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상의 재미를 발견하곤 한다. 글쓰기에 책 읽기에 강의 준비에 육아에 살림에... 바쁜 일상 속 나만의 힐링은 바로! <나는 솔로>를 시청하는 시간이다. 5기부터 시작해 어느새 22기까지(1기~4기도 다 봄), 모든 기수를 빠짐없이 본 '찐팬'인 내가, 드디어 출연자를 실제로 마주한 날이 왔다. 그것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설마... 저 사람이 21기 영식님?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을 거닐다가 문득 멀리서 익숙한 후광(?)이 보였다. 저 사람... 혹시 영식님? 21기 영식님 말이다. TV 속 그 남자가 내 눈앞에 서 있는 게 아닌가! 순간 나는 무슨 연예인이라도 본 듯 신기방기했다. 아니, 어쩌면 TV에서만 보던 인물들이 내 앞에 살아 움직이는 현실은 연예인 그 이상이었다.
용기 있는 자 영식님과 대화를 나눌지어다
남편에게 내 소심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저기 저 남자, 21기 영식님 같아. 가서 인사해 볼까?" 남편은 예상대로 "가서 인사해 봐!"라며 오지랖 넓은 나를 부추겼다. 영식님한테 다가가자, 나를 보며 미소 지었다. "혹시 <나는 솔로> 21기 영식님이신가요?" 그는 수줍게 웃으며 "네, 맞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와, TV에서 보던 그 미소 그대로였다. 아니, 더 멋지다고 해야 하나? 순간 나는 영식님에게 무심결에 진심을 던졌다. "저 멀리서부터 후광이 비치던데... 역시나 영식님이었군요!" 순간적으로 내가 무슨 소리를 한 건가 싶었다. 하지만 영식님은 '이 아줌마가 왜이래?'라는 황당한 표정 대신 친절하게도 웃으며 "아하하,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내 눈은 자연스럽게 영식님 옆에 있던 아름다운 여성에게 향했다. '저분은 누구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물었다. "혹시... 애인인가요?" 영식님은 "아, 아니에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음, 좋은 관계로 발전 중이겠지?' 나는 속으로 미소 지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꼭 좋은 짝 만나시길 응원합니다!","네, 감사합니다!" 이렇게 우리의 짧은 대화는 마무리되었다.
실물이 낫다 그렇다면, 나는?
과거 나는 방청객 아르바이트와 영화 보조출연, 콘서트 관람 등을 하면서 배우 손예진 님, 현빈 님, 공유 님, 차태현 님, 가수 서태지 님, 아이유 님 등 수많은 연예인을 실제로 봤다. 그리고 깨달았다. 티브이에서 보던 그 모습이 실제로는 더 멋지고 아름답다는 사실. 영식님도 그랬다. TV 속 그가 현실에서는 한층 더 빛났다. 패션도, 미소도, 목소리도 모두 좋았다.
문득 생각했다. '나를 책이나 SNS 영상 속이 아닌, 실물을 본 분들은 뭐라고 할까? 실물이 더 낫다고 해주면 좋겠는데…' 그렇게 혼자만의 생각 속에서 살짝 웃음이 났다.
어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영식님을 본 것은 작은 일상의 즐거움이었지만, 내게는 활력소가 되었다. <나는 솔로>가 보여주는 작은 사회의 일면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공감하듯이, 현실에서의 짧은 만남도 내게는 특별한 순간으로 남았다. 일상의 소소한 순간도, 가끔은 큰 선물처럼 다가오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