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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andra the Twinkling Nov 16. 2016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일

사건의 발단?

어느날 뜬금없이 H양에게서 이런 사진이 날라왔어.

구조하러 왔다고.


이렇게 된건 한달 반 전여부터 가게로 찾아와서 밥을 먹고 가는 순이 때문인데.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비가 오면 가게 안으로 버젓이 들어와서 누웠다 가고.

문이 닫겨 있으면 문 열으라고 문 앞에서 시끄럽게 울어재낄 줄도 알고.

뻔뻔한 녀석에게 순이라고 이름 붙이고는 한달 반 정도 정이 들었는데.

젖이 불어있다며 순이의 사진을 나에게 보내고는 뜬금없이 

'이거 새끼들 젖주는 상태 맞죠?'

하곤, 맞다고 하니, 밥 다먹고 가게를 나서는 순이를 미행을 했다는거야.

그러고선 몸도 잘 들어가지 않는 이런 곳에서 벽타기를 하고 기고 하면서 온몸이 멍과 찰과상으로

엉망이 되고 옷도 다 찢어진 상태로 구조에 성공 했다고 자랑스러워 했어.


위에서 보이는 하얀 땅콩점을 가진 아가. 바로 우리 땅콩이!! 옆엔 똥똥이네. 이때부터 붙어다녔나
순아~ 하고 부르니 야옹 하고 대답을 하며 새끼를 건드는데도 가만있더래.
저 밑에서 어떻게 아가들을 꺼냈을까?!
버선발로 뛰어나와 반겨주는 순이
어이쿠 우리 땅콩이네

아가들은 다섯마리였고, 그중 한마리는 문열이로 추정되는 엄마가 잘 보살피지 않는것처럼 보이는 아이였고,

눈이 양쪽 다 붙어서 뜨지를 못하고 있었어. 그렇다고 나머지 아이들이 깨끗했냐하면 그것도 아니고.

아이들 모두 눈가가 덕지덕지 더럽게 붙어있었고, 그나마 사진속에선 이미 H양이 급한데로 닦아준거라고.

참 이쁜 고등어
땅콩이와 똥똥이만 얼굴을 내밀고, 나머진 얼굴이 안보이네. 마치 그때부터 식구가 될줄 알았던것마냥.


냥이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딱 보면 아이들 상태 안좋고 엄청 열악한 환경에서 지냈고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것도 알겠지. 짠 한데 그때 당시엔 그냥 강건너 불구경하듯이 모른척 하려고 했었어.

어차피 내가 데리고 살것도 아니고 내가 별 도움이 되줄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저 이런 용기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H양이 참 대견스럽고 대단해보였었지. 나라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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