래그래, 언니가 젤 예뻐!!







치마

목걸이

반지

팔찌

머리핀

구두

모자

선글라스




이게 뭐냐고요?

만 3세인 우리 집 큰딸이 좋아하는 거예요




그 나이 여자아이라면

다들 좋아하는 아이템이라고요?

네.... 그렇죠....




그런데 문제(라고 말하는 건 좀 그렇지만)는...

저 위에 있는 아이템을

한 번에!

한방에!

착용한다는 겁니다.




바로 이렇게요.





















실내에서는 굳이

마스크도 선글라스도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도




"아니야, 다 할 거예요!"라네요....






지난 주말에는

다이소에서 무지개 머리카락이 달린

머리핀을 보더니,





"이거 정말 예뻐요! 하고 싶어요!"

라고 해서

하나 사줬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머리핀이나 액세서리는

아이가 원하는 걸 사주고 싶어요.





1994년,

'땋은 머리띠'가 유행하던 시절.

친한 친구들 모두 그 머리띠를 착용했어요.


저 역시 무지하게

땋은 머리띠가 갖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생긴 머리띠냐고요?

아래 사진에서

머리카락 색깔만 검정이에요.





사진 출처 : 리본중고나라





매주 금요일마다 서는 아파트 장날,

엄마 손을 꼭 잡고

콧노래를 부르며 집을 나섰어요.


땋은 머리띠를 살 생각에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세상이 온통 무지갯빛으로 보였다니까요.





그런데,

엄마는...


내가 그토록 원하는

땋은 머리띠를 사주지 않으셨습니다.

집에 다른 머리띠가 많다는 이유였지요.

초등학생인 내게는

전혀 설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누가 그거 모르나요?

머리띠가 많으면 뭐해요..

정작 땋은 머리띠,

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집에 없는데...


(두세 개 있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이게 많은 건가? ^^;; ㅎㅎㅎ)





내 나이 마흔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땋은 머리띠를 갖지 못한 기억...

한이 맺힌 정도는 아니지만 (ㅎㅎ;;)

여전히 가슴 한편에 자리하고 있어요.





엄마는 상상조차 못할 거예요.

애 둘이나 낳은 막내딸이

'당신이 안 사 주신 땋은 머리띠'를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줄은....





그때 나는 다짐했어요.





내가 만약 나중에 커서

딸을 낳으면,

다른 건 몰라도

딸아이가 갖고 싶다는

머리핀은 꼭 사주겠노라고...





그 약속을,

지키는 중입니다.





하지만,

가끔씩

다양한 아이템과

한방에 착용하면,

촌스러워서 웃음이 절로 나네요.







"딸아,

네 취향을 존중하지만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구나..."











좋게 말하면

너만의 취향

너만의 스타일이

확실하다는 뜻이니


앞으로도

나는 네 취향, 스타일을

존중할 테야~


사랑해,

나의 공주님♡









작가의 이전글 어느 택시 기사님의 기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