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그 참을 수 없는 심장 어택 (똥똥이 스페셜)
표지 사진을 보고도 고양이가 사랑스럽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정말 있을까???
저렇게 핑크빛으로 입술을 발그랗게 물들이고 핑크색의 절정이 코에 올라와 있는, 그리고 사람을 믿고 저렇게 배를 다 드러내 놓고 눈을 질끈 감고 잠들어 있는 평화로운 저 모습을 보고도 고양이는 징그럽다던가, 재수가 없다던가, 무섭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랑스러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어깨에서 잠자기, 기습 뽀뽀해주기, 사람처럼 누워서 집사 빤히 쳐다보기, 두 손으로 얼굴 가리고 내 무릎 위에서 잠자기, 토끼처럼 귀 새우고 눈 마주치고 꾹꾹이 하기...
사랑을 주면 야생 들고양이 같던 땅콩도 이렇게 사랑스러운 모습을 마음껏 발산해주는데 이렇게 순둥순둥 열매를 먹은 아이들을 학대를 한다니??
얼마 전 고양이 카페에서 멀쩡하게 분양자 분과 대화를 나누고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충분히 보여주어서 두 마리 아기 고양이를 마음 놓고 분양했고, 입양자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분양했던 분이 수상한 점이 있어서 캐묻고 추궁하고 찾아갔더니, 집에서 학대를 하다가 한 마리는 결국 죽인 것으로 추정되고, 남은 한 마리는 그저 지나가던 사람의 입장에서 보아도 너무나 심하게 학대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있었고, 사진이 올라와 있었어. 그 아가는 코 밑 주둥이를 일부러 날카로운 가위 같은 것으로 잘라버린 것 같이 일부분이 뭉텅 잘라져서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어도 잇몸과 이빨이 그대로 보였고, 척추 손상을 입어 제대로 걷지도 못했고 중요한 건 주인을 보고 걷지도 못하는 다리를 이끌고 도망가서 숨는다는 얘기를 분양자가 하고 있었지. 잘 못 걷는 것이 수상하여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더니, X-ray에 갈비뼈가 부러져 있더라는 거지. 그것도 역시 물리적인 힘이 가해져서 부러진 것이라는 소견이었고. 입양자는 집을 나가버려서 잃어버렸다고 얼버무렸던 나머지 한 마리도 결국 자신이 위해를 가했고 술을 마셔서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무서운 소리를 했다는 거야.
그 전엔 몰랐지. 카페에 들어가서 보니 무시무시한 사람들이 많더라고. 밖에서 길고양이에게 해코지하는 나쁜 사람들만 나쁜 게 아니야. 멀쩡하게 고양이 카페에서 활동을 하고,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인데도 저런 사람이 있다는 게 더 무서운 거지. 심리적으로 정신적으로 더더더 무서운 사람 아니겠어? 어쩌면 그렇게 아닌 척하고 사람 좋은 척, 동물을 사랑하는 척하면서 그런 행위를 할 수가 있는 건지. 이건 빙산의 일각이더라고. 동물을 상대로 더 뻔뻔하고 더 인간 같지 않은 사람이 많더라고.
이러니 H양은 걱정의 구렁텅이로 빠져버렸고, 그런 무서운 사람들에게 분양될까 봐 벌벌 떨고 온갖 발생 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또 혼자 상상하면서 고민 또 고민 그리고 또 고민... 하다가, 결국, 똥똥이를 엄마와 함께 가게에 데리고 살기로 결정했어. 에고고... 이제 4마리. 신랑이 길길이 뛰면서 반대를 한다는데 어쩌나 ㅠㅠ 천사같이 맘 좋은 H양이 괜히 이 아가들을 쓰레기장에서 데려온 것도 아니잖아, 그러는 게 이해도 가지. 엄마랑 이제 살짝 정들었는데 다시 찢어놓는 것도 짠하고 본인보다 더 고양일 사랑하고 잘 돌봐줄 사람을 찾는다는 게 보통 쉬운 일도 아니니까. 세상에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고양이에게 살기 힘든 거지?
각설하고, 그런 사람들은 그래 살다 가시라고 하고.
H양이 만들어서 보내준 영상을 혼자 보기 아까워서 ㅎㅎㅎ
어린 엄마와 어린 딸... 둘 다 말라서 보기가 심히 ㅠㅠ짠함
가게 진열대에 올라가서 작고 귀여운 테러 중이신 똥똥이 ㅋㅋㅋㅋㅋㅋ 지나가던 행인들이 멈춰 서서 구경한다고 ㅎㅎ
그렇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어. 보통의 일반인보다 작은 H양의 조그만 손바닥보다도 아직 더 작은 똥똥이. 빨리 보란 듯이 쑥쑥 자라줘 똥똥아. 인형 같아 귀여워 ㅋㅋ
똥똥이의 묘생은 이제 H양과 함께 하는 걸로 결정되었어. 작은 안도감. 작은 불안감.
하지만, 더 크고 긴 긴 기대감이 기다리고 있는 걸로 ㅎㅎ.
요 작은 생명이 가져다준 H양과 나의 인연도 새롭게 시작하는 걸로.
살아줄 줄 알았던 다른 아이들은 죽고, 죽을 거라고 마음에서 포기했던 요 녀석이 살아주면서 H양과 내가 끈끈해졌다고나 할까. 우리 사이에 놓여있던 오만가지 복잡한 상황과 생각들을 요 녀석이 깔끔하게 정리해준 거라고 할까. 요 심장을 폭격하는 작고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러운 꼬물이 생명체 앞에서 어떻게 머리를 굴리고 어떻게 나쁜 생각을 할 것이며, 대체 어떻게 딴생각을 할 수 있겠어? 어떻게????
2kg의 작고 불완전한 생명으로 태어나 모두를 불안하게 만들었고 인큐베이터에서 겨우 살아났지만 그러고도 또 백일해와 홍역에 걸려서 모두를 조마조마하게 했던 나에게, 씩씩하게 살아나라고 주신, 바로 그 태명을 네게 물려주어서 살아남은 거야 똥똥아, 순이 딸 똥똥아, H양의 딸 똥똥아~~ ^^b; 그거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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