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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가 즐겁다는 걸 깨닫게 해 준 책

<쾌락 독서>

by 나무엄마 지니


책을 읽고 싶은데 잘 안 읽히시는 분들, 혹은 책 읽기의 딜레마, 매너리즘에 빠지신 분들께 추천하는 책을 소개합니다.



책을 읽으면 어느 순간 주인공이, 혹은 저자와 공감대를 이룰 때가 있는 그 지점이 참 좋아서 계속 책을 찾아 읽게 되는 거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재미있던 책들이 어느 순간 제 마음에 큰 돌을 얹어 놓은 것 같은 마음이 들어 읽히지가 않았어요. 교육경험에 대한 책을 써보고자 마음을 먹고 있어서 그런지 마음의 무게가 더 무거웠던 거 같기도 하구요..


이사를 오며 많은 책들을 정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읽고 싶은 책들을 남겨 놓았는데 그 책들을 보고 있으면 가끔 '기'에 눌린다고 해야 할까요? 도서관에 가면 '한두 권만 빌려와야지!'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책 대여 권수를 꽉 채워오는 저를 발견하고 '노답'이라는 생각을 했을 때쯤 이 책을 읽게 되었어요.


독서관에 빌려 온 책들은 가지런히 놓아도 덜 부담되는 게 있는 거 같아요.
책들을 얼기설기 뽑아 놓으면 조금 덜 부담이 되는 거 같아요,,


요즘 책들을 읽을 때면 어떤 책들은 너무 잘 읽히고, 어떤 책들은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잘 읽히지 않고 그런 책들이 저에게는 꽤 많았던 거 같아요. 제 책 읽기 실력의 부족함을 절실히 체감하면서요..


문장이 내 취향인 글은 내용이 아무리 시시해도 술술 읽히게 된다. 반대의 경우 아무리 내용이 훌륭해도 결국 견디지 못하고 덮는다." p. 53


아직 못 본 책들도 무수한데 매일 신간이 쏟아져 나온다. 상 받았다는 책은 왜 이리 많으며, 여기저기서 추천하는 책은 또 왜 이리 많은지, 베스트셀러 코너에 꽂혀 있다 해서 꼭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사람이 썼다고 꼭 볼만한 것도 아니더라. '내 취향의 책'을 찾는 노하우가 필요한 시대다. p. 52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마음을 먹고 서점에 가서 책을 여러 권 사서 읽기 시작했는데 저도 모르게 덮을 때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도서관에서 먼저 자기 검열을 위해 빌려서 봐야 하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책 읽기의 무게에 눌려 있는 지금 저의 시점에 와닿은 문구이기도 하구요. 문장이 제 취향인 글은 쉽게 읽히고 금방 읽는데 문 작가님도 그런 거 같아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종종 피식거리며 웃음을 짓곤 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다른 책들은 억지로 꾸역꾸역 입에 쑤셔 넣는 느낌이라면, 문체가 내 취향인 책은 잘 만든 메밀국수 면발이 호로록 넘어가듯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p. 61


어느 순간 책이, 문장이 저를 삼킨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 이 책과 '밀리의 서재'에서 읽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다른 책들을 통해 즐겁게 책 읽기를 다시 하게 된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저의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께도 감사한 마음도 많이 들고 동기부여도 되어요.


'책 읽기가 즐겁다', '즐거운 게 책 읽기다', '장르를 불문하고도 책 읽기가 즐거우면 의미가 있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마음의 무게가 좀 가벼워진 거 같았고 무엇보다 저의 어릴 적 '만화방'에서의 기억까지 소환된 거 같아요.



이 작가님의 직업이 판사님이라서 그런지 직업의식에 대한 글들을 보게 되었는데 저도 공감이 많이 가서 아래 발췌 글에 옮겨 보았습니다.


고3 때 기억이다. 난 남을 위해 대단히 헌신할 자신은 없지만, 최소한 남에게 피해는 끼치지 않고 살 테니 다들 날 건드리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었다. 그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 일이 있다." p. 122


문제는, 많은 법조인들이 자신이 일반인보다 더 객관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주관적으로' 믿는다는 점이다. 증세가 심해지면 '무오류성'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모든 인간은 편견 덩어리지만 나만은 아무 사심 없이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할 뿐이라는 자기 확신이다. p. 206


우리가 취해야 할 것은 그중에서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가진 몇몇 부분들인데, 그런 부분들은 실상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우리가 수업 시간에 졸아서 그렇지 이미 다 배운 '상식'인 것이다. 그보다 더 깊이 알고 싶다면 현대의 연구자들이 고전의 핵심을 알기 쉽게 현대의 언어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해설들도 얼마든지 많다. p. 169


공감도 되고 위로도 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교육에 대한 짧은 견해를 남겨주시는데 많은 공감을 하게 되는 아래에 관련 문구도 올려 봅니다.


공원과 도서관은 행복 공장이자 행복 고속도로다. '교육도 중요하다.'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고 요리를 하고 다양한 운동을 즐기고 어린 시절부터 각자의 행복한 습관을 찾을 수 있도록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이 영재교육 이상으로 중요하다. p. 253



만일 다시 사는 삶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면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고 싶은가에 대해 생각할 때가 가끔 있었는데요.


어릴 때 만난 한 친구가 제 이야기를 듣고 "그럼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만날 수 었었잖아~"라고 말하는데 다시금 저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던 일이 있었어요. 인생이라는 게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며 삶을 살아가는 거보다 하루하루를 즐겁게 즐기며 매 순간 노력하고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게 삶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제 삶의 여러 멘토 분 중 한 분의 이야기, '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


어느 날 노 교수는 딸에게 말했다.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그저 인내 하나 배우러 오는 것 같다." 습관이 행복한 사람, 인내할 줄 아는 사람, 마지막 순간까지 책과 함께하는 사람." p. 256


책 읽기는 즐겁고 편안하고 즐거워야 한다는 점, 하지만 비판적 사고를 잊지 말고 자신의 관점을 여러 각도로 늘려서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함을 다시 한번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되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인내하며 소소한 작은 일에도 행복함을 느낄 줄 아는 사람,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각자 처한 환경과 상황, 살아왔던 배경이 달라도 생각하는 방향과 결이 같을 수 있다는 생각들을 오늘도 조금씩 그리고 다시금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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