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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Sep 02. 2024

아이 넷의 엄마가 된 그녀와의 만남

<에세이 글쓰기 수업> 이지니의 에세이

아이 넷의 엄마가 된 그녀와의 만남







지난 주말, 우리의 삶에 잊을 수 없는 한 페이지가 더해졌다. 이미 추억이 되어버린 시간을 돌아보며, 가슴 깊이 간직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본다.






금요일 오후, 우리 네 식구는 처음으로 경기도 여주로 향했다. 목적지는 특별했다. 무려 10년 만에 만나는 고등학교 동창, 나의 소중한 벗 J 양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도 힘들었던 우리가, 어느 순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마음에 만남을 계획했다. '이러다 서로의 장례식에서나 얼굴을 보게 되는 건 아닐까?'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올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흘렀다. 다행히도 남편이 이런 내 마음을 이해해 주었고, 온 가족이 함께 떠날 수 있었다.








2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여주. 마침내 친구 J 양과 마주하게 된 그 순간, 나는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차오르는 이유는 복잡하고도 단순했다. 반가움, 그리움, 그리고 그녀가 네 명의 아이 엄마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존경과 안타까움. ‘네 아이를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동안 그녀가 겪었을 고단한 날들이 눈앞에 스쳐갔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의 눈에도 같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의 눈물은 너무나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마치 시간의 장벽을 넘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후 2박 3일의 여정은 신나는 하루하루였다. 우리 집 아이 둘에 그녀의 아이 넷까지, 여섯 명의 아이들은 그야말로 작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며 놀았다. 물놀이, 치킨, 피자, 그리고 다양한 간식들이 끊임없이 등장했다. 아이들이 온몸으로 부딪히며 놀고 웃음소리가 집 안을 가득 채웠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는 어떤 힘이 있는 것일까? 아무리 힘들어도 그 웃음소리만 들으면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당연한 걸까. 친구와 단둘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거의 없었다. 누군가가 울기 시작하면 다른 누군가가 울음을 멈추고, 조용해진 틈에 잠시 이야기를 나누려 하면 또 다른 누군가의 울음이 터지는 것이 반복되었다. "이 상황에 무슨 대화냐"라며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이곳에서 중요한 건 대화의 내용이 아니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자체가 충분한 위로와 기쁨이 되었다.









이번 여정으로 친구를 다시 보게 되었다. 사업하랴, 살림하랴, 네 아이를 키우랴… 그 모든 것을 해내는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경이로웠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밝은 얼굴로 나를 맞이해 준 친구는 마치 어떤 강인한 나무처럼,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너, 내가 이렇게 바쁘게 사는 거 보고 나중에 안 오기 없기다!"라고 말하는 친구의 목소리에는 자신을 다독이는 동시에 나를 위로하는 깊은 배려가 담겨 있었다. 그녀의 한마디가 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마치 지금의 힘듦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2박 3일이 지나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조용히 지난 시간을 곱씹었다. 차 안에서 찍어놓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벌써 추억이 되어버린 여주의 시간을 그리워하면서.




"친구야, 정말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초대해 줘서 고마워. 사느라 바쁘겠지만, 네 말대로 1년에 한 번은 꼭 만나고 싶어… 비록 현실이 그리 녹록지 않더라도 말이야. 3일 동안 진심으로 행복했어.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그날의 여정은 끝이 났지만, 우리에게 남긴 여운은 여전히 마음속 깊이 남아있다. 바쁘고 치열하게 살아가면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이런 소중한 만남들일 것이다. 인생의 각자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다. 다시 만나는 그날의 우리는 서로를 보며 미소 짓고, 또다시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갈 것이다.








울 집 아이 둘과 친구네 아이 넷 ^^*
친구랑 나 그리고 아가들
울 집 막둥이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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